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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 관광정책에 대한 회고와 전망

[전문가기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윤영 연구원

  / 2012-05-03 11:54:11

지역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지역 축제이다. 지역축제는 그 지역에서 행해지는 행사이기 때문에 해외관광객을 위한 상품화가 추진될 경우 그 지역의 관광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특히 지역의 독특한 지역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돕는데 밑거름이라 할수 있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 이번 전문가 기고에서는 지역문화관광을 종합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김윤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생각하는 지역문화관광에 관해 진단과 함께 미래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지역 성장과 발전의 목표를 지역 경쟁력 강화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둔다면, 지역의 문화관광정책은 고유성을 바탕으로 문화관광 영역을 확대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행복한 지역을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공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지역주민이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만큼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이 바라보는 행복(삶의 질)은 고차원적이다. '잘 살아 보세!'를 외치는 구호가 진부한 표현으로 치부되는 세상이 되었고 공공 디자인, 여가와 관광 등 보다 지역사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정책이 요구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지역별로 사회문화적, 환경적 부존자원의 격차를 무시한 채 모든 지역이 자연과 문화를 기반으로 문화관광을 통한 지역경제살리기를 주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기존과 차별화된 새로운 지역문화관광 정책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과거의 단편적 경제 활성화 정책에서 벗어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갈 지역문화관광 정책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접근방식에 따라 고용증대 효과, 소득유발 효과, 지방세수 증대 효과 등의 경제적 효과와 함께 지역 생활환경의 개선과 지역이미지 제고 등 경제외적 효과가 다른 어느 분야 보다 뛰어난 산업 분야가 문화와 관광 산업이다. 또한 최근 사회적 트렌드인 '복융합'을 통해 지역의 모든 자원이 문화관광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낙후지역에서도 지역성장 동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문화관광이 지역 발전의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으며, 많은 경우 접근방식이 잘못되어 환경파괴,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키는 경우도 없지 않다. 문제는 지역의 여건과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고 정책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기존 정책들을 회고해보면 중앙정부가 중심이 되어 강력한 지역문화관광정책을 펼친 결과 문화관광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역경제와 지역주민의 복지 향상에 대한 기여도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중앙의 논리, 민간사업자의 수익논리, 관광객 우선 원칙이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지역을 가꾼다는 '문화관광의 자치' 개념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거시적으로는 현재 지역문화관광정책 수립 및 추진 과정에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문화관광정책을 지역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지역에서도 지자체 중심의 정책보다는 사회자본 형성 및 네트워킹 구축 등의 노력을 동반하는 지역사회 주도의 사업과 정책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정책 사례로 경북북부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의 시군 공동협력, 시군통합형 기초생활권 계획 수립 시 인센티브 지원 사례 등을 들 수 있다. 중앙정부 주도적 정책으로 지역이 유사한 테마와 규모로 획일화되고 있고 인프라 구축 위주 정책으로 시설은 마련되었으나 운영 및 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점 등도 지역문화관광 전반에서 선결해야할 정책과제다.

미시적 관점에서 지역문화관광정책 이슈를 접근해보면 세 가지 정도를 논의해 볼 수 있다.
첫째, 지역 문화관광의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의 문화도시 정책의 변화 필요성이다. 문화도시 정책이 추진된 지 1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문화도시 및 창조도시는 정치적 공약, 예산, 단체장 등에 따라 방향이 흔들리고 일부 사업들이 표류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수립된 계획에는 하드웨어 위주의 내용을 다수 포함하여 사업 내용이 단편적인 점 등의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국내 문화도시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으로서 신인류 출현, 클라우드 시대 도래 등의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도시개발이 필요하고, 주민 참여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상향식 개발 등 도시개발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또한, 시설 중심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이 필요하고 문화도시와 창조도시를 적절하게 혼합한 형태의 문화 신도시 개발이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메가이벤트 개최이후의 활용방안에 주목해야 한다. 메가이벤트는 소규모의 경제(시장)를 세계의 거대한 시장에 알리는 기능이 있어 이벤트 개최국은 수출 향상 등의 경제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선행연구들에서 보면 이러한 효과는 장기적 효과로 나타나지 않고 개최 전 4년, 개최 후 4년 등 약 8년 정도의 지속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일반적 학계의 주장이다. 대전엑스포의 경우, 개최 전후로 대외개방도가 향상됨에 따라 당시의 효과는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났으나, 개최 이후 지속적으로 효율적 관리 운영에 실패하면서 효과의 지속적 확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메가이벤트의 효과는 국가경제적 효과(거시적 측면의 효과)와 지역내부 효과(미시적 운영조직위 차원의 효과)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며, 메가이벤트의 사후 관리는 국가의 지속적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1년 개최된 대구 세계육상대회는 지역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메가이벤트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는 사례다. 대구 세계육상대회는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추진되었으며, 지역 발전의 거시적 전략 하에서 추진되어야 했던 중요한 사업이었다. 특히, 대회 기간 동안 시행되었던 ꡐ시민 미소운동ꡑ을 통해 대구 시민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관광에 대한 지역의 가능성을 발견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크다.

셋째, 지역의 외래 관광객 유치촉진 전략에 대한 고민이다.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외래 관광객의 심리와 행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지역에서는 외래관광객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여 정보획득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 외에도 인력 부족, 재정 부족,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지역간 경쟁 심화 등의 문제를 제시할 수 있고, FTA 등 시장통합 시대에 관광목적지로서 한국의 위치와 한국의 외래관광객 서비스 제공 수준 등 외래 관광객을 수용하는 입장에서의 국내 관광실태에 대한 점검이 국가 정책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의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에서 제시한 정책을 반영할 때 지역에 적합한 지, 지역의 특성과 부합한 지를 고민해야 하며 글로벌 이슈를 적용하여 자원이 아닌 새로운 시장 수요를 개척해야 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관광 품질의 혁신을 제고해야 한다.
지역의 문화관광 정책은 각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하여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고자 노력하지만 지역간 비교관점에서 접근하면 상당히 유사한 정책들로 상호간 경쟁체제에 놓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각 지역별로 문화관광 정책을 연구하는 전문가들간의 교류 협력 확대를 통해 지역 문화관광의 오늘과 내일을 교감하고, 추진되었거나 향후 계획되고 있는 문화관광 전략과 방향에 대해 실현가능성과 적정성 등을 토론하는 장이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문화관광정책을 회고하고 미래의 문화관광 정책을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으로 구분하여 이슈별로 논의함으로써 향후 지역의 정책 방향 설정에도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김윤영 연구원 프로필
현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대안적 관광개발 정책과 방향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지속가능한 관광, 지역문화와 관광, 지역관광 정책 등에 관심이 많으며 관련 연구보고서와 기고문 등을 다수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