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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 유스호스텔 동우회장

송지선 기자 (songjs322@newsone.co.kr)  / 2011-12-12 17:06:09

"여행은 보고 즐기는 게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는 것"
20년째 세계 160개국을 여행한 유스호스텔 동우회 최재관 회장


"나는 여행가라는 말을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습니다. 여행은 늘 어렵고 배울게 많다고 생각하니까요. 우리문화만이 최고라고 외칠 수 없습니다. 변화하고 발전해 갈 수 있어야 진정한 여행이니까요."

자신을 변화시키는 여행의 매력
올해로 만 20년째 여행의 여정을 멈추지 않고 있는 한국 유스호스텔동우회 최재관 회장(사진)은 여행의 재발견은 곧 자신을 재발견하고 변화하는 것이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는다.
유스호스텔연맹 사무실에서 마주한 최 회장은 오랜 여행 속에서 타문화와 타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푸근함으로 대화를 열어갔다.

1949년 생으로 예순을 넘긴 연륜인데도 여행길을 이어가고 있는 최 회장은 여행가라는 말은 한 번도 쓴 적이 없다며 자신을 소개한다. 그러나 지금가지 세계 160개국을 다녔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인간이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 제공한 기준에 비춰보면 75%밖에는 못 다녀봐서 아직도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이 있음을 내비쳤다.

최재관 회장은 여행이 주는 가장 큰 매력에 대해 "여행은 단순히 내 자신이 보고 즐기고 느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고 변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몇 나라를 가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 나라 속에서 경험하는 문화의 다양성을 공유하면서 결국 나 자신의 변화와 연결될 수 있어야 여행의 진정한 가치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돈이 많아야 여행도 다니는 거라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최재관 회장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최 회장은 자신도 160여 개국을 다녔지만 돈이 많아야 여행을 간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여행에 대한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갈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사랑을 실천하는 여행
최 회장의 여행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그것은 여행에서 그가 남겨온 흔적들일 것이다. 여행을 하는 동안 춥고 가난했던 우리나라의 과거를 잊지 않고 있다는 최 회장은 그런 우리나라를 도와주었던 외국인들처럼 당신도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2001년부터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6.25의 보은'이라는 타이틀로 중앙일보에 기사가 소개되기도 했다. 4년 전부터는 네팔에 학교를 건립하고 있다. "건물이 올라갈 때 네팔의 왕정이 무너지면서 학교가 국립공원부지로 되어버려서 참 안타까웠지요. 얼마전 네팔을 다시 방문했을 때 다행히 네팔에 있는 분이 애를 써줘서 다시 학교 건물로 인정을 받게 됐습니다." 이 상황이 흐뭇한 듯 평온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학교에서 배움을 익혀갈 아이들이 자라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을 선사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최 회장은 앞으로 라오스에 작은 건물을 지어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공부도 가르치고 우수 학생은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주겠다'는 소중한 꿈을 품고 있다.

우리나라의 관광활성화를 위한 바람
여행지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나라의 관광문화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궁금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질서와 배려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광활성화가 가시화되고 다양한 관광상품이 개발되는 시점에서 여행자의 눈으로 본 관광정책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뜸 최 회장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우리나라 관광정책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실질적으로 관광행정을 담당하는 이들이 개혁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한국방문의 해라면서 단 한 번도 공항에서 홍보 팸플렛이나 권유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인천공항에 유스호스텔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구요." 외국여행자들의 쉼터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서의 유스호스텔에 대한 홍보가 돼야 하는데 그 점이 많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유스호스텔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관광자원은 바로 뚜렷한 4계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최 회장은 4계절과 관련해서 얼마든지 충분한 관광거리를 삼을 수 있다며 현재 외형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관광객 증가 추세도 K-POP열풍, 한류드라마 등에 이끌린 것이라며 정부차원에서 개발하고 있는 순수 관광․문화컨텐츠는 미약하다고 지적한다.

자유여행객의 쉼터 유스호스텔 개선 필요
여행에 대한 남다른 최 회장의 식견은 패키지 여행객보다 배낭여행객들이 편안하게 즐겨 찾는 한국여행지로서의 방향성을 던지기도 했다. "배낭여행객들이 자유롭게 한국의 뒷골목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가 돼야 합니다. 뒷골목문화를 알아야 그 나라의 보통사람들의 진정한 삶을 느끼고 알 수 있거든요.그러기 위해서도 유스호스텔이 더 많이 활용되어야 합니다." 최 회장은 유럽, 남미, 중미 등 유스호스텔을 이용하면서 유스호스텔의 흐름과 시설의 다양성에 놀랄 때가 많다고 했다. "암스테르담의 유스호스텔의 경우, 방 하나에 50여 명이 들어가는데 2층 침대들이 개별 사물함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쾌적하고 깨끗한 내부시설은 물론 체계화된 정보망을 갖추고 있어 우리 같은 자유배낭족들에게는 최고의 벗이나 다름없지요." 유스호스텔에 대한 통합관리체계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는 최 회장은 국제적인 유스호스텔의 시설들을 점검하고 우리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현재의 유스호스텔들이 변화해 가야한다고 말한다.

또한 시골의 분교, 폐교 등 내부 리모델링만으로도 훌륭한 유스호스텔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스호스텔은 호스피탈→호스텔→유스호스텔로 변화해 왔는데 궁극적으로 좀더 많은 배낭여행객들이 한국에 와서 저가의 질 높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유스호스텔의 활성화를 위해 지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스호스텔 동우회는 1993년 창립해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누구나 원하면 회원이 될 수 있고 매월 정기모임을 통해 함께 여행정보를 공유하고 여행을 함께 나서기도 한다. 현재는 처음 시작했던 멤버들이 중심이 되다보니 평균연령이 60세지만 여행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애정은 20대 못지않다. 연맹과 각 학교별 유스호스텔 동아리모임과는 연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동우회의 활성화를 위해선 세대간의 교류와 멤버들의 다양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인터뷰 말미에서도 우리국민들도 유스호스텔시설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잊지 않았다.
(동우회 연락처: cafe.daum.net/kyh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