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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인물 | 김범일 대구광역시장

대담․전병열 편집국장│사진․조영곤 기자│정리․송지선 기자  / 2011-12-06 18:05:55

"새로운 대구 관광, 도약의 원년을 만들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방문의 해 성과로 이어져


2011년 대구는 한국의 작은 도시에서 세계 속의 관광도시로 각인시킨 한해였다. 그동안 대구는 관광의 불모지라고 불릴 정도로 관광과는 거리가 먼 도시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이젠 세계인의 가슴속에 국제육상도시로 브랜드화 시킨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대구방문의 해' 마케팅 전략의 시너지 효과로 대구 관광산업 도약의 기틀이 마련됐다. "중앙정부와 국민여러분, 특히 주인의식을 가지고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한다"는 김범일 대구광역시장. 그의 추진력과 열정, 노력과 지도력이 단합된 시민의 힘을 이끌어낸 결실이다.
《문화관광저널》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김 시장을 지난달 17일 접견실에서 마주하고 활기에 넘쳐 있는 그의 밝은 표정에서 대구의 미래를 예상했다.

2011년은 '대구의 해'라고 평가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는 인사말에 과분한 칭찬이라면서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통해 새로운 대구 관광 도약의 원년을 만들었다"며 "외국인만 해도 5만 명이 다녀갔으며, 일본, 중국을 비롯한 해외 대도시 수십 곳에서 30분, 1시간짜리 대구 특집 중계방송을 연인원 약 80억 인구가 시청한 것으로 안다"고 열변했다.

덧붙여 대구라는 이름을 세계지도 위에 찍었고 대구가 '방문해 볼 만한 아름다운 도시'라는 도시브랜드를 만든 획기적인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역대 최고의 대회였다는 찬사를 받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02개국에서 1945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다 참가국에 최대 선수 규모로 평가됐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포스트2011은
"대구가 관광진흥계획은 수립했지만 상만 차려놓고 손님은 안 오는 일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 공급자 위주의 관광정책을 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수요자 중심으로 국내외 여행사와 조직적으로 협력하면서 해외 TV 등 언론을 통한 대구 홍보에 주력해 왔습니다. 실질적인 관광성과를 이룬 경험을 토대로 투자유치 및 경제 활성화, 문화관광 진흥, 육상 진흥, 도시 업그레이드 등 4개 분야로 나눠 포스트2011 시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관광객 1억 명 시대를 맞아 T/F팀을 구성하고 MICE관광, 스포츠체험과 공연 등을 연계한 특색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구가 영남권 관광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림픽 시설들이 지자체의 애물단지가 된 사례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김 시장은 "월드컵을 위해 건설했던 대구스타디움의 기존시설을 활용했기 때문에 가장 경제적인 대회를 개최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뉴욕양키즈 구장을 보기 위해 오는 관광객이 있듯이 아름다운 대구스타디움을 육상중심의 관광명소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주변에 실내육상경기장을 짓고 매년 세계적인 육상경기를 개최해 관광 상품화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힌다.

김 시장은 대구 발전을 위해 투자유치에 총력을 다 하겠다는 각오다. 대구는 국가산업단지가 없는 유일한 도시로 대기업 유치를 못하고 중소기업을 위주로 유치를 해왔는데 최근에 삼성LED와 스미토모화학 합작회사인 대기업 SSLM 등을 유치했고 워렌버핏 씨도 '대구텍'에 투자해 대폭적인 증설을 했다. 대구가 해외 대기업 등 핵심 전략산업 유치가 관건이라 생각하고 이번 육상경기대회를 통해 쌓아온 대구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활용해 대기업 유치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의 신성장동력에 대해서 김 시장은 "전통적으로 섬유와 자동차 부품, 기계금속 산업이 발전한 도시이다. 그러나 그동안 섬유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2,3년 전부터 '밀라노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이 해마다 20~30% 신장하고 있다. 얼마 전 부산 한상대회에서 대구에 있는 남성 맞춤 양복점이 부스를 개설해 300벌을 주문 받았다. 해외관광객들에게 외국관광을 하면서 싸고 질 좋은 양복을 빠른 시일 내에 맞춰 입고 갈 수 있다면 이것도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섬유산업이 계속해서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유치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미래의 의료산업은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의료산업을 주축으로 하고 로봇, IT산업 등을 미래 중점사업으로 삼으려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당시 '메디시티 대구'가 역점사업이었는데
"대구에는 350년의 전통과 역사를 지닌 약령시를 비롯해 종합병원이 5개나 있습니다. 경북대의대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명문학교입니다. 앞으로 첨단의료 복합단지로 지정이 돼 우수한 의료신약과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런 인프라를 이용해 의료산업을 육성하는데 대구가 중심이 될 뿐만 아니라 의료관광까지 포괄하는 메디시티가 되는 것이 대구가 미래에 지향해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의료산업입니다. 작년의 경우 우리 대구에서 해외의료관광객 5천 명을 유치했는데 서울 다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특히 대구는 서울과 비교해 의료의 질은 비슷하지만 비용과 스케줄이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살려 의료관광객 5천 명이 아닌 5만 명 시대로 늘려나갈 것입니다."

김 시장은 의료관광을 위해 "시내 고급 호텔 몇 개 층을 빌려 '모발이식센터'를 설립했다"며 세계에서 모발이식에 관해서는 최고의 의료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곳을 중심으로 성형, 임플란트, 한의학 등 의료부분의 강점을 살려 관광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공연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봄의 뮤지컬과 가을 오페라 축제를 국제화 하고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우환 선생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로 '구겐하임'에서 오랫동안 개인전을 할 정도로 세계적인 화가다. 아울러 드라마(사랑비 등) 촬영지와 한류스타를 통한 글로벌 홍보마케팅을 강화한다.

김 시장은 "솔직히 외국 나가서 대구라고 하면 '어느 나라냐'고 묻는데 이번에 '육상선수권대회뱃지'를 달고 에어프랑스를 탔더니 승무원이 '대구에서 오셨지요'라며 알아보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대구의 브랜드가 그만큼 올라가 있는 데 이를 활용해서 대구 관광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후손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런 각오로 대구 관광 원년의 해를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다.

대구의 관광명소 개발계획은
"약령시는 350년 역사를 가지고 있고 외국방문객도 많이 다녀갔지만 만족도가 높지 않았는데 최근 약령시 옆에 대형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쇼핑과 한방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도심주변 중앙로 리모델링과 동성로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사람 냄새나는 도심관광으로 힘을 모아나갈 것입니다. 대구 관광명소로는 근대문화 골목투어가 주목받고 있는데 대구는 한국전쟁 때 도심이 파괴되지 않은 도시로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근대문화를 많이 보존하고 있어 의외로 젊은 층에게 각광받고 있으며. 특히 일본 ․중국과 관련된 문화유산들이 많습니다. 또한 대구 인근에 경주불국사와 합천해인사, 안동화회마을 등 풍부한 관광자원들이 많아 대구․경북 관광을 연계해 개발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김 시장은 시민들이 자기지역의 관광명소를 많이 이용하고 사랑해야 관광이 활성화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서울촌놈이란 말처럼 서울에 살면서 남산에도 안 가본 사람이 있듯이 대구에 살면서 대구명소를 안 가본 시민들이 의외로 많다"며 "이번 대회를 중계하면서 대구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는지 대구시민들이 제일 놀랐다"고 했다. 팔공산 올레코스도 전국에 자랑할 만하다고 강조한다.

세계물포럼을 유치했는데 시민의 혜택은
"21세기는 글로벌도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 시장 취임 후 국제행사 유치에 주력해 왔습니다. 대구는 내륙도시․분지도시로 국제공항도 없어 아주 불리한 여건입니다. 대구시민들이 전부 외국 나가서 경험해 보는 것이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올해 개최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3세계에너지총회', 특히 지난주에 유치한 '2015세계물포럼'은 3만 명이 오는 초대형 행사입니다. 이는 직접적인 관광진흥과 경제효과도 크지만 시민의식을 글로벌하게 만드는 것에 큰 기여를 합니다. 대구의 글로벌화를 위해 크고 작은 국제행사를 더 많이 유치하고 시민들이 다양한 세계문화 속에 섞일 수 있는 기회를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에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개선할 점은
"정부에서 관광인프라를 사치성 소비로 보고 중과세를 하고 있는데 이것을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관광은 사치성 소비가 아니라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오히려 혜택을 줘야 합니다. 이는 정부에서 인식을 하고 있으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신공항문제로 영남권 전체 인구가 1300만 명인데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와 차를 갈아타고 서울역에서 또 열차를 타고 오는 것은 관광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똑 같습니다. 이것은 지자체 힘만으로 안 되기 때문에 정부가 해줘야 합니다. 영남권 신공항은 5개 시도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중간지점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시장은 "더욱 중요한 것은 수도권에 계신 분들이 지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며 "대한민국이 서울공화국인줄 안다. 지방공항이 낭비의 대표적 사례인 것으로 보는 수도권 시민들의 시각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일갈한다. "우리나라가 골고루 발전하지 않으면 지방의 여러 어려움을 결국 수도권이 안게 된다"며 "수도권에 계신 분들의 보다 넓은 식견과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토로한다.

"대구가 감히 숨은 진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김 시장은 "그동안 대구관광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지만 이제 시작을 했다"며 "한번 와보시면 기대 이상의 만족을 하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시장인 제가 보증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