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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도 식후경” 맛과 멋이 넘치는 인천의 먹거리

서해안 해물탕부터 간식용 닭강정, 해노랑이까지 종류도 다양

이현수 기자  novasaki@newsone.co.kr / 2012-08-03 12:09:47

인천은 우리나라 개방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항구 도시다. 서구 문물들을 받아들이면서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외국 열강들의 침입을 받기도 했다. 외국의 군대가 남의 땅 조선 반도를 전장터로 삼아 피터지게 싸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물론이고 우리민족이 남북으로 갈려 치룬 6.25전쟁에서도 인천은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인천항에 이어 인천공항 개항이후로는 국제적 문물 교류의 관문이었다. 이런 인천의 역사는 다채로운 식문화의 발달로 이어졌다는데 그 속살을 들여다보자.

신포닭강정
인천의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신포시장은 동인천역 근처에 있다. 19세기말 외국인을 대상으로 고급채소를 팔았던 푸성귀전에서 시초였다. 이곳은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이며, 내외국인이 북적거리는 활력 넘치는 장소였다.
신포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달콤새콤한 냄새가 풍긴다. 이곳의 명물 ‘신포닭강정’의 냄새다. 펄펄 끓는 기름에 갓 튀겨진 닭에 매콤한 청양고추와 땅콩가루를 가득 입힌 닭강정은 칼칼한 첫맛과 촉촉한 속살로 유명하다. 평일에도 긴 줄을 서야 맛을 볼 수 있다. 과거 중국 선원들이 닭튀김을 오래 즐기기 위해 만들었던 음식이다. 식을수록 양념이 닭고기에 깊게 배어들어 진한 맛을 낸다.

삼치구이거리
‘착한 안주’를 찾는다면 삼치구이거리로 가자. 이곳에서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몸에 좋기로 알려져 있는 삼치를 담백하게 구워 내놓는다. 삼치구이와 막걸리 한 잔에 단돈 1만 원 내외이니 부담 없이 일상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적은 돈으로 서민들이 싸고 푸짐한 안주를 즐길 수 있으니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젊은 시절 이 곳에서 끼니를 때우며 추억을 쌓았던 직장인, 자영업자들이 꾸준히 찾는다. 오래된 삼치집일수록 단골이 확실하다. 이들은 단골집 삼치집에 들어가기 위해 30~40분씩 문밖에서 기다리는 것을 감수한다.

연안부두 밴댕이 회무침 거리
인천 국제연안여객터미널에서 10여 분 걷다 보면 해양센터가 나온다. 이 근방에 빼곡하게 들어찬 식당들에 ‘회무침’이라는 글자가 간판마다 예외 없이 들어있다. 본래 이곳은 꽃게잡이 선원들의 사무실이 가득했었다. 이들에게 선어를 먹기 좋게 썰어 각종 야채와 고추양념장에 빨갛게 버무려 내놓았던 것이 오늘날에 이르렀다.
밴댕이는 그물에 잡힐 때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파르르 떨다가 곧바로 죽어버리기 일쑤다. 살도 무른 편이라 부패하기 쉬운 탓에 보관도 곤란하다. 때문에 1970년대까지만 해도 밴댕이는 젓갈을 담그거나 몇몇 뱃사람들만 회로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냉동 기술의 발달로 잡은 밴댕이를 급속 냉동시킬 수 있어, 밴댕이와 각종 잡어를 양배추, 깻잎, 초고추장과 한데 버무려 먹는 회무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락골 추어마을
남동구와 시흥시 경계의 도로변으로 들어가면 추어탕집이 밀집해 있다. 이곳은 연락골 추어마을이다. 과거 주변에 논이 많고 미꾸라지가 많이 잡혔기에, 주민들끼리 모여 추어탕을 만들어 먹던 것이 시작이었다. 현재 9개소의 전통 추어탕 전문점이 모여 있다. 푸짐한 양과 얼큰한 맛 덕분에 식사시간에는 자리가 꽉 찬다.

더리미 장어마을
강화대교를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면 장어구이마을 ‘더리미’가 나온다. 강변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곳에 밀집한 장어전문집들은 각자만의 특징을 자랑한다. 소금구이, 양념구이, 간장 소스구이부터 장어탕, 장어덮밥, 장어조림, 장어탕수육까지 다양한 형태의 장어요리를 팔고 있다. 근방에는 유리와 판화 위주로 전시하는 더리미 미술관이 있다.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
동인천역 가까운 곳에 위치한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는 시원하고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이 단골로 찾는 먹거리촌으로 유명하다. 어부들이 아귀라는 물고기가 너무 못생겨서 그물에 잡혀도 ‘텀벙 텀벙’ 물에 버려서 생겨났다는 아귀의 인천식 이름 물텀벙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학서라는 ‘자산어보’에도 등장하는 생선으로 주로 찜이나 탕으로 많이 해먹는다.
마산에서는 주로 찜으로 해먹어 아귀찜이 유명하고 인천에서는 탕으로 많이 해먹어 물텀벙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한국전쟁 직후 인천항 인근에 물텀벙이 식당이 들어서다가 1980년대부터 용현동에 한집 두 집 생겨나 물텀벙이 거리를 형성하더니 이제는 인천을 대표하는 메뉴가 되었다.   
인천의 명물과자 해노랑천안의 호두과자, 경주의 경주빵, 통영은 꿀빵이 대표적인 간식거리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운송수단이나 택배가 발달된 요즘엔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특산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인천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용 특산품은 해노랑이란 인천시 공인 브랜드를 쓰고 있는 만주형태의 과자다.    
해노랑은 '태양이 빚은 과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강화도의 따뜻한 햇살을 받은 고구마, 쌀, 인삼 등으로 만들어졌다한다. 인천을 방문한 내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선물용 상품으로 탄생한 제품이다. 해노랑은 밀가루로 빚은 얇은 피 속에 속노랑고구마가 앙금형태로 함유되어 있고 강화인삼을 첨가하여 단맛을 억제하고 향취를 고급화 시켜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