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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활력 제고를 위한 국내관광 활성화 방안

김상욱(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과장)  / 2012-10-30 10:18:11

□ 국내관광의 중요성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국가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내수 및 서민ㆍ지역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내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관광산업이 소비 진작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고, 지역 경기 활성화, 지자체의 세수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든 국민이 하루 더 여행을 갈 경우, 소비가 2조5천억 원 창출되고, 일자리 5만개가 증가한다고 한다.

주5일 수업제, 주40시간 근무제의 시행으로 국민 여가시간이 증대하였고, 관광 목적의 여행일수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11년 국민여행실태조사), 민간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여하에 따라 국내관광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국내관광의 현황과 문제점
국내관광은 최근 외래관광객의 급격한 성장세에 비해서 다소 정체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1년 국민여행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여행이동총량은 09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10년 3.4억 인ㆍ일, ‘11년 2.9억 인ㆍ일) 순수 관광 목적 이동의 경우는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국내여행이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여행총량의 감소세는 국가 전체적인 불경기, 당해연도 기후상황, 업무상 이동의 감소 등 관광산업 이외의 변수에서 기인한 바가 크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 관광산업과 정책 측면에서도 살펴볼 부분이 많다.

먼저 국민여행실태조사 결과, 국민들이 국내여행을 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①여가시간 및 마음의 여유 부족(55.4%) ②건강상의 이유(13.7%) ③경제적인 여유 부족(13%) ④선호하는 목적지 및 여행에 관심이 없어서(5.5%) 등을 순서대로 꼽고 있다.

주40시간 근무제도가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고 장시간 근로를 제한하는 각종 제도를 시행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나라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세계 최장수준이다.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충분한 여가시간이 확보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 여행을 꼽는 것을 볼 때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해결과제는 충분한 여가시간 확보와 ‘일과 여가의 균형’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확산이 아닐까 한다.

또한 요즘처럼 국내외 경제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의 경우 여행경비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여행바우처 제도를 대폭 확대시행하고 모든 국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국내여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밖에도 국내에는 해외만큼 매력적인 관광지가 없다는 인식을 바꾸고 평소 여행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 여행의 참맛에 눈뜰 수 있도록 매력적인 관광콘텐츠를 확충하는 것이 국내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당면과제이다.

□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 추진상황
문화체육관광부는 그동안 국내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별 특색 있는 관광콘텐츠 확충 및 인프라 개선을 위해 서해안,동해안,남해안,중부내륙 및 3대 문화권으로 나누어 중장기 계획 하에 관광자원 개발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별 난무하는 축제들 중 우수사례를 선정, 문화관광축제로서 지원하고 있으며 고궁 등 문화재에 숨결을 불어넣는 특색있는 관광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옥체험, 템플스테이, 야영장 등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체험이 있는 숙박프로그램을 개발,조성하고 지원함으로써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홍보함으로써 국민들의 국내여행 욕구를 자극함과 동시에 오늘이라도 당장 떠날 수 있도록 정확하고 실속있는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등 ‘수요촉진’ 정책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관광욕구를 가지고 있음에도 사회적?경제적 제약으로 쉽사리 떠날 수 없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여행경비의 일부를 제공하는 여행바우처 사업과 장애인 관광편의성 제고 사업을 점차 확대하여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내수활력 제고를 위한 국내관광 활성화 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한 이후 경제에 직접적인 파급효과가 있는 사업들을 중심으로 범정부적인 국내관광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이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을 통해 국내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휴가철 국내여행 참여를 독려한 바 있으며, ‘대한민국 구석구석’ 국내관광 광고캠페인, ‘하하호호’ 여름철 국내관광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시행하였다.
한편 문화부는 여행을 통한 소통의 가치를 강조하고, 일상적인 국내관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1박 2일 소통캠프’ 확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부처, 공공기관별 직장 내 소통을 위한 직원 간 1박 2일 자유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참여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민간기업에도 ‘1박 2일 소통캠프’를 확산하기 위해 여행정보 제공, 컨설팅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참고로 삼성생명이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하여 임직원 7,200명이 참여하는 ‘1박 2일’ 소통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이다.

최근 문화부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99곳을 선정해서 발표하였다. 문화부는 국민들이 이들 관광지를 실제 방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1박 2일, 2박 3일 등 일정별로 다양한 여행코스를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국내관광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17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모바일 앱은 추천관광지, 전통문화,자연,레포츠 등 테마별 정보, 숙박,교통,음식 등 위치기반 관광 종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스마트 관광안내 콘텐츠를 보강하고 이용편의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새롭게 조성된 수변 관광자원은 지역관광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1,200km에 이르는 가람길 도보관광을 활성화하고, 녹색자전거열차, 바이크텔과 같은 자전거관광 콘텐츠 및 인프라를 육성하고 있다. 공주보, 달성보 등에서 열리는 강변문화장터, 수변 체육시설 공간을 활용한 아마추어 스포츠클럽 대축전 등도 많은 관광객을 지역의 강가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 향후과제와 방향
관광업계와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내관광이 중장기적으로 성장ㆍ발전하기 위해서는 ▲휴가문화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제도개선, ▲해외관광 수요를 국내관광으로 전환하기 위한 콘텐츠 및 인프라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
우선 시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부담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휴일제도, 교육제도의 개선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체공휴일제, 봄ㆍ가을 단기방학 제도 등이 도입된다면, 국내관광 증대를 통한 긍정적인 경제효과가 발생할 뿐 아니라, ‘일과 여가의 균형’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동시에 공공부문과 기업이 솔선수범하여 연가보상비 상한제를 시행하는 등 휴가사용을 활성화하고, 연중 자유롭게 장기휴가를 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편,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국내보다 해외의 관광지가 더 매력적이고 편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여행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관광 콘텐츠를 확충하고 지역의 관광수용태세를 개선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경기 화성시), 레고랜드(강원 춘천시)와 같은 테마파크형 리조트는 관광콘텐츠 확충과 함께 투자유치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한 국가의 국내관광ㆍ지역관광의 활성화 정도는 사회ㆍ문화ㆍ제도의 관광친화성을 포함한 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잠재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척도 중 하나이다. 실제 프랑스, 캐나다 등 세계적인 관광지로 잘 알려진 관광선진국도 내수관광의 비중이 인바운드 관광보다 훨씬 더 크다.

한편으로는 관광객이 여행지에서 소비하는 지출이 현지인들에게 직접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고, 현지의 자연과 생명, 질서를 존중하려는 공정여행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관광이 활성화되어 관광이 국가경제 뿐 아니라 지역공동체,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 제고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한국관광정책’ 가을호에 실린 기고문을 전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