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left
search

 

 

ȭ
ȭ

지자체장 인터뷰4| 김윤식 시흥시장을 만나다

“이번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은 분권형 국가를 표방할 필요가 있다”

전병열·권혜리 기자  newsone@newsone.co.kr / 2012-10-04 13:40:48

미래 시흥 100년의 초석을 놓는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금처럼 국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메카니즘을 가지고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그런 논리와 페러다임을 가지고 양적 성장에 치중해왔다. 더 이상 안정적인 성장과 시민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국가 시스템자체가 분권형 국가로 가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이번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은 분권형 국가를 표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금 23년째 지방자치를 한다고 하면서 완전히 껍데기뿐이다. 재정은 8대 2 정도고, 맡고 있는 사항은 7대 3정도로 2할 자치, 3할 자치라고 표현을 하는데 심각한 상태다. 지금 상황이 228개 기초단체 중에 자체 세입으로 시·군청 인권비가 안 되는 곳이 54%다. 절반 이상의 자치단체가 공무원 월급도 주지 못한다. 경제력이 밑받침 되지 않으면 어떻게 행정을 운영하겠는가?” 지방분권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김윤식 시흥시장(사진)의 일갈이다. 민선 5기 남은 임기 동안 시흥 100년을 준비한다는 김 시장을 만나 시흥의 비전을 들어봤다.

미래 시흥 100년의 초석을 놓는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먼저 양적·하드웨어 중심의 ‘성장·개발’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생명’을 키우며, 다음으로는 단순한 ‘참여’를 넘어 시민이 ‘주인 되고’ 실제로 ‘주인노릇을 하게’ 하고, 셋째는 ‘중앙 의존적’ 행정에서 탈피해 완전한 지방자치를 위한 ‘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처럼 시민이 고객이 되고, 관리 대상이 되는 시대에서는 진정한 생명·참여·분권의 시흥이 만들어 질 수 없다. 정치적으로 ‘성공한’ 시장보다 ‘원칙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일한’ 시장으로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인다.

‘생명도시’는 자연과 인재양성을 아우르는 말이냐고 묻자 그는 “생명도시는 두 가지의 개념이다. 하나는 모든 생명체들과 함께 평화롭게 공유하는 그런 도시를 만들려고 하고 다른 한 가지는 다양한 공동체가 활발하게 살아 숨 쉬는 그런 도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수도권이지만 그 동안 개발제한 구역으로 꽁꽁 묶어둔 덕분에 이런 좋은 생명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김 시장은 “많이 망가지기는 했지만 생명력을 충분히 복원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자원이 많다. 그런 자원을 바탕으로 교육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이다”고 강조한다. 수도권 규제정책 때문에라도 시흥은 자연 그대로를 활용하고 보호하면서 일자리도 만들고 지역의 소득도 올리는 방향으로 도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시장이 생각하는 관광은 어떤 형태일까. “바쁘게 다니며 사진 찍고 하는 건 후진적인 형태의 관광이다. 요즘의 관광산업은 체험과 교육을 바탕으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성공하는 것 같다.”
김 시장은 시흥이 80만에 육박하는 시민과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 도시로서 생명자원이 많다고 자랑한다. “순천만 면적이 160만 평인데 비해 우리는 ‘호조벌’만해도 190만 평이다. 개발제한 정책 때문이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낚시를 다녔다는 물왕저수지를 비롯해 일곱 개의 저수지가 있고 그 밑으로 논이 있는데 조선 경종 때 당시 국가재정의 10분의 1을 투자해서 호조(기획재정부)가 시행한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완성된 곳이다. 굶주리는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국가가 진율청이란 특별관청을 설치하고 간척사업으로 논을 만들어 농사를 짓게 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돈으로 굶는 사람을 구제하는 그런 역사를 가진 논이다.” 시흥은 저수지와 하천을 비롯해 엄청난 면적의 논과 밭이 있으며 시 전체 면적이 43%가 산이다. 그렇지만 구릉수준의 산이고 또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벌이 있다. 96년까지 소금을 생산했던 염전이었으나 90대 후반에 들어 염전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생산을 중단했던 곳이다. 그 사이로 구불구불하게 갯벌이 있으며 경기도 유일의 자연자원이다.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잘라 말했다. “시흥이 지형적으로 역사적으로 가진 특성을 살려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인공적인 시설은 배제하는 쪽으로 관광상품화 시킬 계획이다. 예를 들어서 논을 배경으로 해서 호조벌 축제를 하는데 시에서 관여하는 게 아니고 동네에서 시민들끼리 하는 축제로 논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 모내기 단계에서 수확해 쌀을 먹는 것까지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이 1년 과정으로 함께 진행 한다. 이런 체험은 인공시설을 갖춘 곳에서는 할 수 없는 활동들이다. 서울에서 도시농업박람회를 한다고 해서 가보면 양동이에 벼를 심어놓고 보는 수준인데 190만 평의 광활한 논에서 실제로 농사 체험하는 것과 비교가 되겠는가?”

김 시장은 말(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농업기술센터가 있는데 농업기술을 가르쳐 주고 새로운 품종을 나눠주고 하던 시기에 활동하던 분들이라 새로운 개념의 도시농업이 잘 소화가 안 된다. 농업을 바탕으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최근에 정부에서 말산업을 시작했다. 우리 시흥에도 이미 승마클럽이 세군데 운영 중이다. 지금 제정된 법과 동향 등을 분석 하는 중인데 시흥이 승마하기 좋은 곳이다. 그래서 승마와 골프 등을 잘 연계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조직개편 때 녹색산업 관련 조직을 구상하고 있다”

시흥은 갯골생태공원에 해수풀장을 조성해 올 여름방학 때 오픈했다. 김 시장은 “지하 150m에서 아주 깨끗한 해수를 끌어올려서 공급한다”며 “한강변에도 풀장이 많지만 거기서 바닷물 실어 날라 사용하려면 비용이 엄청나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아래서 끌어올려서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자랑한다. “생태지역이기 때문에 아무나 들어가서 마구잡이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 않고 미리 예약을 하고 비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는 그는 “아직 주변 사유지를 사 들이지 못해 개발에 제약이 많아 무료로 운영 중이지만 앞으로는 제한된 인원수만 이용해 교육과 체험을 겸할 수 있도록 바꿔갈 계획이다”고 전한다.



“생태적인 가치가 높은 곳은 사람들의 출입이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 시장은 민원에 대해 “특정 조직이나 기관에 운영·관리할 수 있는 권리가 지속 된다면 여러 가지로 시비도 생기겠지만 마을기업 등 공동체 방식으로 풀어 나가면 문제가 없다”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누가 많이 투자하고 지배력을 행사하는 그런 조직이 아니라 1인1표제로 운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수가 경제적 이윤을 얻을 수 있는 행복한 공동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흥시의 문화관광 정책과 비전에 대해 물었다. “생명도시 시흥은 자연생명체와 시민공동체가 함께 살아있는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의미한다. 이에 걸맞게 우리시의 경우 생명, 자연이 살아있는 글로벌도시로서의 비전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개발과 21세기형 관광 및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관광개발 초기단계부터 지역주민, NGO 등을 지역의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등 참여와 상호협력과 같은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4년은 시흥 100년이 되는 해이며 서울대 시흥국제캠퍼스 오픈을 시작으로 글로벌 교육, 의료, 관광 자족기능을 갖춘 수도권에서 각광받는 살기 좋은 명품도시인 ‘군자배곧신도시’를 건설해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 형성 등 글로벌 관광도시로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오이도 선사유적지 등 지역의 역사문화자원 보존과 오션프론트, 오이도 선사해안문화특구 등 개발을 조화롭게 관광산업에 반영할 계획이며 물왕저수지, 호조벌, 갯골, 등 자연생태자원을 최대한 보존하는 범위에서의 관광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광주 석산고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지방자치 및 도시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행정자치부 장관 정책보좌관·경기도의회 의원·故제정구 국회의원 비서·김영환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거쳐 민선4기 시흥시장에 당선됐으며 민선5기로 재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