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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사업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한 문화관광사업"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정상에서 직격 인터뷰

대담 · 사진 l 전병열 편집국장  이명이 기자  newsone@newsone.co.kr / 2012-11-06 10:39:21

케이블카 개통으로 밀양 문화관광산업 도약 기회

“외지에서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려오는 건 이 고장이 생긴 이래 아마 처음일 것이다. 기대 이상으로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 케이블카 사업을 지역 문화관광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아 주민들의 경제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주)한국화이바 조용준 회장(사진)은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개통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하늘정원’으로 이름 지어진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에서 만난 조 회장은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했다. 지난 2007년 2월, 기자와 만났을 당시(78세) ‘케이블카 설치에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8년간 난항을 겪고 있지만 관광도시 밀양을 위해 필요한 사업인 만큼 반드시 이뤄 내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던 조회장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돼 왔다.

“수익을 목적으로 계획된 사업이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코자 추진한 것이다. 지난 1998년 밀양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출된 후 밀양지역기관장 모임에서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제안을 받아 시도하게 됐지만 12여 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고 이제야 개통을 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이었다면 벌써 포기 했을 것이다.” 언론에 ‘대박사업’이라고 보도됐던데 사업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 회장의 일갈이다.

케이블카는 지역주민들의 격려와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노심초사 끝에 완공했지만 그동안 행정기관의 소극적인 일처리와 일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몰지각으로 많은 지장을 초래해 안타까움이 컸다고 토로한다. 상부승강장의 위치를 조금만 변경할 수 있도록 허락됐다면 비용이나 공사기간을 줄이고 하늘정원과 전망대 조성 등이 관광객들의 이용편의와 천혜의 경관 조망을 위주로 건립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밀양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 시에도 건의하고 싶은 것 있다고 했다. “케이블카를 개통하기까지 엄용수 밀양시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의 도움에 감사한다. 그런데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진입도로가 협소해 교통장애가 극심할 뿐만 아니라 주차장이 부족해 방문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시에서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얼음골을 중심으로 한 이곳 영남알프스 일원은 천혜의 아름다운 절경으로 관광객이나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산세가 험준하고 숲이 우거져 노약자나 장애인들이 접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했다. 조 회장의 영남알프스케이블카 구상은 이들을 위해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의 생각대로 쉽게 되는 사업이 아니었다. 인허가 문제와 환경문제, 지역주민들의 이해관계 등 하나하나 난관을 극복하고 착공했다.
앞으로 운영 수익금이 발생하면 어떻게 활용할 지 궁금했다.



“우리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로 밀양을 사계절관광지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 설 것이다. 다시 찾고 싶은 명승지, 세계 유일무이의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며, 특히 수익금을 통해 녹색장학회를 설립하고 지역사회의 저소득층가정 지원과 미래 인재육성에 주력할 것이다.”
하늘 정원 난간에서 백호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마친 조 회장은 홀로 등산길을 따라 걸어갔다.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구상’으로 조국과 민족, 지역을 위한 ‘독창력’ 구상이 그의 발길을 재촉할 것이다. “백운산의 흰 바위가 마치 호랑이를 닮아 백호바위라고 하는데 이곳 얼음골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우리 회장님은 유달리 백호바위를 좋아 한다”며 기자를 안내한 권창수 팀장(한국화이바 홍보팀)이 귀띔한다.
일본 관광버스제작 업무제휴 차 한국화이바를 방문한 일본기업 관계자들을 안내해 이곳에 올라왔다는 조 회장은 그들을 배웅한 후 기자에게 촌음을 다투는 시간을 내 준 것이다.
다음은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조현만 사업본부장과의 일문일답.

Q. 케이블카 설치 목적은.
“밀양시 문화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들에게 휴식공간과 레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1998년부터 추진했습니다. 그동안 천연기념물인 얼음골 훼손 우려와 환경영향 등으로 중단되었다가 지난 2010년 1월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 약 2년 9개월 동안 200여억 원을 투자해 완공을 했습니다. 지난 9월 Grand Opening 개최 후 9월 22일 정식 개통해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Q.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효과는.
“국민소득의 증가와 주5일제 근무 등으로 여가활동에 대한 요구가 증가해 개통 후 평일 2000여 명, 주말 3000여 명의 관광객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해 관광과 산행을 즐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변 얼음골을 비롯해 호박소, 표충사 등 밀양 관광지에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음골케이블카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국민의 레저 수요에 부응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할 것입니다.”



Q. 지자체와의 협조관계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주말에는 2~3시간씩 대기하는데 앞으로 밀양시와 협조해 주변 자연경관을 재정비하여 휴식공간, 놀이공간, 재충전에너지공간 등을 조성해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할 것입니다. 또한 경남도와 울산시의 협조를 받아 케이블카를 중심으로 새로운 관광명소를 개발 할 것입니다. 아울러 진입도로정비와 지역문화공간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통해 도립공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계획입니다.”

Q. 향후 계획하는 사업은.
“이곳 하늘 정원에서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눈꽃축제 및 해돋이 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계절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체험행사 및 이벤트를 순차적으로 시행할 것입니다. 또한 주변 숲을 활용한 자연생태학습장 조성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늘정원과 케이블카 승강장 옥상 공간을 활용해 비영리 목적의 공연장 및 결혼식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탄생 주역
조용준 (주)한국화이바 회장은 누구인가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를 탄생시킨 조용준 회장. 그는 (주)한국화이바의 성공신화를 맨 손으로 일궈낸 인물이다.
전라남도 담양에서 출생한 조 회장은 일제 때 소학교 졸업이 최고 학력이다.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의 꿈을 키워왔던 그는 1960년대 일본에서 수입된 낚싯대를 처음 접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당시 FRP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그는 일본어 책을 독학으로 공부 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40년 뒤, 그는 FRP로 24m에 이르는 철도차량을 만들어내는 신화를 창조했다. 그래서 그의 성공담에는 항상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아무런 노력 없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란 불가능하다. 그에게 있어서 노력과 연구는 여든을 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972년 한국화이바를 설립한 조 회장은 현장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산지식을 바탕으로 평생 동안 연구에 매진했다. 독학으로 유리섬유를 만들어 낸 그의 끈기는 현장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지금도 그는 하루 30분만 자리에 앉아 있다. 나머지 시간은 공장을 돌면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추진되고 있는 일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을 그리는 데 투자한다. 연구실과 생산현장을 동일 시 하기에 직원들에 대한 그의 관심은 남다르다. 결재의 90%도 현장에 서서 할 정도다.



이러한 연구에 대한 열의는 500만불 수출탑 수상(1984), 항공기용 복합소재 개발에 대한 장영실상 수상(1992), 방위산업체 연구개발 분야 대상 수상(1993), 핵폐기물 유리화처리기법 개발로 특허기술분야 최고상인 세종대왕상 수상(1997), 금탑산업훈장 수여(2002), 서울시환경대상(2011) 등으로 결실을 맺어왔다.
평소 ‘밀어붙이기’식 뚝심경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조 회장. 그가 “된다”고 하면 무조건 성사 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실패의 경험은 있었다. 알루미늄으로 가공되던 컨테이너를 FRP로 만들고자 했던 시도가 바로 그것이다. 시도는 좋았지만, 원가를 고려하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 당시 이 기술을 가지고 중국으로 진출을 하려고 했지만, 자칫 잘못하면 중국정부에 기술과 시설 전부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유리섬유 복합관 공장을 중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자칫 우리의 기술력과 인력이 새어나갈 것을 염려하는 조 회장은 한 번 한 실수를 두 번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1998년 밀양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주력해 온 그는 이제 지역기관장 회의에서 제안된 사회공헌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사업이다. 밀양의 문화관광산업을 도약시켜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추진한 것이다. 12여 년 동안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이뤄 낸 결실이라 더욱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그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시간을 백호바위를 마주하며 관광도시 밀양의 청사진을 그리며 빌고 다짐했다.
지금도 여전히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공부 중이라는 조 회장의 책상 위에는 책이 가득하다. 죄다 일본어로 쓰여진 원서이기에 제목을 물어보니 ‘기계 재료의 강도와 기능’, ‘샌드위치 구조의 기초’ 등과 같은 기계, 역학 관련 책이다. 젊은이들도 엄두를 내지 못할 두꺼운 원서를 그는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읽고 또 읽는다. 나이를 잊은 채 항상 시대를 앞서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인 조용준 회장. ‘독창력만이 살 길이다’는 그의 자서전 제목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