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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마을 하나하나를 관광 상품으로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무궁무진한 해양레저 세계 속으로

대담·이은주 기자 l 사진·백수진 기자  newsone@newsone.co.kr / 2013-07-03 10:42:14

무더운 여름을 맞아 시원한 바람이 불고 탁 트인 시야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바다에서 파도를 가르며 배를 탄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요트, 카약, 고무보트 등 다양한 해양레저스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게 됐다. 현재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과에서는 체험교실을 올해 70만 명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토캠핑장은 물론 해안누리길과 같은 해안의 예쁜 길을 선정해 지원해주는 사업도 하고 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과장은 “관광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다양성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해양레저는 초보단계라고 말했다. “요트는 일정 소득 이상이 돼야 성장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넘은 지 얼마 안 돼 태동기에 가까운 시기”라며 “특히 요트 산업은 국민이 하고자 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전 세계 300억 불 시장에서 치고 나간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성장 동력으로 키워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마을이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되기 위해 디자인, 공공미술, 역사, 이야기 등 여러 가지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황종우 과장을 직접 만나 우리나라의 해양레저의 현주소를 자세히 살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양레저과의 대표적인 성과는.
“아시는 대로 지난 3월 말 해양수산부가 재출범하면서 새로 생겨난 과가 바로 해양레저과입니다.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해양레저스포츠업무가 해양수산부로 이관되면서 이 업무와 해양관광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부서를 신설했습니다. 이제 3개월 정도 지났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언급하기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 굳이 들라고 한다면 6월 초 국무회의에 보고한 ‘해수욕장 안전·환경종합대책’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 기존의 물놀이 대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안류, 해파리 출현 등 각종 위협요인이나 환경 부분까지 정책의 폭을 넓혔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해수욕장 얘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해수욕장은 연간 7천만 명 이상의 국민이 이용하는 휴양공간인데도 관리계획이나 체계, 기준 등이 아직도 미비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3년 주요 해양레저정책은.
“해양레저과에서 맡은 업무를 분야별로 나누면 크게 해양관광과 해양스포츠라고 나눌 수 있고, 기능별로 분류하면 저변 확대, 기반 구축, 법제도 정비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선 국민적 저변 확대부문을 본다면, 해양스포츠 체험기회와 대회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금년도에는 70만 명이 해양스포츠를 체험하는 것을 목표로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개발 운영 중입니다.
기반 구축부문에서는 연안 유휴지 7개소를 국민휴양공간으로 조성하고, 3개소의 해양스포츠센터 건립도 진행 중입니다. 이와 함께 25개소의 지방자치단체의 해양자원 개발사업도 지원 중입니다. 해안가 걷고 싶은 길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안누리길’ 52개소에 대한 지원사업도 지속 시행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제도 정비부문을 보면 앞서 말씀드린 해수욕장법 제정, 마리나서비스업 규정을 위한 마리나법 개정, 해양레저스포츠 활성화와 관련된 법령 정비 등이 계획 중에 있습니다.”

여름철 대책으로는.
“벌써 성수기 관광 선박이 다 매진될 정도로 우리나라는 해양관광수요가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여름 해양관광의 중심인 해수욕장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정비하고자 합니다. 해수욕장의 위험요인 즉, 해파리, 이안류, 물놀이 부주의 등이 없어져야 오실 수 있기에 이에 초점을 맞추어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는 관광 활성화 정책으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큽니다. 길게 보면 관광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반드시 인프라라는 것이 구축돼야 하는 것이 아니고 있는 것을 찾아내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통영 동피랑’은 철거된 마을을 마을시민단체나 대학생이 벽화로 색칠해서 연간 100만 명 관광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관광은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 자체에 투자되는 것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시장에서 와 주면 가치가 되는 것입니다. 관광은 무엇이 뜰지도 모르는 부분이고 뭐든지 뜰 수 있는 분야가 관광이기 때문에 인프라와 아이디어가 항상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양관광 현황과 활성화 방안은.
“해양관광 통계는 기준에 따라서 수치가 들쭉날쭉한 상황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요. 그래서 내년도 사업에 해양레저관광 통계기반 구축을 반영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여하간 해양관광 현황을 보면 연간 7천만 명 이상이 해수욕장을 이용하고 있고, 450만 명이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있으며, 바다낚시꾼만도 58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체 관광 대비 해양관광 참여비중을 보면 지난 2005년에는 46%로 나타났는데 2010년에는 69%로 약 23%p나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해양관광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숙제도 많습니다. 해양관광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켜 가느냐 하는 소극적인 접근에서부터 보다 적극적인 시도로서 해양관광을 활성화해서 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가느냐 하는 데까지 정책의 스펙트럼이 넓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연말쯤에는 이러한 생각들이 구체화돼서 ‘해양관광진흥 10개년 종합계획’으로 정리될 것 같습니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을 두서없이 말씀드리면, 첫째는 동서남해가 모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관광정책도 지역별로 특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격이 다른데 동일한 관광 상품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또 하나는 해양자원 개발 등 기반을 구축하는 것만큼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산도는 섬사람들이 많이 떠나서 한적해진 시골 섬마을이 슬로우시티로 각광받게 된 곳입니다. 이처럼 관광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과 인식적 공감이 이뤄지면 그게 히트상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덧붙이는 게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여름철만 주로 이용하는 해수욕장을 4계절 이용 가능하게 바꿔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경관 관람형이던 해양관광패턴이 체류형이나 체험형으로 바뀌는 추세를 주목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나가는 것도 활성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가 된다고 봅니다. 이와 더불어 홍보의 중요성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주 접하도록 하고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만큼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홍보비는 좀 많이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해양레저스포츠 현황과 마케팅 전략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해양스포츠 체험인구는 연간 450만 명쯤 된다고 합니다. 수상레저기구 면허 소지자 수는 약 12만 명입니다. 요트, 보트 등 등록된 수상레저기구 수는 8,900척입니다. 아직도 많이 미약하지만, 원래 해양스포츠는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이 될 때부터 빠르게 증가한다고 하니까 이제 도입기를 지나 태동기, 성장기 단계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연구용역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지금보다 10배 정도로 수상레저기구 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부가가치나 고용창출 효과도 상당히 큰 규모로 나와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인가는 앞으로 하기 나름입니다. 분명한 것은 해양레저스포츠가 아직도 부유층들이 즐기는 분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고, 그런 면이 실제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럴 때 저는 늘 골프와 비교하게 됩니다. 골프 역시 비슷한 인식을 받는 스포츠였는데 박세리, 최경주 같은 스타들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고, 저변도 크게 넓어졌지 않습니까?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정부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체험인구가 늘고, 각종 요트대회를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되고, 요트에서도 세계적인 스타들이 나온다면 분위기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양스포츠를 통해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상을 우리 젊은이들이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더 적극 보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리나 산업 육성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마리나 산업은 해양레저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요트, 보트의 수나 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 소지자 수는 아직도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리나항만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에 19개의 마리나가 운영 중에 있고, 8개가 개발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지자체가 마리나 개발에 큰 관심이 있어 적극 나서고 있어서 2020년이 되면 50개소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레저 선박 계류 가능 척수도 현재 1,500척 남짓에서 6천 척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마리나 산업에 큰 관심을 갖고 육성책을 마련하는 것은 이를 통해 경제성장의 동력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세계 마리나 시장은 300억 달러 규모이고 2020년이 되면 연간 100만 척의 레저 선박이 건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잘만 하면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부가가치도 많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마리나 산업은 우리 국민이 잘할 수 있는 분야 중의 하나입니다. 조선과 자동차가 성공했듯 레저 선박 부문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과 일본의 가교적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마리나항만 운영에서도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정부는 마리나항만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레저 선박 제조를 지원하며, 국제 마리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동북아 마리나 허브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고, 그 방향으로 정책을 끌어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한 인력 양성에도 정책적 지원을 다할 계획입니다.”

크루즈 현황과 마케팅 전략은.
“신해양산업 육성을 얘기할 때 마리나와 더불어 부각되고 있는 산업이 바로 크루즈입니다. 크루즈는 일일이 짐 싸들고 다닐 필요 없이 배 안에서 각종 서비스를 즐기다가 자고 일어나면 관광지에 도착해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관광을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관광 상품입니다.
세계 크루즈 시장은 1990년대 이후 연 7% 이상씩 성장해 왔고, 지난해에는 크루즈 관광객이 2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크루즈시장규모는 25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크루즈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도 100만 명이 넘습니다. 또한, 아직은 80% 이상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아시아시장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크루즈산업은 한 마디로 이 산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나 고용창출규모가 크고, 크루즈선을 유치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크루즈선 1척의 가격은 수천억에서 많게는 1조 원을 넘어갑니다. 따라서 새로운 조선 호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승무원 수가 승객 3명당 1명꼴일 만큼 일자리 창출이 많습니다. 또한, 크루즈 관광객 1명이 한번 관광지에 내려서 쓰는 돈은 평균 500달러가 넘습니다. 이러니 서로 크루즈선을 유치하는 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정부도 당연히 크루즈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발전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법령을 정비하고 있고, 유치 활성화를 위해 홍보와 관광 상품 개발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와 함께 국적 크루즈선 확보를 통해 고용창출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이를 위한 종합대책이 수립 중입니다.”



해양레저가 활발한 지자체가 있다면.
“레저와 관련해서는 경상남도가 가장 발달됐습니다. 경남은 동호인도 잘 모이고 대회가 많이 열리는 편입니다. 특히 통영마리나는 몇 년 전부터 가고 있으며, 목포도 마리나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도 전곡항을 중심으로 요트, 보트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안이 굉장히 특이한 게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얕고, 남해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수심이 서해보다 높고, 동해는 수심이 수천 미터로 매우 깊습니다. 해양스포츠도 다르게 움직인다고 볼 수 있는데, 동해는 익스트림 스포츠, 남해는 섬이 많아 경관 위주 관광이 많고, 서해는 수도권에 가까워 여유와 낭만을 즐기는 관광이 활발합니다. 약간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앞으로 해양의 특성에 맞게 적절히 개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양레저과장으로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초대 해양레저과장인 만큼 해양관광과 해양레저스포츠 진흥에 기반을 잘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두 가지라도 해양관광의 성공모델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해안마을 전체를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조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마을의 역사와 사람들을 소재로 삼아 이야기가 있는 거리를 만들기도 하고, 예술작품을 설치해서 격조를 더하기도 하고, 집들도 예쁘게 색칠하고 디자인도 해서 마을 전체를 느끼고 즐기도록 하는 것이지요. 아직은 구상단계라 더 자세히는 말씀드리지 못합니다만, 해양관광자원 개발의 새로운 유형들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민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해양수산부는 말 그대로 바다에 대한 업무를 담당해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바다야말로 따로따로 분산되면 제대로 관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통합관리 안에는 1차, 2차, 3차 산업을 통괄적으로 관리하면서 새로운 바다를 만들어가는 것이 업무다. 해양에 대한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해양에서 새로운 자원을 개발하고 개척해나가고, 수산, 해운, 항만 등 세계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과장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을 졸업했으며, 대통령비서실 행정관(2003-2007), 국토해양부 해양보전과장(2008-2009), 국토해양부 항만물류기획과장(2010-2011)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