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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 경제 잣대로만 평가해서야

전병열 편집인  / 2012-03-19 14:31:45

4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도처에서 봄의 소리와 함께 축제의 장이 열리고 있다.
지차체 축제 담당자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이들은 줄어든 예산 때문에 머리를 싸맨다. 필자가 각 지자체의 축제담당들을 만나보면 우선 예산타령부터 늘어놓는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볼멘 목소리들이 더 높다. 지자체의 적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방분권 등 근원적인 문제가 해소 되지 않는 한 재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자체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예산삭감의 1순위가 축제홍보예산이다.

문제는 지역 축제에 대한 인식이다. 관례적으로 해온 축제니까 어쩔 수 없이 생색이라도 내야 하는 지자체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축제를 경제논리나 정치논리로만 평가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민선 5기에 들면서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지역축제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축제가 폐지되거나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구조조정을 통해 통폐합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바뀐 지자체가 더욱 심하다. 지자체장의 이해타산이 전제된 정치적 논리로 지역축제의 존폐를 좌우한다는 것은 심히 우려스런 일이다. 게다가 적은 예산으로 축제를 치르려고 하다 보니 행사가 엉성할 수밖에 없다. 외형적으로는 모양새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콘텐츠개발이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출은 엄두도 낼 수가 없다. 대외적으로 치장하기에도 부족한 예산이기 때문이란다. 결국은 겉치레만 번더러 할뿐 알맹이가 없는 축제가 되고 만다.

축제의 의미가 상실․왜곡되는 현실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명분으로 축제를 관광상품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의 진정한 목적은 관광상품만이 아니다. 축제와 더불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모색하자는 부차적인 목적이 주객전도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대의 축제 개발은 관광상품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농어산촌의 생산물을 브랜드화 해 판매를 증진코자 추진하는 축제는 경제성을 주목적으로 한다. 축제의 성격을 문화축제와 관광축제로 구분하고 문화축제는 경제성만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으로 지역문화유산이 되기 때문이다. 관광축제는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현대의 지역축제는 문화적인 측면보다 관광적인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관광산업의 발전과 이를 통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하지만 본래의 축제 기능과는 거리가 있다. 축제는 태고적부터 전래돼 왔다. 본래 축제는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의(祭儀)를 일컫는 말이다. 축제는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에서 시작됐으나 오늘날에는 유희성이 강조됨으로써 종교적인 신성성이 퇴색되고 있다. 지역문화축제는 주민들의 문화욕구 충족과 지역문화의 계승․발전, 공동체 의식 강화 등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축제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하여 발전시킬 수 있으며, 지역민들의 참여와 협조를 통해서 지역 화합과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또한 현대인들의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점차 개인화 되고 있는 생활공간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적 공간으로 확장되고 소외된 삶에서 더불어 사는 삶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동기가 된다.

그동안 우리는 일상에서 생활규범에 따른 질서를 넘어서는 행동을 자제하거나 통제 받고 살면서 생명력과 창조력이 약화돼온 게 사실이다. 축제는 일상의 규범을 파괴하고 잔치판을 펼친다. 이를 통해 자유를 만끽하고 창의력을 키우며 생활의 활력을 되찾는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펼쳐지는 지역축제는 그 지역만의 정체성과 특징을 나타냄으로써 매력 요소가 되고 있다. 지역축제는 관 주도의 일방적인 행사보다는 축제의 기획에서 부터 참여에 이르기까지 지역민들이 주관하는 행사로 추진돼야 한다. 즉 지역주민이 문화소비자가 되고 문화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민간 주도적 축제가 돼야 한다. 또한 지역축제를 경제성으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행복을 느끼며 소통과 통합의 장이 되고 있다면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지속 발전 시켜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