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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관광객 1천만 명 시대, 외형보다 내실 있는 정책 펼쳐야

전병열 편집인  jun939@newsone.co.kr / 2012-12-03 15:53:14

드디어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양적성장으로 자축하기보다는 질적 수준에 대한 부담을 더 무거워 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 관광객 최초 1000만 명 돌파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최광식 문화부 장관은 1000만 번째로 입국한 중국인 리팅팅 씨(28·여)에게 꽃다발과 기념패를 증정했다. 문화부는 올해 외래 관광객 수가 11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관광수지가 2007년 109억 달러 적자에서 올해 12억 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89%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광수입도 2007년 61억 달러에서 올해 143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올해 의료관광객은 15만 명, 크루즈관광객은 25만 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측돼 5년 전보다 무려 838%, 590%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또한 국제회의 개최 건수도 2007년 268건으로 세계 15위였으나 지난해는 469건을 개최, 세계 6위를 기록하는 등 대단한 쾌거를 올렸다. 문화부는 관광객이 증가한 이유로 G20과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한류열풍으로 인한 국격 제고,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 등을 꼽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관광객 1000만 명 유입 시 생산유발효과는 22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6.6%에서 지난해 5.2%로, 일자리 비중도 6.7%에서 5.6%로 오히려 줄었다. 세계에서 가장 관광산업이 발전한 프랑스가 국내총생산의 9.3%, 고용의 10.4%를 차지하고, 관광객 수가 우리보다 적은 일본도 국내총생산의 6.7%, 고용의 7.0%를 관광산업에서 창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관광산업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1인이 국내에서 소비하는 금액은 2008년 1410달러에서 작년 1250달러로 줄었다고 한다. 재방문 비율도 2009년 44%에서 작년 39%로 떨어졌다. 정부는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발표했다. 관광객이 증가하는 만큼 실질적인 소득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과시적인 성과보다 내실 있는 정책 수립이 요구된다.
유엔관광기구(UNWTO)는 세계 관광을 주도할 지역을 아시아·태평양으로 보고 이 지역에서 매년 약 1700만 명씩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중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7025만 명에 이르렀고, 2020년에는 1억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할 해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이에 따라서 관광산업의 질적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저가(低價)의 덤핑관광과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 쇼핑관광을 강요하는 바가지 상혼 등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이 아니라 반짝 특수로 끝날 수밖에 없다. 부가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이 다시 찾도록 하는 콘텐츠가 개발돼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문화유산을 체험하고 감동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명소 중심에서 우리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골목과 재래시장이 최상의 체험 관광상품으로 개발 될 수 있다. 자연자원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뿐더러 1회성 관광상품밖에 되지 못한다. 또한 서울 중심의 수도권 관광에서 지방관광으로 유도할 필요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실질적인 관광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 해외관광객 유치라는 수식적인 구호보다 필요한 것은 관광안내 서비스다.

외국어 안내 표지판이나 지도, 관광지 소개, 통역 등 해외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서비스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또한 대형 단체관광객 중심에서 개별관광객 등으로 다변화 시켜야 하며, 거창한 이벤트나 행사 개최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후속 관광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우리 지방에도 훌륭한 관광자원들이 산재해 있지만 제대로 소개되지 못해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재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시설과 콘텐츠, 서비스 등이 제대로 갖춰져야 관광 소득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