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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참모습, 전라북도 고창에 세계가 반하다

지자체 관광매력탐구 | 고창군

박필선 기자  tapil@hanmail.net / 2012-07-11 11:28:11

[고창=문화관광저널]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있다. 바로, 어떤 것이 한국적인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는 하는데, 그렇다면 어떤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것일까. 우리가 늘 접하고 있어 소홀히 여기고 있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이 세계적으로 그 존재와 보전의 가치를 인정받아 우리를 놀라게 한 지역이 있다. 전라북도 고창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하고 있다.

유네스코 미슐랭 람사르가 주목

여름철 고속도로를 달리며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 봐도 풍요롭다. 물이 가득한 네모진 논에 파아랗게 자라나는 벼, 그리고 저 멀리 농도 짙은 초록의 산들과 그 아래 자리 잡은 작은 집들. 서울을 벗어나면 시작되는 한가로운 풍경들은 여행의 시작을 알려주는 첫 시각 정보다. 서울에서 3시간 30분. 몇 개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반복되는 차창 밖 장면들이 지루해질 즈음 전라북도 고창에 들어섰다.

고창의 첫인상 역시 언제 어느 곳에 가도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다. 서울과 같은 듯 다른 터미널과 북적대는 시장 통에서 왠지 모를 향수에 젖어들게 하는 고향의 정서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미슐랭 그린가이드 최고점을 받은 박물관, 그리고 람사르 습지가 있다는 사실은 반전 중에서도 대반전이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의 소중한 자연과 유산이 전 지구적으로 보전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전라북도 고창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그 동안 고창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에 대해 알만 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전라북도 고창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고인돌 때문이었다. 청동기 시대 사람들의 장례문화 고인돌은 전 세계적으로 절반 이상이 한반도에 분포돼있는데, 그 중 1,687기가 전라북도 고창에서 발굴됐다. 고창에서 발굴된 고인돌은 그 수가 많기도 많지만, 한반도 각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고창군 아산면과 고창읍에 걸친 반경 1.8km 내에 밀집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고인돌 447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에 등재됐다.

고인돌박물관 : 미슐랭 그린 가이드에 선정된 한국의 23개 관광명소 중 하나로, 역사적 고증에 매우 현실적으로 재현돼있다.

또한, 고인돌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반도의 청동기 시대 장례문화를 설명하는 고인돌박물관은 미슐랭 그린가이드 별점 3개, 즉 한국에서 꼭 들러야 할 한국의 관광명소 23곳 중 하나다. 박물관 내 모형들의 복장은 학자들의 고증에 의해 완벽히 재현됐으며, 얼굴 표정 역시 남방계 인류의 골격을 근거로 하고 있어 현실감을 더한다. 학자들은 물론, 여름방학을 맞아 수많은 학생들이 견학을 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고인돌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고인돌 길을 따라 가면 람사르습지로 지정 된 운곡습지에 다다른다. 운곡습지는 저층 산지습지의 원형으로 복원되고 있으며,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 등 5종의 법정보호종을 비롯하여 산림청 희귀식물 등 총 549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풍요로움 속에 넘치는 문화유산

산과 바다 그리고 너른 들판에서 나는 곡식들은 예부터 고창을 풍요롭게 가꿔왔다. 고인돌이 증명하듯, 청동기 시대 이후 꾸준히 사람들이 거주해 온 풍요의 터 고창에서 한국 전통의 멋이 지속되고 있다. 우선, 고창읍성은 드라마 황진이에서 은호도령과 하지원이 함께 하던 성곽, 영화 왕의 남자에서 공길과 장생이 봉사 놀이를 하던 대나무 숲, 이 외에도 추노, 구미호 등등 수많은 사극 작품이 탄생한 촬영지로 유명하다. 1453년 축성 당시 22개의 관아를 두고, 들과 바다에서 거둔 양식들을 보관했으며, 전쟁 시 백성들의 대피 장소로 이용된 고창읍성은 모두 자연석으로 쌓아 축성한 것이다. 성을 빙 두르고 있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100선에 포함됐는데, 답성놀이를 통해 성곽을 단단히 하는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답성놀이 : 성곽을 도는 국내 유일의 고창읍성 답성놀이는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돌도록 하여 자연석으로 축성된 성벽을 단단히 하고 이를 노동이 아닌 놀이의 형식으로 행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고창읍성의 6개 치성에서는 판소리 여섯마당을 각각 들을 수 있는데, 단순히 관람객의 여흥을 위해 판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아니다. 고창읍성 가까이에 판소리 박물관이 있는 이유는 바로, 신재효라는 인물 때문이다. 신재효는 전국 각지의 판소리에 체계를 잡고 판소리 여섯마당으로 집대성한 인물로, 전라북도 고창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지금도 고창의 국악당에서는 판소리와 가야금 등을 배울 수 있으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판소리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전라북도 고창은 미당 서정주 시문학의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고창 질마재에서 어린 시절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이 미당의 시 문학으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미당시문학관에서는 미당의 작품 뿐 아니라, 미당의 생가와 묘소까지 모든 것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 작품에 등장했던 구름과 바람을 실제로 느껴보는 것도 고창 여행의 매력을 더한다.

미당시문학관 : 미당 서정주의 작품과 미당 시상의 보물창고 질마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따스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선운산(도솔산)에는 선운사가 숨은 듯 자리하고 있는데, 지장보살 전설과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한국 불교계의 3대 성지 중 한 곳이다. 신비로운 지장보살 전설은 일제 강점기로 시계바늘을 되돌린다. 일제 강점기 지장보살상이 도난당해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이때부터 지장보살상을 소장한 사람의 꿈에 나타나 “도솔산으로 돌려보내 달라”하였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소장자들은 병이 들거나 가세가 기울어 다른 이에게 넘겨버리는 일이 반복되는 동안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결국 지장보살상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고창 선운사로 되돌아왔다고 한다.

선운사 : 지장보살 전설과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국내 불교계 3대 성지 중 하나인 선운사에서는 직접 생산한 녹차를 마시며 산사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국내외 여행객들이 최근 선호하는 선운사의 템플스테이는 한국관광의별 후보에 올라 온라인투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선운사는 또한, 올해 외국인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15개 사찰에 포함돼 한국의 정신적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찰에서 생산하는 세작 혹은 우전 등의 녹차도 맛볼 수 있어 고즈넉한 풍취를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