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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스크 하루빨리 해소돼야

전병열 편집인  jun939a@newsone.co.kr / 2013-05-02 13:47:30

지난 4월 22일 첫 취항 예정이던 양양~중국 하얼빈 노선의 국제선 전세기 운항이 오는 6월 3일로 전격 연기됐다. 전세기 사업자인 중국 헤이룽장성 낙천국제여행사는 이날 오전 ‘북한의 전쟁 위협과 중국 쓰촨성 지진 등의 여파로 여행객 모집이 어려워 운항을 연기하게 됐다’고 강원도에 통보해 왔다는 것이다. 당초 이 전세기는 주 1회 운항 예정이었으며, 첫 회 150석이 모두 예약됐으나 최근 대부분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중국 노선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자 관광산업 등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엔저 영향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해 막심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던 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리스크에다 중국 쓰촨성 지진까지 터져 중국인 관광객마저 발길을 돌리자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법무부 출입국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3만 7,000명에서 지난 4월 6일에는 2만 4,000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엔화 약세로 일본관광객 비중이 81%에서 67%로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 속에 개성공단 철수로까지 이어지자 불안을 느낀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 국제선 예약률이 감소하고, 호텔업계 예약률도 20~30% 줄었다. 또한 선박 운항도 단체예약이 취소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관광업계 타격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 4월 25일 예정됐던 ‘제5차 한·브라질 경제협력위원회’가 한반도 정세 불안에 위협을 느껴 방한 계획이 취소되는 등 외국 경제사절단까지 그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 또한 4월 10일로 예정됐던 세계적인 ‘가스펠’ 가수 ‘이스라엘 휴튼’의 공연도 북한 리스크에 불안을 느낀 출연진들의 요구로 갑작스레 연기됐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볼모로 위협하다 결국은 폐쇄의 위기에 직면했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총 9495억 원어치의 남측 투자자산이 있으며, 이 중 123개 입주기업이 시설·설비에 투자한 금액만 5568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또한 정부와 공공부문에서 기반·부대시설에 투자한 것도 3927억 원에 달한다. 잠정 피해액을 따지면 무려 수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결국 개성공단이 금강산관광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 된다. 북한은 우리 측 금강산 자산을 강제로 몰수하면서 현대아산의 개발독점권을 회수하고 중국과 손잡고 금강산관광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는 결국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개성공단에는 10여 년간 우리 입주업체와 가족들의 피땀이 맺혀 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생계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들은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가.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북한의 만행으로만 치부해선 안 될 것이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개성공단 잔류 인원 전원 귀환 조치와 관련해 “이제 정부는 관련 기업과 근로자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실질적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는 한, 우리 경제 악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북한 리스크보다 외국인들의 불안이 더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수출입 산업뿐만 아니라 관광산업 등 인적 교류까지 그 영향이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朴 대통령까지 나서 “강력한 군사적 억지력을 바탕으로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면서 “외국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하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언론의 위협적인 보도를 자제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확인한 것처럼 전 외교관들이 나서서 사실을 전하고 불안감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아울러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찾아야 하며 자극적인 상황을 자제하고 아우르는 포용력도 발휘해야 한다. 북한이 노리는 것이 뭔지는 우리 당국에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작금의 정세는 솔로몬의 지혜로써 국익과 국민의 안녕을 위한 길을 모색해 타결해야 한다. 하루빨리 이런 불안에서 벗어나 생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민들의 바람이다. 시민들의 경제활동이 극한 상황으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