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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에게까지 행해지는 악플

이은주 기자  rukie97@newsone.co.kr / 2013-07-03 13:35:02

요즘 TV 예능이나 드라마 프로그램에 많은 어린아이들이 출연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현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중인 윤후와 박찬민 아나운서의 딸 박민하 양에 대해 일부 네티즌이 그 두 어린아이의 안티카페를 만들었다. 연예인 악플이나 안티는 비단 연예인 뿐 아니라 이제는 어린아이들에게까지 미친다는 것이 놀라웠고 황당할 따름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연예인 악플 사건이나 안티카페 문제가 왜 한국에서만 유독 심각한 걸까? 윤후 안티카페 사건이나 박민하 안티카페 사건은 한국 네티즌들에게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준다.

무엇 보다 첫 번째 문제는 전보다 더욱 과격해진 악플러들이다. 실명제 시행 여부와 관계없이 악플러는 늘어만가고, 최근에는 만만한 연예인이나 'XX녀'같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악플을 퍼붓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이 난 자동차처럼 인터넷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니는 이 악플러들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명예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하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해 점점 더 과감해지는 추세다.

두 번째는 어린 아동들을 마구잡이로 출연시키는 방송에도 문제가 있다. 아무리 리얼리티쇼라고해도 너무 오랫동안 촬영하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시청률만 오른다면 어린아이라도 상관없다는 방송의 태도는 먹이를 노리는 사냥꾼들 앞에 약한 아이를 내놓는 것과 다름이 없다.

세 번째는 이런 악플러 사건이나 안티 카페가 만들어질 때 마다 사건의 본질 보다 자극적인 부분을 더 강조하는 언론이 문제가 아닐까. 우리나라는 유난히 정치인들의 범죄에 관대하지만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집중 취재하고 특종 보도하거나 메인뉴스로 삼아 이슈화시키는 현상이 심각하다. 정치인들이 범법을 저질렀을 때 끝까지 따라가서 파헤치는 기자는 드물어도 연예인의 집 앞에서 밤을 새우는 기자는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언론이 정치인 보다 연예인들의 비중을 훨씬 높게 잡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에는 상당 부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최근 논란이 된가 된 윤후와 박민하 안티카페는 연예인에게 가혹한 언론과 악플러 그리고 아동마저 시청률의 희생양으로 삼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사회 현상이 합작으로 만들어낸 부작용인 것 같다. 어찌됐든 이번 일이 아이들에게 정신적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