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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절망의 검은 바다에서 희망의 바다로 태어나다

새희망 찾은 만리포에서 즐거운 여름을 노래하자

전성훈 기자  indijeon@naver.com / 2012-06-05 09:54:19

[태안=문화관광저널] 처음 취재의 목적지가 정해졌을 때 사실 조금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2007년 12월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검은 바다로 변했던 태안에서 정녕 깨끗한 바다를 만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하고 출발한 태안 여행은 일순간에 괜한 기우(杞憂)였음을 일깨워 주었다.

만리포 해수욕장 앞에는 그때 그 아픔과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시비가 하나 가 서 있다. 시비에는 '이 찬양 시비는 2007년 12월 7일 만리포 북서방 6마일 해상에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Hebei Spirit)호 유류유출사고로 실의에 빠진 태안군민들의 슬품을 위로하고, 절망의 검은 바다를 희망의 바다로 바꿔 놓은 123만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뜻을 높이 찬양하여 전 군민의 정성을 모아 세웁니다' 라고 적혀있다.

태안은 사실 많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 중 원북면에 위치한 해안사구는 국내에서 유일한 사구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해저 유물 전시관, 격렬비열도, 안면도, 천리포수목원, 만리포 해수욕장 등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을 가진 곳이다.

TIP
입장시간: 10월~3월 오전 9시~오후 4시 (폐장: 오후 5시)
4월~9월 오전 9시~오후 5시 (폐장: 오후 6시)
휴 원: 연중무휴
단체해설 예약: (30인 이상) 041-672-9310로 전화예약
(개인 및 가이드를 원치 않는 단체는 예약이 필요하지 않음)
숙박예약: 홈페이지(www.chollipo.org)를 통해

온 국민이 다시 만든 만리포 해수욕장

이른 아침에 찾은 만리포 해수욕장은 찬란한 아침 햇살과 백색의 해안에서 반사되는 강한 빛으로 눈을 똑바로 뜰 수가 없었다. 하얀 백사장에는 일찌감치 찾아온 연인들과 어린아이들이 백사장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누가 서해바다를 깨끗하지 않다고 했는가? 만리포 바다는 정말 깨끗한 바다와 백사장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부터 만리포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과 만리포관광협회(회장 김의종)는 이번 여름 휴가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는 다른 해수욕장들과 조금 다른 모습이다. 호객행위를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 휴가철이 아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새로 취임한 만리포관광협회 김의종 회장은 "우리 만리포해수욕장 주변 상인들과 함께 호객행위 없는 해수욕장을 만들기로 했다" 고 한다.

가끔 여름 휴가철에 해수욕장에서 상인들 혹은 관리자들과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고 즐거워야 할 휴가지에서 짜증스러운 일도 발생 할 때가 종종있었다. 하지만 만리포는 달랐다. 이제 정말 편안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바다를 찾은 것 같다.

풀내음, 바다내음이 어우러진 천리포수목원

바닷가 바로 옆에 수목원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렸던 고(故)민병갈 (미국명:Carl Ferris Miller) 선생이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을 것이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은 설립자가 40여 년 동안 정성을 쏟아 일궈낸 우리나라 1세대 수목원이다.

천리포수목원의 유명세는 역사성, 지리적 우수성, 국내 최대 수종을 보유한 종다양성을 제외하고도 설립자의 순고한 정신과 철학으로 큰 이슈를 낳은 곳이다. 식물도 전공하지 않은 푸른 눈의 외국인이 이 땅에서 일궈낸 푸른 땀과 열정은 남아 있는 이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사람을 위한 수목원이 아닌 식물을 위한 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은 여느 수목원과는 다르게 식물의 외형을 아름답게 하기 위한 전정이나 화학비료 등을 통한 인위적인 관리를 최소화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식물 원형의 모습을 보여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천리포수목원은 메인 탐방로 외에 곳곳에 고즈넉한 오솔길부터 해송길, 흙내음을 맡을 수 있는 소로길, 나무줄기나 껍질 등을 모아 깔아놓은 우드랜드 길등 빡빡한 회색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사색의 길들이 여럿 존재한다.

새로 단장한 모항항에서 해삼 축제를

모항항은 만리포 명성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조금은 생소한 곳이었다. 어머니같이 포근한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작고 조용한 모항항, 해안 단애(斷崖)가 발달된 모항항에서 바라본 서해바다는 해금강 일부를 옮겨 놓은 듯 아름답다.모항항에서는 어민들이 잡아온 수산물을 직접 판매하고 있었다. 해삼과 전복, 꽃게, 우럭 등 온갖 해산물이 가득하다.

이번 6월8일부터 6월24일까지 해삼축제를 한다며 온 주민들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