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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실익을 고려한 메가이벤트 유치와 개최가 필요하다”

박경열 연구원  / 2013-03-04 11:10:49

메가이벤트는 규모면에서 초대형적 행사로서 올림픽이나 국제 박람회와 같은 국제적 수준의 대규모 이벤트를 지칭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메가이벤트를 포함한 국제행사에 대해 일정 규모 이상(총사업비 50억 원 이상)인 경우 타당성 조사를 시행하여 유치 및 개최여부를 정책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즉, 지자체간 과도한 유치 경쟁과 불필요한 재원 낭비 방지 등을 목적으로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국비 지원 규모 등이 결정된다. 기획재정부는 2012년 2월부터 ‘국제행사의 유치·개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의 유치와 개최에 관한 사항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메가이벤트가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전방위적
메가이벤트는 개최 지역 및 국가에 있어 대규모 재정 투자가 수반되며, 개최 전부터 개최 후까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관광적 및 정치적 등 사회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 영향으로는 소득 증대, 고용 창출, 외래관광객 증가, 국가 브랜드 제고 등이며, 부정적 영향으로는 물가 상승, 부동산 가격 상승, 소득의 외부 누출, 고유문화 변질, 혼잡 증가 및 환경 파괴 등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이 공존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즉, 어떠한 영향을 주요하게 고려하느냐에 따라 메가이벤트 유치와 개최에 대한 의견이 상반되게 주장될 수 있다.
이러한 논란들은 메가이벤트로 인한 제 영향들을 객관적·계량적으로 측정 가능하다면 일축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 규모와 정도를 측정하기 어려운 효과들이 대부분이다. 메가이벤트 유치 및 개최로 인한 영향들은 단편적으로 발생하기보다는 서로 상호 인과적이고 순환적으로 발생되고 있어 효율적인 정책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통합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메가이벤트 개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우리나라에서 국비 10억 원 이상을 지원받아 개최된 메가이벤트는 2006년 3건에서 2011년 9건으로 증가하였으며, 총사업비의 규모도 540억 원에서 9220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개최된 메가이벤트의 총 개최비용은 1조 676억 원에 이른다. 메가이벤트 개최를 위해 지출한 지방자치단체의 비용은 2006년 396억 원에서 2010년 3307억 원으로 8.3배가 증가하였고,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액도 100억 원에서 1122억 원으로 약 11.2배 증가하였다. 특히, 당초 개최 계획에 없는 사업의 확대 및 변경 등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증가한 사업비는 3,256억 원으로 이는 대부분 개최지역의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으로 충당되어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듯 개최비용은 매년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수입금은 개최 계획대비 61.6%에 불과하고, 외국인 관람객수 역시 계획대비 66%만 참가하고 있어 사실상 메가이벤트 유치와 개최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개최 후 성과 평가 및 사후 활용에 대한 사전 계획이 미흡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을 받는 메가이벤트는 개최 후 성과평가 결과보고서를 작성하여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심사위원회에 제출하고 평가·분석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개최 후 전담조직 해체 등 개최지역과 기관의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미 제출되거나 기한이 임박하여 제출되는 등 사후 평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결과보고서에는 사업비의 집행, 참가인원 등 단편적인 결과만이 제시토록 되어 있어 개최로 인한 성과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메가이벤트 개최를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동시에 대규모 부지 및 고정시설 등이 설치되는데 개최 후 이러한 존치시설에 대한 활용 방안이 항상 뒤늦게 논의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개최 후에 이러한 논의들은 많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자칫 메가이벤트 개최가 지닌 긍정적 효과를 퇴색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개최 전에 개최 후의 사후 활용방안에 대한 면밀한 계획 수립과 현실적 검토 등이 선행되어 사회전반에 나타나는 긍정적 효과를 개최 후에도 지속시킬 수 있는 정책처방적 방안 수립이 절실하다.

문화관광 메가이벤트에 대한 특수성 고려 필요
메가이벤트가 포함된 국제행사는 국제회의, 체육행사, 박람회, 전시회 및 문화관광행사 등으로 구분되며, 개최 성격에 따라 산업형과 문화관광형 국제행사로 구분될 수 있다. 최근 국제행사들은 대부분 단독적인 산업형보다는 복합적인 문화관광형 국제행사의 목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2011년 국제행사 심사신청이 이루어진 7건 중 4건이 이러한 복합적인 문화관광형 국제행사였다. 이러한 문화관광형 메가이벤트는 대부분 경제적 수익을 목적으로 개최되기보다는 고유한 지역 또는 전통 문화를 소재로 하여 그 우수성을 확산시키거나,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및 국가 문화브랜드 인식을 제고하는 등의 목적으로 개최된다.

즉, 투입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경제성을 단순히 투자대비 수익에 초점을 맞출 경우 문화관광형 메가이벤트는 그 개최 여부에 대한 긍정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어려운 특성이 있다. 계량적인 방법으로 무형의 사회문화적, 환경적 효과를 모두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한 문화관광형 메가이벤트 개최로 인해 발생되는 긍정적 효과는 자칫 측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제외되거나 축소될 수 있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간 개최되었던 메가이벤트 개최의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더 많은 메가이벤트가 개최될 것이며, 문화관광형 메가이벤트 개최에 대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적 실익을 고려한 메가이벤트 유치 및 개최에 대한 정책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사회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메가이벤트 개최 효과를 보다 현실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통합적인 분석 방법의 시도와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학계 및 연구기관 등에서는 문화관광형 메가이벤트 개최 효과나 영향의 크기를 보다 현실에 가깝게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의 개발과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각각의 메가이벤트가 지닌 고유성과 특수성이 고려된 평가와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메가이벤트가 포함된 국제행사의 분석 기준 및 항목들은 개별적인 국제행사가 지닌 개최 목적 및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려운 일률적인 기준과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좀 더 세분화하여 개별적인 국제행사의 고유성과 특수성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투자대비 효과에 대한 국가적 실익이 있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국가적 실익은 단순히 투자 재원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보다는 이외 효과들이 어떻게 얼마만큼 언제까지 발생되는지 국가 발전 및 산업 등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사전에 개최 후 환경 변화에 능동적 대응이 가능한 정책 시나리오를 수립하여 대응하는 미래 처방적 시각이 필요하다. 단순히 정치적 맥락과 감성적 접근만으로 개최 여부가 결정된다면 메가이벤트가 지닌 긍정적 효과가 발생되기보다는 개최비용은 매몰비용으로 나타나고 개최 후 사회적 갈등과 진통이 나타나게 되어 국가와 국민의 부담으로 되돌아 올 것이기 때문이다.

박경열 책임연구원은
한양대학교 관광학 박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 관광개발, 단지계획, 타당성 조사 및 분석 등에 관심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