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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군의 새로운 관광콘텐츠, 말(馬)

박주영 박사  newsone@newsone.co.kr / 2012-09-03 15:56:30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제정·시행되면서 말산업(Horse Industry)에 대한 지자체들의 관심이 뜨겁다. 말산업이란, 말의 생산·사육·조련·유통·소비에 이르기까지 말을 매개로 하여 발생되는 모든 사업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말을 관광콘텐츠화 한, 이른바 ‘승마관광’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지역에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지자체가 최근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지자체들 가운데 한걸음 앞서 말과 관련한 인프라를 구축해 온 지역이 있다. 바로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전북 장수군이다.

장수군의 말(馬)을 활용한 새로운 도약
전북 장수군에는 한국마사고등학교,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육성목장(장수목장), 국제 경기 규격을 갖춘 장수승마장, 장수승마체험장, 게다가 승마장과 승마체험장을 잇는 말 전용 도로(말 크로스컨트리)가 있다. 한국마사고등학교는 말과 관련한 인재 육성을 목표로 2003년 설립된 특성화고등학교이고, 장수목장은 2007년 완공된 한국마사회 소속의 경주마 생산 및 육성목장이다. 150만㎡에 달하는 부지에 넓은 초지와 야생화 탐방로, 생태숲길 등이 조성되어 있는데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갖고 있어 가족나들이하기에 제격이다. 미리 견학 예약을 하면 홍보영상물 관람, 씨수말마사, 관상마방, 승마체험, 먹어주기 체험까지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드넓은 초원에 뛰노는 말들을 보며 거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니 특히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2007년 3월 개장한 이후, 월평균 약 1천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장수승마장(2003년~2007년 완공)은 16만 6천여㎡의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국제경기 규격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각종 국내외 승마대회 개최가 가능하다. 또한 장수군에서 직영하는 장수승마체험장(2006~2009년 완공)에는 국내 유일의 ‘트로이 목마’가 있고 승마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제주 조랑말, 포니, 당나귀 등 다양한 종류의 희귀말 전시장과 방문객 쉼터, 방목장이 조성되어 있다. 장수승마체험장은 해발 500m에 위치해 경관이 아름답고 한여름에는 대도시에 비해 5~6도 이상 기온이 낮아 쾌적한 상태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승마 랜드마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승마체험장에 설치한 트로이 목마는 속이 비어 있어서, 목마의 앞쪽은 회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목마의 눈 부분을 통해 승마장 전망이 가능하고, 뒤쪽은 시뮬레이션 승마 운동장비가 마련돼 있어 가상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장수승마체험장에서 성인 한 사람이 승마를 하려면 30분 기준에 2만 5천원이면 된다. 어린이는 어른의 절반 값인 1만 2000원이고 청소년도 1만 8000원이면 승마를 경험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2011년 이곳에서 유료로 승마를 즐긴 사람은 7750명 정도이며, 전체 방문객은 2만 4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아직 일반에게 개방하지는 않았지만, 장수승마장과 장수승마체험장을 잇는 총 연장 10km의 말 크로스컨트리 도로를 2009년 완공한 바 있다. 이것은 승마장이 아닌 야외에서 승마(외승)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말 전용도로로서, 현재 도로 주변에 쉼터, 쌈지공원, 숲, 경관수 식재 등 명품도로 조성을 위해 공사 중이며 2013년 하반기에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장수군이 말과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2008년부터 추진한 전라북도의 ‘1시·군 1프로젝트’ 사업으로 매년 10억 원 씩 예산이 지원되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균형발전을 위한 ‘1시·군 1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장수군은 ‘말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내걸었다. 
한편 장수군은 2011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말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받아 승마 관련 관광산업을 본격 육성하는 데 탄력을 받게 되었다.‘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에 따라 지정되는 지역특구는 전국적으로 일괄 적용되는 각종 규제를 적용받지 않으며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관한 특례와 ‘기업 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관한 특례 등 14개 법령을 비롯해 25개 규제 특례를 적용받는다. 

승마관광 활성화를 위한 과제
말의 메카로서 성장하기 위한 장수군의 노력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승마레저 체험촌을 조성하여 승마 관광객이 체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게르’라 불리는 몽골족의 이동식 집을 조성하여 승마 체험뿐 아니라 관련 문화까지도 체험하게끔 한다는 생각이다. 이밖에 골프장을 건립하여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승마와 골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민간자본 유치를 추진 중이다. 또한 민간자본으로 호텔을 건립함으로써 승마장과 골프장, 말 크로스컨트리 도로 등을 갖춘 승마레저타운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다. 이외에도 장수군은 지속적으로 국내외 승마대회를 유치해 승마 대중화를 꾀하는 한편, 지역특산품과 다양한 관광 상품, 그리고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접목된 말 문화축제를 개최하여 더 많은 방문객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승마관광을‘단순히 말을 타는 활동뿐 아니라 말을 보고, 방목장을 산책하고, 관련 축제나 경기를 관람하는 활동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볼 때, 장수군은 말 방목장, 국제규격을 갖춘 승마장, 승마체험장, 말 크로스컨트리 코스 등 승마관광을 활성화하기에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관광객 송출시장인 서울에서 장수군까지 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접근성이 관광 활성화의 큰 제약요인이다.
이러한 접근성을 극복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찾아가고자 하는, 가고 싶어 하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의 여러 자원을 엮어 관광매력도를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수군은 지역이 지닌 다양한 관광 자원과 지역특산물을 승마관광과 연계하고, 이를 널리 홍보하여야 한다. 관광객들에게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 등 다양한 요소를 충족시켜야 하며, 타 지역과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하여야 한다. 부족한 요소에 대해서는 인근 지자체와의 연계 마케팅도 고려할 수 있다. 예컨대 진안의 명산 마이산(馬耳山)은 말 귀 모양처럼 보인다 하니, 장수군의 승마관광과 연계하여 마케팅하기에 훌륭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장수군에서 조성한 승마관광 자원을 잘 엮어서 가까운 미래에 ‘승마관광 1번지, 장수군’으로 불리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계간 한국관광정책 여름호에서 전재>

┃박주영 박사┃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하고 연세대 일반대학원에서 도시계획 전공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객원교수로 출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