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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광 협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

신용석 박사  newsone@newsone.co.kr / 2013-01-02 17:23:46

지난해 11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외래 관광객 1000만 명 돌파 시점을 계기로 그 의미와 향후 과제에 대한 제안을 담은 제10호‘가치와 전망’보고서를 통해 9대 과제와 제안을 밝혔다.

특히 과제 가운데 남북관광 교류 활성화 기본방침 재정립, 관광객 안전 및 투자 보장에 대한 사전조치,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 접경지역 관광범위 확대 등 남북관광 협력 활성화가 포함됐다.

또한 최근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남북협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단된 남북교류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포용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에 본지는 남북관광에 대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신용석 연구원이 의견을 제시했다.

외래관광객 1천만 명 유치와 굳게 닫힌 금강산
얼마 전 우리나라는 외래관광객 1천만 명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룩하였고 각종 언론에서는 여기에 대한 뉴스와 칼럼들이 즐비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외래관광객 1천만 명이라는 숫자는 우리가 보통 관광강국으로 생각하는 스위스(8백 50만 명), 호주(5백 80만 명)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최근 3년간 외래관광객 증가율은 OECD 회원국 중 최고를 기록했다.
물론 이러한 업적을 이룬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옆에 중국이라는 거대한 관광시장을 둔 덕분이기는 하지만, 최근 K-POP 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과 정부의 지원, 관광업계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제 명동의 화장품 가게나 인사동 찻집, 북촌 한옥마을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마주치는 일은 일상이 된 듯하다.
그러나 잠시 눈길을 거두어 강원도를 바라보면 답답한 마음이다. 외래관광객 1천만 명의 성과와는 대조적으로 금강산관광으로 대표되는 남북관광 교류는 2008년 중단 이후 여전히 그 굳게 닫힌 문이 열릴 조짐이 없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북한은 약 5~6천만 달러에 달하는 외화획득의 기회를 놓쳐버리는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남한에서도 손실을 입었다. 4년이 넘게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는 동안 금강산 가는 길이었던 고성군의 지역경제 손실, 현대아산을 비롯한 금강산 협력업체의 손실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남북 모두가 금강산 관광의 중단으로 큰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이다.

멀어진 남한과 북한, 가까워진 북한과 중국
이렇게 남과 북이 멀어지는 동안에 북한과 중국의 교류는 한층 증가하고 있다. 경제적 교류는 이미 말할 것도 없지만,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관광객의 숫자도 2009년 96,000 명, 2010년 131,000명, 2011년 200,000 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2008년 다음 해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증가율로만 따지면, 최근 3년간 북한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은 국가들 중에 수위를 기록할 정도이다.
이러한 원인은 일차적으로는 해외로 나가는 중국관광객의 숫자가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북한이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한 성과이기도 하다. 북한은 평양과 상하이, 하얼빈, 시안을 잇는 노선을 연이어 개설하였으며 라선-금강산 유람선 관광, 칠보산 관광열차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2009년 10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중국 국가여유국과 북한 국가관광총국 간에 관광교류에 관한 양해각서가 체결되면서 중국인들의 북한 방문은 공식화되어 급격한 증가추세다. 중국 언론인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북한-중국의 관광산업 규모는 2~3억 달러로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금강산 개발에 중국을 유치하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그 합작의 움직임을 백두산에 까지 확장하고 있는데 금강산 뿐 아니라 백두산 관광도 과거 남한의 현대아산이 북한과 합작을 추진하던 곳이라 그 아쉬움이 더 크다.

남북관광 협력에 대한 보다 큰 그림이 필요할 때
금강산관광의 중단은 주지하다시피 남한 관광객의 사망으로 발생한 것이고, 이로부터 발생한 북한의 사과문제와 신변보장으로 경색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신변보장 문제는 분명히 중요한 문제이며 관광재개를 위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장기적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발생되는 손실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남북관광 협력에 대한 좀 더 전향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금강산 관광의 중단은 북한뿐이 아니라 남한에게도 손실이다. 앞서 서술한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한반도의 경색관계를 상징적으로 외부에 보여줌으로써 코리아 디스카운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남북관광 협력은 우리 정부가 2020년에 목표로 하고 있는 외래관광객 2천만 명 달성을 앞당기는데도 기여할 수 있다.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고 남북관광 협력이 활성화된다면 한반도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온리 원(Only one)’ 성격의 관광 상품은 무궁무진하다. 분단국이라는 약점이 강점으로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들에게 남북관광 VISA를 발급하여 평양과 금강산을 둘러보게 하고 남북경제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구경시킨 후에 판문점을 통해 남한으로 건너 와 서울과 제주도를 볼 수 있게 하는 상품을 생각해 보라. 그런 관광 상품은 오직 한반도에서만 가능한 상품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얻어낼 수 있는 정치, 경제적 이득을 생각해 보라. 그 과실은 단지 외래관광객 2천만 명 달성이 아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형태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남북관광 협력에 대하여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가 되었다.

신용석 박사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와 캐나다 워털루대학 졸업 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국제관광, 문화관광, 북한관광 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관광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