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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하고 아름다운 캄보디아 최고의 사원 ‘앙코르와트’

이명이 기자  newsone@newsone.co.kr / 2013-07-03 11:16:04

웅장하고 거대한 동남아시아의 대표 유적 ‘앙코르와트’로 여행을 떠났다. 앙코르와트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관광지다. 캄보디아의 사원들은 아직도 여러 나라가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인도차이나반도 대부분의 나라는 나뭇잎에 역사를 기록해서 현재 정확한 역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은 여행의 감동이 가시기 전에 남겨둬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서 여행사 캄보디아 가이드의 일정에 따른 설명과 관련 자료를 참고로 작성했으며 캄보디아 여행 중 앙코르와트의 극히 일부를 맛보기로 기록했다.

지난 6월 15일, 캄보디아 씨엠립공항에 도착했다. ‘씨엠립공항’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국제공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캄보디아 씨엠립은 유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큰 건물이 들어설 수 없으며 공항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는 관광 비자를 따로 받아야 한다. 여행사에서 사진 한 장과 비자발급에 필요한 수수료 20달러와 빠른 통과를 위해 몇 달러 더 준비해 인솔자에게 전해줬다.

사원의 도시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유적군 중 대표적인 사원으로 제일 크고 제일 높으며 제일 아름답고 제일 완벽한 사원이다. ‘앙코르’는 도시, ‘와트’는 사원을 뜻하므로 ‘사원의 도시’라 해석할 수 있다.

12세기 초반 수리야바르만 2세(1113~1150년)가 만든 사원으로 세계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서 천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세계 최대 석조사원이다.

천 년이 지난 지금, 앙코르와트를 다시 만든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현재 사용되는 컴퓨터로 설계에만 5년, 사원을 만들고 조각까지 완성하려면 대략 100년 이상이 더 걸릴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앙코르와트가 불가사의한 이유이다.

이 의문은 우연히 발견된 벽돌에 새겨진 글자로 풀리게 된다. 수리야바르만은 낮에는 25,000명, 밤에는 22,000명의 인력을 동원하는데, 그때 동원된 한 일꾼의 기도문이 새겨진 벽돌엔 이러한 글귀가 있었다고 전한다. “신이시여 당신이 주신 8개의 돌멩이를 살이 뼈에 붙을 때까지 갈 테니, 전생의 죄를 사하여 주십시오.” 즉, 이 거대한 앙코르와트는 무자비한 노예들의 동원이 아닌, 신앙심으로 뭉쳐진 백성의 피와 땀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전생의 죄를 사함 받기 위해 후세에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민초들의 지극정성이 아니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신앙의 증거라 할 수 있다.



앙코르와트는 수리야바르만 2세가 힌두교의 신 중 유지의 신인 비쉬누 신을 위해 만든 사원이다. 힌두교의 신은 3억 3천만 명이 있다. 그 중 3대 주신인 창조의 신 브라흐마, 유지의 신 비쉬누, 파괴의 신 시바가 있다. 3대 주신 중 어느 신이 가장 위대할까? 불교나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은 파괴를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파괴는 윤회와 같이 새로운 창조를 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사원은 만들어질 당시 유지의 신을 위해 만들었지만 죽어서는 자신의 무덤으로 쓰였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앙코르와트 문의 방향 때문이다. 이 일대에 사원이 천여 개가 있는데, 모든 사원의 문 방향은 동쪽이다. 동쪽은 해가 뜨는 방향 즉 탄생, 축복 등의 의미가 있고 반대편인 서쪽은 해가 지는 방향, 즉 죽음과 끝을 의미하는데 유일하게 앙코르와트만이 서쪽으로 나 있기 때문이다.



천 년의 세월을 걷다 ‘참배의 길’

앙코르와트의 가장 높은 탑을 불교에서는 수미산이라 하고 힌두교에서는 메루산이라 한다. 히말라야 산에 올라갈 수 없었던 옛날 사람들은 그 산 어딘가에는 신들이 사는 세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앙코르와트는 그 신들이 사는 세계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곳이다. 앙코르와트는 메루산과 옆에 있는 우주의 바다를 형상화한 것이다. 폭이 약 200m의 인공호수 해자를 건너 앙코르와트로 들어가면 신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다.

캄보디아는 6개월은 우기, 6개월은 건기라고 하는데 해자는 1년 내내 수면의 높이가 항상 일정하다고 한다. 완벽한 설계 하에 만들어져 천 년을 버텨온 것이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이다.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연결한다는 다리를 건너 앙코르와트로 들어간다. 이 다리를 프랑스인들은 무지개다리라 하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참배의 길이라고 한다. 다리의 정확한 길이는 188m이다. 천 년 전 단위를 재는 척도는 ‘큐빗’으로, 손(중지)끝부터 팔꿈치까지의 길이를 말하며, 이는 사람의 한 보폭이다. 이 다리를 큐빗으로 환산하면 ‘432’큐빗이 나온다. 432라는 숫자는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숫자다.

힌두교는 우주가 생성되면서 다시 파괴되는 시간까지가 432,000년으로 본다. 이 다리에서 한 걸음은 천 년의 세월을 걷는 것과 같다. 그래서인지 캄보디아 승려들은 다리를 건널 때 1보 1배를 한다. 내가 한 걸음을 건널 때 천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앙코르와트로 입장한다고 생각했다.



천상의 무희 ‘압살라’

앙코르와트 안으로 들어오면 천상의 무희인 ‘압살라’의 모습을 벽면에서 볼 수 있다. 천 년 전 여인의 모습, 궁중의 무희라고 할 수 있다. 상의는 벗고 있는데 입기 시작한 지는 불과 150여 년이 좀 넘었다고 하며, 프랑스의 식민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입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체를 가린 이유는 건국신화에서 기인한다. 옷의 무늬가 화려하고 실크인 이유는 캄보디아에는 실크가 많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뽕잎을 봄가을 두 번 따는데 캄보디아는 1년에 6번이나 딴다. 그만큼 쉽게 실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메콩강 줄기 상류쪽에는 큰 나무군락지가 있는데 중국 상인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메콩강 줄기를 따라 실크로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압살라의 장신구에는 보석의 무늬가 많다. 캄보디아에 보석 광산이 세 군데가 있는데 아직도 마르지 않고 계속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 크메르왕조의 부강함을 알 수 있다.

압살라의 모습은 다 다르다. 사원 안에 1,862점의 압살라가 있다고 한다. 압살라를 하나하나 연결해보면 한 사람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세분화해 놓은 것 같다. 가슴이 반질반질한 것은 관광객들이 만져서 윤이 난다고 한다.



좋은 나무 나쁜 나무 ‘팜나무’

캄보디아에서 꼭 필요한 네 가지 나무는 팜나무, 야자나무, 뽕나무, 이행나무가 반드시 필요하다. ‘팜나무’는 설탕을 주는 나무이고, ‘야자나무’는 물속에서 30년간 썩지 않기 때문에 전통가옥을 만들 때 필요하다. 또, 실크에 필요한 ‘뽕나무’와 기름이 나오는 ‘이행나무’가 필요하다.

이 중 캄보디아의 국목(國木) ‘팜나무’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이 나무는 ‘좋은 나무’라고도 하고 ‘나쁜 나무’라고도 한다. 팜나무가 좋은 나무로 의미를 지닐 때는 이 나무를 통해 설탕과 팜유, 음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쁜 나무로 의미를 가질 때는 지난 1975년부터 1979년까지 4년 동안 킬링필드가 일어났는데 1975년 캄보디아의 공산주의 무장단체이던 크메르루주의 지도자 폴 포트가 캄보디아 사람을 엄청나게 학살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공산주의 사상을 반대하는 사람이 반란을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에 지식인들을 처형한 것이다. 이 지식인의 종류에는 안경 낀 사람, 외국어를 아는 사람, 손바닥에 굳은살이 없는 사람, 손에 지문이 있는 사람(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 등이 있으며, 그들의 아이들까지 다 학살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이를 던져 총을 쏘아 학살했는데 이후 총알이 아까워 껍질이 울퉁불퉁하고 단단한 팜나무에 아이를 쳐서 죽였기 때문에 팜나무는 나쁜 나무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너무나 상반된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진 팜나무가 캄보디아의 국목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왕의 문을 통과해 들어서면 가로 1.3km, 세로 1.5km로 좌우대칭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한다. 정면에서는 탑이 3개 보이는데 좌우로 조금만 이동하다 보면 탑이 5개가 되기도 하고 10개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것이다.

볼수록 신비롭고 불가사의하기까지 한 ‘앙코르와트’는 하루 안에 다 살펴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직접 눈으로 본 앙코르와트에 대한 감동은 글로 다 풀어내기도 불가능하다.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또 그 속에 생생한 감동이 살아있는 앙코르와트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