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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과 이야기를 품은 도시, 군산을 가다’

지자체 관광매력탐구 | 군산시

권혜리 기자  hyeri@newsone.co.kr / 2012-07-19 10:00:18

[군산=문화관광저널]과거의 이야기와 미래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곳

 ‘노스탤지아’(nostalgia) - 옛것을 기억하고 그리워한다는 의미의 이 단어는 우리말 향수와 같은 뜻을 지녔다. 쉽게 말해 ‘노스탤지아’는 이야기이고, 추억이다. 이야기할 것이 없다면 기억 또한 오래되지 못할 것이며, 기억할 수 없다면 그리워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단어에 이 만큼 어울리는 도시가 또 있을까 싶다. 좁은 골목길이 있고, 투박한 단팥빵과 오래된 간판의 짬뽕집. 그리고 고교 야구까지….

도시 구석구석 발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있고, 추억이 있는 곳. 바로 전라북도 군산이다.

더 거슬러 일제치하의 근현대사를 이야기 할 때도 군산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그러한 군산이 최근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서해안의 관문이자 해상무역의 요충지로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군산의 새로운 ‘이야기’가 다시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새만금방파제 위에서 본 끝없는 지평선과 새하얀 날개를 돌리던 풍력발전기, 구불구불 이어지던 도보여행길 등은 훗날 또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것이며, 추억이 될 것이다.

이야기가 멈추지 않는 한 추억 또한 계속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군산의 ‘노스탤지아’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이야기’

군산은 바다와 호남평야를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 탓에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의 쌀 수탈 본거지였던 곳이다. 굶어 죽는 일이 다반사고 살아가는 일이 말 그대로 ‘전쟁’이었던 현장이었단 역사적 사실은 아직도 군산 시내 곳곳에 잔재로 남아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금광동에 위치한 동국사다.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로, 일본식 투구를 닮은 지붕이 인상적이다. 특히 대웅전의 장식 없는 처마와 외벽의 많은 창문이 일본식 사찰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동국사에서 해망동 방향으로 조금 이동하면 구 히로쓰 가옥도 볼 수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 이 촬영된 장소로, 극 중 인물인 하야시의 이름을 따 ‘하야시 집’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대규모 포목상을 하던 일본인이 건축해 외벽마감, 내부, 정원 등이 건립 당시 모습 유지돼 있으며, 일본식 정원이 아름답다.

붉은벽돌이 인상적인 구 군산세관본관은 독일인이 설계하고 벨기에에서 건축자재를 수입해 지은 대한제국시절 국내 유일의 세관건물이었으며. 내부에는 군산항 개항 이후의 모습이 잘 간직돼 있다.

이 외에도 국내 1호 의학박사로 유명한 이영춘 박사가 기거했다고 알려진 이영춘 가옥과 군산의 미곡을 수탈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던 구 일본제 18은행군산 지점 역시 일제치하의 잔재를 보여준다.

군산시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살려 지난 2009년 장미동에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개관했다.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박물관, 근대자료규장각실 등 총 4층 규모로 이루어졌으며, 눈길을 끄는 것은 시민들의 기증운동을 통해 일부 유물이 수집됐다는 점이다. 특히 1층에 위치한 해양물류역사관에는 국보급 청자 양각 연판문대형통잔 등 해양유물 100여 점이 전시되어 있어 가볼 만 하다.

구)군산세관 본관

‘앞으로 이야기’

총 길이가 33.9km인 세계 최장의 새만금방조제는 21C 군산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와 같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아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의 광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새만금방조제는 경제와 산업, 관광을 하나로 묶은 ‘종합선물세트’다.

그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역시 관광이다.

 새만금으로 가는 어귀에 위치한 비응항은 국내최초의 다기능 관광복합 어항이자 새만금의 시작과 끝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드넓은 바다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빨간색과 하얀색의 등대가 첫눈에 들어오고, 감탄을 자아내는 서해의 일몰을 보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기도 하다.

특히 비응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는 한번 보면 쉬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한다. 길게 늘어선 높이 45m의 새하얀 풍력발전기와 드넓은 서해바다가 어우러진 광경은 이곳이 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손꼽히는지 단박에 이해하게 만든다.

군산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각종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수산물센터와 인근의 횟집들도 놓치면 아쉽다. 손맛이 좋아 이곳의 방조제 바다낚시는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한 곳이기도 하다.

새만금방조제가 준공되어 육지로 변한 섬들 중 대표적인 곳이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다. 신시도는 새만금 사업의 중심으로 휴게시설 등이 마련되 방조제를 찾는 사람들의 중간 기착지로 각광 받고 있으며 신라 시대 학자인 최치원이 절경에 반했다 전해지는 대각산 등의 명성 덕에 등산객들의 필수   등반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선 놀이터’라 불리는 고군산군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관은 이미 군산의 대표적인 풍광 사진을 통해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허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는 차이가 큰 법. 새만금에 왔다면 놓치면 후회할 만한 장관이다. 또한, 선유도와 무녀도, 장자도를 잇는 9.28km의 하이킹코스도 도전해 볼 만하다.

새만금방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