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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바다 여행의 새로운 중심지, 안산 대부도

전상수 객원기자  newsone@newsone.co.kr / 2012-08-29 18:58:00

해돋이(일출)와 해넘이(일몰)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여행지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곤 한다. 해돋이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갈망하는 여행자에게 매력적이라면 해넘이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여행자에게 매력적이다. 안산의 대부도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짙은 와인빛의 일몰과 하루의 삶을 정리하고 돌아서는 마을 주민의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인상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화호, ‘죽음의 호수’에서 ‘녹색에너지의 상징’으로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서남쪽으로 1시간쯤 달리다 보면 안산 시화호를 마주하게 된다. 시화호는 농어촌진흥공사가 1987년부터 1994년까지 7년에 걸친 공사 끝에 방조제를 만들어 조성한 인공호수다.

원래는 바닷물을 빼내고 담수호를 만들어 인근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려고 했으나 주변 공단의 공업용 폐수와 생활하수가 유입되면서 수질오염이 심각해져 한때 환경오염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담수호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2001년 2월 시화호는 공식적으로 해수호가 되었다. 하지만 하수처리장 설치, 갈대습지 조성 등 정부와 안산시의 지속적이고 대대적인 수질 개선 노력으로 현재는 이전보다 훨씬 수질이 개선되었으며, 최근에는 ‘오염물질 총량관리제’의 도입을 추진하며 더욱 깨끗한 수질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1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완공해 인구 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있어, ‘환경오염의 상징’에서 ‘녹색에너지의 상징’으로 그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있다.



국내유일의 서커스단 ‘동춘서커스’
길게 뻗어 있는 시화방조제 길을 따라 10킬로미터쯤 달리면 대부도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예전에는 대부도가 대부도와 구봉도, 선감도, 불도, 탄도 등의 여러 섬들로 나뉘어 있었는데 현재는 이들을 모두 연결해 커다란 하나의 섬으로 통합시켰다.

대부도의 초입에는 옛 향수를 그리게 하는 ‘동춘서커스’가 자리잡고 있다. 1960~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활황을 누리던 서커스였지만 텔레비전이나 영화관에 밀리면서 계속 쇠락을 거듭했고, 결국 동춘서커스단이 국내에 남은 유일한 서커스단이 되었다. 그나마도 2009년 문을 닫을 뻔했으나, 극적으로 문화관광부에 전문예술단체로 등록되어 지정기부금단체가 되어 기사회생했다.

저글링, 공중곡예, 외줄타기 등 전통 서커스단이 보여주는 신명나는 묘기들은 텔레비전이나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는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아찔하고 위험한 곡예를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과 노력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그들의 몸짓이 연예·오락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로서 다가왔다.

동춘서커스단이 대부도에 자리를 튼 것은 지난 7월 21일이다. 이제 겨우 한 달 여. 하지만 동춘 서커스는 갯벌, 낙조, 바다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더불어 대부도 또 다른 주요 관광 상품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부도에서 유럽 마을의 정취를 느끼다
큰길을 따라 대부도 시내를 관통하다 보면, 길 좌우로 포도와 복숭아를 파는 노점상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아울러 노점상들의 뒤편으로는 포도밭도 눈에 들어온다.

대부도 포도는 맑은 바닷바람과 강한 햇볕을 받고 자라 당도가 높고 빛깔이 곱다. 그래서일까. 2001년 32가구의 포도 농가가 조합을 만들어 와인 생산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곳이 바로 ‘그랑꼬또 와이너리.’ 프랑스와 이탈리아, 칠레 등으로 대표되는 와인 생산 명가에 도전장을 던진 ‘그랑꼬또 와이너리’는 점차 경쟁력을 갖춘 와인으로 입소문을 통해 국내 대표 와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랑꼬또 와이너리’에서 약 5분쯤을 더 들어가면 ‘대부도 펜션타운’을 만날 수 있다. 대부도 펜션타운은 유럽의 마을을 그대로 옮겨온 듯 이국적이며 화려하다. 11만 4,000제곱미터(약 3만 5,000평)의 부지에 62채의 펜션과 편의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어 그 자체로 유럽풍의 마을이 되었다. 또한 2인 전용 원룸부터 최대 인원 25명을 수용할 수 있는 105평형의 독채 펜션까지 규모도 다양하고 시설도 다채로워 연인 간의 여행에서부터 대가족이 함께하는 여행, 직장이나 단체의 수련회 등 어떤 성격의 여행과도 잘 어울리는 숙박시설이다. 게다가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해질녘 석양의 아름다움은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그대로 멈추게 만든다.



대부도의 새로운 명소 ‘구봉도 낙조전망대’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대부도 여행의 가장 백미는 바로 해넘이를 바라보는 것이다. 대부도에서 해넘이를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구봉도 낙조전망대다. 구봉도의 대부해솔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 보면 섬과 섬을 이어놓은 ‘개미허리 다리’라는 이름의 다리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약 10분쯤을 더 가게 되면 낙조전망대가 나타난다. 이 낙조전망대는 올 6월 새롭게 설치한 것으로 전망대 가운데에 일몰과 노을빛을 형상화한 조형물도 인상적이다.  이 조형물은 지난해 9월 공모를 통해 당선된 작품으로 그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한참을 줄 서야 하는 인기 있는 관광 코스가 되었다.

낙조전망대 외에도 ‘유리섬 박물관’, '대부 바다향기 테마파크', '바다향기 수목원' 등 새로운 관광 코스가 개발되면서 대부도는 대한민국 바다 여행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