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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를 ‘21세기 창조 ·지식의 발신지’로 바꿔나갈 것”

서울시민들이 자랑하고 사랑하는 도시가 되는 것이 중요

전병열 편집국장·이은주 기자  newsone@newsone.co.kr / 2013-03-04 11:32:45

서울형 MICE 생태계 구축, 문화의 힘 최대한 확보, 집 앞 5분 거리 작은 도서관 조성,
시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거리와 마을 속에 축제 펼칠 것.
MICE, 한류, 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육성해 일자리 창출

서울시 문화·관광정책이 바뀌고 있다. 문화관광을 산업으로 승화해 창조적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명실상부한 문화예술디자인도시라는 목표를 실현하고 한강의 기적을 넘어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 한 곡으로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서울을 주목하게 됐다”며 “문화·관광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가 불가능한 복지이자 일자리의 보고이며 서울의 미래 밥줄”이라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사진). 그는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자원으로 2000년 수도 역사의 문화유산과 어디서든 30분 거리 내에서 물과 산을 만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자원, 그리고 흥을 아는 민족의 문화자원을 꼽고 있다. 박 시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등축제에 대해서 “서울시와 진주시, 그리고 관계자들이 다 같이 머리를 모아 남강유등축제와 서울등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 나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또한 문화관광 최대 현안인 DDP 문제는 “동대문 지역주민과 주변상인, 디자이너, 지역상권 전문가가 다 함께 지혜를 모아 해법을 도출했다”면서 “사업이 잘 되길 원했던 동북부상인들과 즐거움이 있는 장소를 원했던 관광객들, 창조산업의 클러스터를 꿈꿨던 디자이너들의 열망을 담아 DDP를 ‘21세기 창조·지식의 발신지’로 바꿔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3월 3일 그 실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하는 박 시장은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시민을 원칙 삼아 제 일생을 걸고 실천해 온 현장과 소통, 혁신과 변화라는 가치를 시민의 삶에 확실히 이식시켜 나갈 것이다”고 다짐하고 있는 박 시장을 통해 서울의 문화관광 비전을 확인해 본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장님의 서울 문화·관광산업 비전은.
“문화, 관광은 더 이상 배부른 소리가 아닙니다. 책 한 권, 노래 하나가 절망의 끝에 놓인 시민을 희망의 언덕으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라는 한 권의 소설이 영국 경제를 들썩이게 하고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 한 곡으로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서울을 주목하게 됐습니다. 즉 문화·관광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복지이자 일자리의 보고이며 서울의 미래 밥줄인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서울시는 세계인의 눈과 귀를 쫑긋 세우게 할 스토리를 연결, 세계적 관광도시로 도약해 나가겠다는 분명한 비전을 실천 중에 있습니다. 또한 문화를 복지의 차원으로 접근해 시민에게 희망을 주고, 문화·관광을 산업으로 승화해 창조적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명실상부한 문화예술디자인도시라는 목표를 세우고 한강의 기적을 넘어서는 또 다른 놀라움을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경쟁력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자원은.
“이 지면에 다 풀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서울은 문화적 기초자산이 풍부한 도시입니다. 서울의 2000년 수도 역사는 무궁무진한 문화유산을 남겨줬으며, 어디서든 30분 거리 내에서 물과 산을 만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흥을 아는 민족답게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져도 흥미로운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곳이 이 곳 서울입니다. 우리가 서울에서 낮에는 일하고 퇴근 후에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왕조의 숨결이 살아있는 궁궐과 현대식 빌딩·골목길이 어우러진 색다른 풍광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것도, 밤이 되도 불이 꺼지지 않는 것도, 서울의 드라마·영화·노래가 전 세계인들을 웃기고 울리고 춤추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문화적 자산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축제와 세계화 전략은.
“축제의 본령은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벌어진 수많은 축제들이 시민과 동떨어져 있었던 것은 축제를 구경만 할 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 서울시는 시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거리와 마을 속에 축제를 집어넣었습니다. 즉 우리가 매일처럼 걷는 거리에서 축제를 벌여 별도로 시간을 내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내가 축제 속에 들어가 있는, 나아가 일상이 축제가 되는 서울을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또한 한국적 정서, 서울만의 정서를 담되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넌버벌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 세계인이 서울의 문화적 정서에 푹 빠질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굴,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최근 논란이 된 ‘등축제’ 향후 계획도 듣고 싶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었으며, 그 중 90%가 서울을 찾은 관광객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을 보고, 서울의 매력에 빠진 관광객들은 절대 서울에서만 머물지 않고 전국으로 발길을 옮겨 대한민국의 또 다른 매력을 찾기 시작합니다. 서울등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등축제라고 해도,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서울등축제와는 차별되는 남강유등축제만의 정체성과 멋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서울시가 서울등축제를 추진하면서 진주남강유등축제의 홍보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서울등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진주남강유등축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홍보만이 아니라도 서울시와 진주시 및 관계자들이 다 같이 머리를 모아 남강유등축제와 서울등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기 중 관광개발사업과 관련해 향후 계획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서울도 이제 1000만 관광객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는 서울시도 관광도시로서 외연과 내실을 제대로 챙겨 서울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2천만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해나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높이에서 기존 관광 자원 및 인프라를 복원하고 개선, 보강해 나갈 것입니다. 일단, 그동안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외면 받고 훼손당했던 서울의 문화자원들을 제대로 복원해 로마나 파리 못지않은 역사도시의 면모를 갖춰갈 것입니다. 여기에 이야기를 붙여 더욱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볼거리 많은 관광콘텐츠로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서울관광의 편의와 직결되는 쇼핑환경, 숙박환경, 관광안내체계는 물론이고 안내판, 표지판까지 꼼꼼히 챙겨 다시 오고 싶은 서울의 인상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특히 MICE, 한류, 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적 관점에서 관광부문을 육성해 일자리 창출 및 서울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해외관광객 유치 방안과 홍보마케팅은.
“서울을 다시 찾는 비율이 높은 일본 관광객과 패션·쇼핑에 관심이 많은 중국 관광객, 한류 여행이 주목적인 동남아 관광객, 강남스타일 때문에 서울에 관심이 높아진 영어권 관광객 등 똑같이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라고 해도 서울을 찾는 목적과 특성, 선호도가 다 다르다고 봅니다. 따라서 해외관광객을 유치해 나갈 때도 지역별, 타깃별로 전략을 세분화하여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맞춤형 서울여행 루트를 소개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관광마케팅을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직접적인 마케팅보다는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서울발 영화와 드라마에 서울의 매력을 최대한 노출시켜 서울이라는 도시의 문화적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외국인들이 ‘영화 속 저 곳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서울이 시민들이 자랑하는, 사랑하는 도시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시민들의 삶이 행복하면 손님이야 많이 들게 마련입니다. 이를 위해 삶에 힘이 되는 민생정책과 문화정책을 열어가겠습니다. 또한 관광 인프라 확보에도 최선 그 이상의 노력을 할 것이며, 모든 방안을 동원하고, 이를 꾸준히 점검해 나갈 것입니다.”



서울의 문화관광정책과 마케팅 전략은.
“문화 역시 ‘복지’의 관점에서 계층이나 지역, 성별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삶 속에서 문화를 접하고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갖춰갈 계획입니다. 지금 시대는 돈만 갖고 계급의 사다리를 오를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문화를 통해 우리 삶에 새겨지는 작은 습관, 말투, 통찰이 새로운 사회적 기회를 제공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어만 놓고 활용되지 않는 문화공간을 늘리기 전에 문화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시민에게 직접 찾아가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예술공연을 최대한 늘려 시민과 문화 간의 거리를 좁혀나갈 것입니다. 또한 지난해 10월 말 개관한 대표 도서관인 서울도서관을 기점으로 동네마다, 집 앞 5분 거리에 작은 도서관들을 촘촘히 조성해 가는 중이며, 이렇게 생활 속에 파고든 도서관은 서울을 1년 365일 책 장 넘기는 소리로 가득 채워지는 품격 있는 문화도시로 바꿔나갈 것입니다.”

문화관광 분야 공약 추진 현황 및 현안문제와 그 대안은.
“문화·관광 정책의 속성 상 단기간에 끝나는 사업이 드물고 정책 과정과 성과 또한 수치화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으로부터 시작되는 문화의 토양을 다지고 전통과 자연 등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서울의 보석들을 발굴,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기본 원칙과 방향은 확실히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서울시 문화·관광분야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이고 제 공약에도 포함돼 있었던 DDP 문제의 경우 동대문 지역주민과 주변상인, 디자이너, 지역상권 전문가가 다 함께 머리를 모아 해법을 도출했습니다. 사업이 잘 되길 원했던 동북부상인들과 즐거움이 있는 장소를 원했던 관광객들, 창조산업의 클러스터를 꿈꿨던 디자이너들의 열망을 담아 DDP를 ‘21세기 창조·지식의 발신지’로 바꿔가기로 한 것입니다. 내년 3월 3일 그 실체를 확인하게 되시겠지만, 일단 DDP를 둘러싼 진통을 창조의 산통으로 전환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과정이고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는.
“앞으로 서울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무엇이 됐으면 좋겠냐는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시민이 선택한 것은 바로 ‘문화도시’였습니다. 이는 곧 시민들의 마음속에 문화를 통해 지친 도심의 삶을 치유받고자 하는 열망과 문화를 통해 탄탄한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서울시는 문화를 시정의 중요 키워드를 삼아 힘겨운 시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실어드리는 한편, 문화적 혁신으로 미래 서울의 토양을 함께 다져갈 것입니다. 특히 서울형 MICE 생태계 구축에 꾸준히 힘을 쏟고, 한양도성과 같은 거대 문화유산을 시작으로 서울 곳곳에 숨겨져 있는 역사와 전통 자원들을 발굴하고 관광자원화하는 등 지금부터 문화의 힘을 최대한 확보해 가겠습니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정치·행정 철학과 시정 지침은.

“시민운동가 시절, 저는 늘 현장에 뿌리를 두고 ‘소통’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우리 사회의 혁신과 변화라는 열매를 거둬왔습니다. 저는 이것이 일의 외적인 틀이나 프로세스 면에서는 다를지 몰라도 우리 정치나 행정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 측면에서는 한 맥락 속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 저는 1000만 시민의 삶을 양 어깨에 짊어진 서울시장의 자리에 서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시민을 원칙 삼아 제 일생을 걸고 실천해 온 현장과 소통, 혁신과 변화라는 가치를 시민의 삶에 확실히 이식시켜 나갈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기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s Diploma in International Law을 취득했다. 주요경력으로는 사법시험 합격(22회),대구지검 검사, 미국 하버드대 법대 객원연구원 (Visiting Fellow),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름다운 가게 총괄상임이사, 아름다운 재단 총괄상임이사, TANFORD UNIVERSITY VISITING PROFESSOR,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역임했으며, 민선 5기 서울시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