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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삼국유사’의 고장

영남의 청정지대 군위, 전원휴양지로 인기몰이

이은주 기자  rukie97@newsone.co.kr / 2013-01-03 10:21:36

경상북도 중앙에 위치한 군위군은 깨끗한 자연 속에 우리 민족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유명하다. 면적이 614.19㎢로 인구는 2만 5000여 명인 한적한 농촌 지역이다. 특히 공해가 없는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고, 전통의 숨결이 그대로 깃들여져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삼국유사의 저술지 ‘인각사’
화산을 지나 고로 화수삼거리에서 고로방향으로 2㎞정도 들어가면 삼국유사의 저술지 인각사가 있다. 인각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고찰이다. 주변 지세를 살펴보면 남쪽의 화산과 북쪽의 옥녀봉이 가파른 지맥을 드리우고 있고 절 앞으로는 위천이 흐르며 그 북쪽으로 학소대가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화산의 화려한 기품 있는 모습이 상상의 동물 기린을 닮은 데다 절이 위치한 곳이 기린의 뿔에 해당하는 지점이라 하여 인각사(麟角寺)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인각사는 일연(一然 1206~1289)스님이 고려 충렬왕 10년(1284년)부터 입적 때까지 5년 동안 <삼국유사>를 비롯한 100여 권의 불교 서적을 집필한 뜻 깊은 사찰이며, 일연 스님은 삼국유사를 편찬함으로써 우리의 민족자주의식을 깨우치고 후대에 민족혼을 심어주고자 했으며, 단군신화와 여러 소국들의 역사를 함께 기록한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과 문화를 집대성한 소중한 기록문화유산인 삼국유사가 인각사에서 탄생했다. 사찰 경내에는 충렬왕 21년에 일연스님의 불제자인 법진에 의해 세워진 보각국사비(보물 428호)와 부도 탑이 있다.

석굴암 조성의 모태 ‘삼존석굴’
팔공산 한티재 정상에서 북쪽 부계방향으로 승용차로 5분 거리를 내려오면 좌측 편에 국보 제109호로 지정된 세계적인 보물 군위삼존석굴이 있다. 팔공산에서 뻗은 바위산 자연동굴 속에 삼존불상을 봉안하여 신라 소지왕 15년(493)에 만들어진 이 석굴사원은 경주 석굴암보다 조성 연대가 1세기정도 앞선 높은 문화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내부의 석불들에서 신라 조각예술의 뛰어난 솜씨를 엿볼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돌담길 ‘대율리 한밤마을’
군위삼존석굴을 지나 2km정도 더 내려오다 보면 동산삼거리에서 우측 방향으로 깊은 계곡이 들어서 있다. 원시림에 가까운 울창한 숲과 맑고 깨끗한 물, 그리고 작은 폭포들이 어우러지며 시원하고 상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이 바로 동산계곡이다. 여름철에는 대도시 시민들의 피서지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동산계곡을 지나 부계방향으로 2km를 더 내려오면 육지속의 제주도라 불리는 대율 돌담마을이 보인다. 이 마을은 지난 2005년 문화재청과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돌담 마을중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한 바 있으며, 주변에는 송림과 문화유적이 산재해 누구나 와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지로 손꼽는 곳이다.
지난해 10월 19일~20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촬영지이기도 한 대율리(한밤마을)는 팔공산 북쪽 자락의 전통마을로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담길을 만날 수 있다. 돌감길은 부림 홍씨 집성인 200여 가구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한밤마을 전체를 감싸면서 6.5㎞정도 굽이굽이 이어진다. 1000년 이상 부림 홍씨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한밤마을의 유래는 950년경 부림 홍씨의 입향조 홍란이란 선비가 이주해오면서 마을 이름을 심야(深夜) 또는 대야(大夜)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1390년경 홍씨의 14대손 홍로가 밤야(夜)자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대율(大栗)로 고쳐 부르게 됐고 이때부터 대야 또는 대율의 이두 표현법으로 한밤마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마을을 감싸면서 쌓아 놓은 돌 방천은 1930년 팔공산 일대의 큰 홍수로 인해 한밤마을 1/3정도가 휩쓸려 간 후에, 떠내려 온 돌을 쌓아 만든 것이며, 이 방천의 길이는 약 1㎞정도로 마을과 동산천을 경계로 마을을 보호해주고 있다. 방천 바깥쪽은 고수부지로서 많은 돌이 쌓여있다.
마을 입구의 140여 그루의 소나무로 조성된 송림은 임진왜란 때 홍천뢰 장군의 훈련장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소나무의 조성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이곳에는 진동단, 홍천뢰장군 기념비, 효자 비각 등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자원이 가득하다.

추억의 명품 간이역 ‘화본역과 화본마을’
지난해 10월 19일 방송된 ‘1박2일’ 촬영지인 화본역은 네티즌이 선정한 ‘아름다운 간이역’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답다. 1938년 보통 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이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역 건물과 급수탑이 남아 있으며 주위로 산책을 할 수 있는 탐방로와 화본 옛 관사를 리모델링한 민박체험코스가 조성돼 있다. 경부선 철도 개통 100주년과 현대시 도입 100주년을 맞아 세워진 박해수 시인의 시비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화본역 부근에 폐교된 중학교를 리모델링해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라는 테마로 옛날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시설과 체험 장이 조성돼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재미와 낭만이 가득한 ‘산촌생태마을’
군위 고로면 석산리 산촌생태마을 산 중턱에 모노레일이 설치돼 과거 은을 캤던 폐광에서 동굴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군위군 고로면 석산리 산촌생태마을 이다. 대구, 구미 등 인근 대도시에서 1시간 거리에 있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 마을은 83가구 180여명의 주민이 산과 비탈진 밭에서 버섯·대추·배추·야콘·마 등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부인의 발길이 닿지 않던 오지 산골마을이었으나, 2년 전부터 명품 산촌생태체험·휴양마을로 변신했으며, 별을 보며 잘 수 있는 숙박시설·찜질방·한방삼림욕장·산 약초 재배 체험장·폐광 체험장·가재잡이 체험장 등이 잇따라 조성됐고, 산속 1.7㎞의 모노레일(소요시간 1시간)까지 갖춰 산골마을이 화려한 변신을 했다.
숙박시설은 다양한 형태로 지어졌다. 2층으로 된 산촌문화체험관은 66㎡ 규모의 세미나실과 식당, 다락방이 있는 대규모의 숙박시설 2곳을 갖추고 있으며 인근에는 팔각정 형태로 지어진 황토방 숙박시설 3개 동이 있고, 여기에서 산 위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특이한 숙박시설이 있다.
지붕의 일부를 유리로 만들어 별을 보며 잘 수 있도록 한 ‘별빛방’ 3개동이 있고 마을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찜질방과 호스를 연결해 산 위의 동굴 바람을 끌어온 ‘약바람방’ 3곳도 만들었다. 이런 시설은 모두 아토피에 좋다는 편백나무와 황토로 내부 마감을 해 방문객들이 건강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산속에 설치된 모노레일이다. 마을 위 산 중턱에 1.7㎞ 길이의 모노레일이 깔려 있어 모노레일을 타고 가다가 과거 은을 캤던 폐광에서 내려 신비한 동굴체험을 하고, 산림소득단지 조성지에서 산양삼 채취 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을 주변 산에는 폐광 동굴이 7개가량 있으며 모두 위 아래로 이어져 다양한 동굴체험 프로그램을 개발돼 있다. 각 시설들은 2년 전 가을에 개장,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초부터 도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주말에는 단체 등 30∼40여 명이 마을 내 다양한 숙박시설에서 쉬며 각종 산촌체험을 즐긴다.
이 마을이 변신을 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산림청 산촌생태마을로 지정 되면서부터다. 산촌의 특색이 잘 살아 있고 주변에 아미산∼장곡자연휴양림∼군위댐∼삼국유사의 산실인 인각사 등 관광자원이 많은 점 등을 활용해 "명품 산촌생태마을로 만들어보자"며 군위군과 주민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으며, 시설 운영을 위해 '석산 약바람 산촌 생태마을'이란 영농법인을 만들고 홈페이지(www.석산리.kr)도 구축했다.



사랑과 나눔의 정신‘김수환 추기경 생가’
군위읍소재지에서 탑리방향으로 2㎞정도 들어가면 소박한 모습을 드러내는 故 김수환(金壽煥, 스테파노)추기경의 생가는 한국최초 추기경으로서 어릴 적 발자취가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군위군에서는 이곳에 ‘사랑과 나눔’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은 추기경의 아버지 김영석 씨가 지난 1922년 4월 터를 잡은 뒤 같은 해 5월 외가에서 출생한 추기경이 다섯 살 되던 해부터 살게 된 곳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군위보통학교를 마치고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이집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가장 낮은 곳에서 한평생을 살아가신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산 교육장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추기경은 생전에 가끔 이 집을 찾아와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고 한다.

대법원 2013년 캘린더에 소개된‘아미산’
인각사를 지나 군위 댐을 돌아보면 가까운 곳에 97년 개장한 장곡자연휴양림과 아미산을 만날 수 있다. 군위 댐을 지나 3km 정도를 가다보면 산중턱 골짜기에 아담한 통나무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곡자연휴양림이 보이는데 참나무 천연림으로 우거진 이곳은 대도시 인근 최고의 가족단위 휴양지로 인기가 높다. 아미산은 군에서 등산로 개설 및 주변정비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기암괴석이 많아 촉대처럼 험악하면서도 수려한 산새를 뽐낸다. 봄에는 꽃동산을 이루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가을에는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들어 계절마다 나름대로의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법주사’
법주사는 신라 소지왕 15년에 심지왕사가 창건해 소실된 후 현종(1660)년에 재건되었으며, 1977년 법당 천장에서 불교 경서가 발견됐다. 발견된 기록으로 보아 절의 규모가 매우 웅대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경내에는 오층석탑(문화재자료 제27호)과 왕맷돌(민속자료 제112호)이 있다.
특히 오층석탑은 본래 이층 기단위에 오층 석탑에서 상층 기단과 상층 옥신이 유실 됐으며, 하층 기단에는 현재 1층 옥신이 놓여 있고 탑의 1층에는 비문과 문장이 음각되어 있다. 왕맷돌은 직경115㎝, 두께15.5㎝의 암돌과 숫돌로 10여 명 이상이 아니면 운반할 수 없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가장 큰 맷돌이다.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상매댁- 남천고택’
상매댁(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357호)은 조선 현종 2년(1839)에 홍우태가 살림집으로 지은 집이다. 홍우태는 부림 홍씨의 시조 홍란의 19대손으로 집을 지으면서 자손의 번창을 위해 뒤뜰에 두 그루의 잣나무를 심고 사랑채에 쌍백당이라 쓴 현판을 달았다. 상매댁은 당시 의흥현에서 최고 가옥으로 전하며 ‘남천고택’이라고도 불렸다. 상매댁은 부계면 대율리에 남아있는 20여 채의 고택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새파란 잔디가 깔린 뒷마당에는 최근 지은 원두막도 두 개가 마련돼 있으며 고택 체험을 위해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상매댁에서 숙박이 가능한 곳은 사랑채 큰방, 안채 건넛방, 대문간채 등 3곳으로 모두 장작을 때야 하는 온돌로 숙박비용은 4~6만 원이다. 식사를 원할 경우 1인당 1만 원의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주인 내외에게 부탁하면 된다. 화장실과 세면장은 별도로 갖추고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기에 개별 취사는 불가능하다.
남천고택에서는 매월 한 차례 해설이 있는 작은 음악회를 연다. 세레나데, 오카리나, 팬플릇, 대금, 하모니카 연주 등이 마당 뒤편 뜰에서 펼쳐진다. 상세 공연내용은 남천고택(카페:cafe.daum.net/ncgotak)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e로운’ 풍성한 청정먹거리
군위군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은 당도가 높고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위 ‘e로운’ 대추와 맑은 물과 유기질비료로 수확한 사과, 육질이 단단하고 광택과 색이 선명해 인기가 많은 가시오이와 꼬마오이, 쫀득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인 찰옥수수, 대표 막걸리인 행복한 밥 생(生)막걸리 등이 있다.
군위군은 위천과 팔공산에서 시작되는 남천의 풍부한 수자원, 농사짓기에 적합한 사양토(沙壤土)로 이뤄져 있으며, 팔공산 등 곳곳의 높은 산으로 인해 일교차가 크다. 이러한 자연조건은 농산물의 당도와 특유의 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육질을 단단하게 함으로써 상품의 완성도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