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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살아숨쉬는 호국의 고장 ‘강화’

산과 바다, 역사가 어우러진 지붕 없는 박물관

백수진 기자  qortnwls6572@newsone.co.kr / 2013-04-03 15:49:16

수도권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나타나는 이곳, 강화. 서해와 맞닿아 있는 강화는 끝없이 펼쳐진 해변, 울창한 녹색의 삼림, 그리고 고즈넉한 사찰 등 다채로운 장면을 선사해준다. 생생한 자연뿐만 아니라 강화가 특별한 이유는 ‘역사’에 답이 있다.
강화는 우리들의 귓속에 기나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군부터 고려, 그리고 병인양요. 수천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강화는 우리의 삶 속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선사시대부터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흔적이 다분한 강화. 이토록 특별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강화 곳곳엔 오래된 이야기가 묻어 나온다. 수천 년의 세월을 이겨낸 이야기들이 펼쳐진 이곳, 강화! 올봄 강화로 떠나보자.

무구한 역사가 흐르는 ‘갑곶돈대’
강화 길목에 자리한 갑곶돈대는 1676년(숙종 5년) 축조돼 8문의 대포를 설치한 곳이다. 강화는 강화해협을 사이에 둔 천혜의 요새로 외적이 침입했을 때 왕실이 피난하는 제일의 후보지였다. 병자호란 이후로 청의 침공에 대비해 성곽과 진, 보, 돈 등의 군사 시설을 강화했는데 이때 갑곶돈대도 축조된 것이다.
이름부터 특이한 이곳에는 무구한 역사가 흐르고 있다. 수차례 고려를 침공한 몽고군이 강화해협을 건너지 못하고 발만 구르다 되돌아갔다고 한다. 당시 몽고군이 “우리 군사들의 갑옷만 벗어 메워도 물길을 건널 수 있을 텐데…”하며 안타까워했다 하여 그 이름을 갑옷 갑(甲), 꿸 곶(串) 자를 써 '갑곶돈대'라 지었다고 전해진다.
갑곶돈대 안에는 곳곳에 크고 작은 포들이 전시돼 있다. 제일의 피난처였던 강화의 길목답다. 각각 생김새가 다르지만, 당대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을 장면을 상상하니 모두 하나같이 강해 보인다. 갑곶돈대에서 가장 멋진 장소인 포대로 올라가 보자. 이곳에 서면 서해의 전경과 강화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사진 찍는 명소가 됐지만, 당대 바다를 통해 침입하는 외적의 선박을 대포로 포격하던 곳이다.
갑곶돈대의 명물은 무엇일까? 갑곶돈대를 거닐다 보면 커다란 ‘탱자나무’를 만날 수 있다. 바로 천연기념물 제78호인 갑곶리 탱자나무다. 이 탱자나무는 강화도가 서해안에서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선이 됨을 입증하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 탱자나무는 성벽 밑에 적병의 접근을 막기 위해 심었다고 하니, 갑곶 탱자나무 안에도 역사가 흐르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피로 물든 격전의 현장 ‘광성보’
강화에 산재한 수많은 진과 보, 돈대 가운데 가장 눈이 즐거운 곳이 바로 광성보다. 광성보에는 광성돈대, 손돌목돈대, 용두돈대 등 3개의 돈대와 신미순의총, 포대 등이 있어 볼거리가 다양하다. 이곳은 조선 1658년(효종 9년)에 축조된 강화도 해안수비 진지의 하나다. 이곳은 사적 제227호로 강화해협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다. 고려가 몽고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돌과 흙을 섞어 해협을 따라 길게 쌓은 성터다.
광성보 안에는 신미양요 때(1871년) 미국 군대와 사투를 벌인 흔적이 남아 있다. 광성보는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로 잘 알려졌다. 격전의 현장에서 전사한 어재연 장군을 기리는 전적비와 350여 명의 순국 영령들을 기리기 위한 신미순의총 등이 그 증거가 된다. 광성보를 둘러보다 보면 당시의 치열한 전투가 상상이 안 될 만큼 잔잔한 바다의 모습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금 더 거닐다 보면 강화 여행에서 반드시 가야 할 곳에 도착하게 된다. 바로 용두돈대다. 광성·손돌목·용두돈대 3개의 돈대 중 용두돈대는 서해로 튀어나온 반도지형에 축조돼 풍광이 아름답다. 용두돈대에서 바라본 서해의 전경은 압권이다. 광성보의 웅장함과 서해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할 말을 잃게 된다.

포탄 박힌 노송 두 그루의 의미 ‘초지진’
다른 강화의 유적지보다 더욱 강한 인상을 주는 곳이 있다. 바로 초지진이다. 초지진은 조선 말기 한양으로 향하는 적군의 침략을 저지하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이곳은 병인양요(1866년), 신미양요(1871년), 운양호사건(1875년)을 거치며 외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관군의 붉은 피가 물들었던 역사의 아픔이 서려 있다. 강화 안에서 최근까지의 역사가 담겨있는 곳이기도 하다.
초지진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초지진 성곽 앞에 나란히 서 있는 소나무 두 그루 때문이다. 이 소나무와 초지진 성축에는 당시의 포탄 자국이 남아 있다. 당시의 치열했던 전투가 상상이 되는 듯하다. 이 소나무 두 그루는 마치 근대사의 현장을 증명하듯이 수호신처럼 꿋꿋이 서 있어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초지진이 특별한 이유는 진품 홍이포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강화의 여러 포대와 진, 보에 전시된 홍이포 중에 모조품이 아닌 진품은 이곳 초지진의 홍이포 뿐이다. 전시용 포가 아니라 실제 격전의 현장에서 사용됐던 포라고 하니 특별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사용됐던 홍이포, 그리고 포탄의 흔적이 남아 있는 노송 두 그루와 초지진 성곽. 이곳 초지진은 역사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을 만날 수 있는 곳 ‘강화역사박물관’
강화의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고인돌'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 고인돌을 보기 전에 필수로 들려야 하는 곳이 강화역사박물관이다. 2010년 개관한 강화역사박물관은 강화의 문화유산을 보존·연구하여 전시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총면적이 4,000평에 달하는 상당히 큰 규모를 자랑한다.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을 비롯해 영상실, 강당, 박물관, 샵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단지 유물을 전시해놓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시기법을 사용해 강화의 역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역사를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다. 선사시대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선조의 생활모습을 재현해놓은 인형, 선사시대부터 고려, 조선 시대에 이르는 강화의 우물이 전시돼 있다.
강화역사박물관을 나가 고인돌 공원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고인돌 공원으로 이동하는 길 또한 매우 아름답다.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강화의 정성이 느껴진다. 그동안 교과서에서만 봐왔던 고인돌이 생생하게 펼쳐져 신기하기까지 하다. 강화하면 고인돌, 고인돌 하면 강화라는 말처럼 강화의 무구한 역사가 육중한 고인돌에 담겨있는 듯하다.
강화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그만큼 강화라는 곳 자체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다. 강화의 역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끔 전시된 강화역사박물관.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들 것이다. 또한, 다양한 전시와 교육·문화행사 등을 마련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거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꾸준히 다채로운 행사와 기획전시가 열린다고 하니 잘 찾아보고 가도록 하자!



끝없이 펼쳐진 시원한 갯벌 ‘동막해수욕장’
강화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동막이다. 마니산 남쪽 해안에 있는 동막해수욕장. 그리 넓지 않은 모래사장이지만, 강화도 남단에 끝없이 펼쳐지는 광대한 갯벌을 감상하기에 좋은 해안이다. 동막해수욕장은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해변 뒤편에 조성된 작은 공원은 오래된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줘 편안한 느낌을 준다. 공원 벤치에 앉아 넓게 펼쳐진 갯벌을 감상하기에 좋다.
강화 남단에 펼쳐진 갯벌은 보는 사람의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동막해수욕장은 세계 4대 갯벌 중 하나로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돼 있다. 크기가 여의도의 52.7배에 달하는 드넓은 갯벌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갯벌이 평평해 걸어 다니는 데 위험하지 않은 것이 큰 장점이다. 신발을 벗고 갯벌을 몸으로 체험하면 더욱 기억에 남을 것이다. 실제로 갯벌체험을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한다. 또한, 갯벌에 사는 여러 생물을 관찰할 수 있어 어린이들의 체험교육장소로 안성맞춤이다. 검은 개흙을 뒤집어쓰고 기어가는 칠게, 가무락, 쌀무늬고둥, 갯지렁이 등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막해수욕장 인근 분오리돈대에 올라서 보는 강화갯벌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조선 시대 해안 방어시설 분오리돈대는 바다 쪽으로 돌출된 지형에 축조돼 갯벌이 한눈에 들어온다. 돈대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유명하다고 하니 한 번쯤 감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바다와 암릉의 조화 ‘마니산’
마니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가 강한 산이다. 해발 472m의 높이로 세 봉우리가 나란히 서 있어 그 모양이 아름답고 웅장하다. 마니산의 위치는 특별하다. 마니산 정상에서 남쪽 한라산까지와 북쪽 백두산까지의 거리가 같다. 한반도의 중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불어 마니산은 등산하기에 쉽지 않은 산이다. 등산코스가 험난하다. 산세는 아기자기한 편인데 정상에 오르기 전에 급격하게 산세가 험해지는 특성을 보인다. 그럼에도 등산객들이 끊이지 않고 마니산을 찾고 있다.
마니산의 매력으로 단연 꼽는 것은 중간 봉우리에 있는 ‘참성단’이다. 참성단은 단군이 돌을 쌓아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경주의 첨성대처럼 기초는 하늘을 상징해 둥글게 쌓고 단은 땅을 상징해 네모로 쌓아 하원 상방형을 이루고 있다. 마니산에 오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성단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만큼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장소다.
또한, 마니산은 맑은 공기와 더불어 산과 바다, 아름다운 마을의 삼합이 어우러진 멋진 경치를 보여준다. 산을 오를 때는 험난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있다. 정상에 오르면 강화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을 땐 서해의 여러 섬이 바로 앞에 있는 듯한 절경이 펼쳐진다.



볼거리와 먹을거리의 향연 ‘풍물시장’
강화 버스터미널에서 몇 걸음 걸어가다 보면, 풍물시장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2007년 신축된 풍물시장은 강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여행 중 시장 구경은 큰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 풍물시장은 볼거리뿐만 아니라 먹거리도 푸짐해 여행을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장 1층에는 농·수산물, 잡곡, 과일 등 풍물장, 회센터가 있어 가격 흥정하는 재미와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고, 2층에는 풍물장과 식당이 있어 강화 여행길에 배고픔을 잊게 해줄 맛 난 먹거리와 볼거리가 있다.
풍물시장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 바로 강화 오일장! 풍물시장은 상시 열지만, 강화 오일장은 매월 2, 7일에 열린다. 할머니들이 뒷산에서 캐온 농작물들이 풍성하게 나온다. 강화 특산물인 순무와 옛날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옛날 과자, 군침을 흘리게 하는 등갈비와 메추리구이 등 많은 먹거리가 풍물시장과 오일장으로 관광객을 이끌고 있다. 인심도 좋고 푸짐한 풍물시장, 빼놓지 말고 들르도록 하자!

쉼과 힐링의 공간 ‘석모도 자연휴양림’
석모도 자연휴양림은 서울, 경인 서북부 권역의 유일한 자연휴양림이다. 요즘 ‘힐링’이 대세다.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쉬는 시간을 갖고 힐링하려고 석모도 자연휴양림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우선 수도권에서 가깝고 섬에 있어 바다와 접해있다는 점이 이곳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편익시설로는 산림문화휴양관, 회의실, 식당 및 매점, 다목적 운동장, 관리사무실, 정자 및 데크로드 등이 있다. 휴양관은 4인실과 10인실로 나누어져 있다. 예약제기 때문에 서둘러 예약해야만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석모도 자연휴양림은 강화도에서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다. 외포리 선착장에서 표를 구매해야 하고, 배는 평일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배에 타 갈매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에 오르는 사람들이 새우깡 한 봉지씩 들고 있는 이유다. 배를 타고 10분이면 석모도에 도착한다.
석모도는 이외에 해명산, 보문사, 민머루해수욕장 등 볼거리가 풍부하며, 석모도 회센터에 가면 서해의 풍광을 곁들여 맛좋고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다. 마음을 정화하는 데 안성맞춤인 석모도, 현재 휴양림 ‘숲 속의 집’과 수목원을 조성 중이다. 곧 다양한 산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강화의 명물 ‘순무’와 ‘인삼’
강화에 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순무’다. 강화 순무는 맛이 달고 소화를 돕는다고 동의보감에도 전해지는 건강식품이다. 생김새는 자적색의 팽이 모양이며 맛은 겨자향의 인삼 맛이 나서 감미롭고 고소하다. 강화의 특산물답게 강화 농민들은 대부분 순무 농사를 짓는다. 순무는 특히 김치로 담가 먹는데, 깍두기나 동치미가 일반적이다. 풍물시장에 가면 순무 김치를 즉석에서 버무려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독특한 강화의 맛을 내는 순무 김치, 빼놓지 말고 먹어보자!
강화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인삼’이다. 강화 인삼은 고려인삼의 원산지다. 인삼은 기후·토양 등 환경조건이 무척 까다로운데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적지며, 그중 강화군은 6년근 인삼의 최적지다. 다 알다시피 인삼은 원기를 보하고 체내의 독을 제거한다고 많이 알려졌다. 강화 인삼은 토산품판매장과 강화 인삼센터, 그리고 고려인삼센터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