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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트래블 | 남도의 맛

“그곳에 가면 어머니 손맛이 반긴다”

이현수 기자  novasaki@newsone.co.kr / 2012-07-12 17:53:21

양과 맛, 찰지고 달콤한 광주의 먹거리 추억

음 식을 먹는 스타일은 양과 맛 둘 중 하나로 나뉜다. 양만 많으면 맛은 어떻든 상관없다는 사람, 맛만 좋으면 그 양은 적어도 상관이 없다는 사람. 남도에서는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양과 맛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으니까. 광주는 먹을거리의 고향이다. 양도 푸짐하지만, 상에서 버릴게 하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골고루 맛있다는 평이 높다.

‘떡갈비’와 ‘꽃게장’을 한 번에 맛보려면 송정역으로

광주는 식문화가 특히 발달했다. 산과 들, 강에 둘러싸여 식재료가 풍부한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별미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떡갈비다. 떡갈비는 2, 30가지의 채소와 쇠갈비와 돼지고기를 적절히 배합하여 양념해 시루떡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원래는 소화 능력이 떨어지거나 치아가 약한 노인,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었다고 한다. 부드럽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광주 송정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5분 거리에 ‘송정 향토 떡갈비거리’가 있다. 메뉴를 주문하면 갈비뼈 탕과 각종 채소가 곁들여져 나온다.

이곳에서 나주로 향하는 길목에는 꽃게장 전문점들이 모인 ‘꽃게장 백반의 거리’가 있다. 광주 특유의 넉넉한 인심은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수십여 가지의 밑반찬과 감칠맛이 뛰어난 게장은 수도권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푸짐하다.

상추튀김광주 시민들의 추억이 어린 상추튀김

특히 상추튀김은 광주만의 향토음식이다. 오징어 다리를 송송 썰고 한입 크기 야채를 솎아 넣은 튀김을 간장소스와 함께 상추에 싸먹으면 고기쌈이 부럽지 않다. 지역주민에게는 추억이 어린 음식이다. 과거 학생회관 근처에 즐비했던 포장마차에서 즐겼던 기억 때문이라고. 가격도 저렴하여 부담이 없다. 상무역에서 5분 정도 가면 ‘현완단겸 상추튀김’이 있다. 상호를 아들 네 명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는 사연을 들으면 웃음이 터진다.

집장과 김치 등의 발효음식의 고장

집장은 나주지방 양반들이 즐겨먹던 토속 음식이다. 원래 농촌에서 퇴비를 만드는 7월에 장을 만들어 두엄 속에 넣어 삭혀서 먹었다는 우리나라 옛날 발효음식이다. 음력 칠월 백중 무렵에 만든 메줏가루, 식혜로 만든 찹쌀밥 등을 숙성시킨 다음 한 수저 퍼서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농성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조선한정식에서는 이러한 집장을 맛볼 수 있으며, 김치와 더불어 오리떡갈비도 맛볼 수 있다. 김치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광주 김치는 질 좋은 배추와 신안군 등지에서 난 천일염, 새우젓, 멸치젓 등을 사용한다. 기후가 따뜻한 남부의 특성상 간이 세고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여, 차진 맛이 일품이다.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17회나 이어져오고 있는 ‘광주 세계김치문화축제’는 매년 가을마다 열린다.

광주 김치

다른 지역보다 싱싱한 생고기 비빔밥

마지막으로 광주에서 맛보고 가야 할 음식은 ‘생고기 비빔밥’이다. 전라도는 생고기에 대한 개념이 다른 지역과 좀 다르다. 오래전부터 생고기를 먹어 왔던 주민들의 요구로 다른 지역과 달리 일정 부위를 하루 먼저 시장에 풀어 주게 되었다고 한다. 정육하는 데는 보통 3일의 시간이 걸리지만, 전라도는 이튿날 따뜻하고 싱싱한 고기를 조리할 수 있다. 생고기 비빔밥은 푸짐한 상차림에 가격도 저렴하다. 생고기가 버거운 사람들을 위해서 익혀서 내주는 경우도 있다.

무등산 보리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