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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단풍이 가장 먼저 물드는 여행지 "인제"

물과 바람, 숲을 벗 삼아 떠나는 가을 여행

이은주 기자 (rukie97@newsone.co.kr)  / 2011-11-11 11:34:02

아름다운 경치로 눈을 즐겁게 하고 쉼 없이 흐르는 계곡소리와 산새소리 소나무를 스치는 바람소리로 귀를 즐겁게 하고 맑은 공기와 맑은 물, 고요하고 평온한 자연이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 바로 강원도 여행지이다. 홍천을 지나 인제 내린 천의 넓은 계곡을 끼고 지나면 방동계곡이 나온다. 여기부터 이번에 소개하는 인제 기린면 여행이 시작된다.

야생화 천국 '곰배령'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곰배령은 1000m가 넘는 고지 위에 드넓은 초원이며,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수많은 들꽃과 식물들이 피어나는 야생화의 천국이다. 특히 희귀한 식물들이 많이 자생해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생태자연의 보고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보전 핵심지역'이다.

곰배령의 매력은 웅장하지도, 그렇다고 화려하지도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 누군가의 말처럼 화장하지 않은 젊은 처자의 수더분하고 맑은 모습 그대로다. 깊은 산속에서 발견된다는 금강초롱이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내고, 아무렇게나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오솔길이 군데군데 뻗어나 있다.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벌떡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지명이다. 해발 1100미터 고지에 약 5만평의 평원이 형성되어 있으며 계절별로 각종 야생화가 군락을 이뤄 만발하여 마치 고산화원을 방불케 한다.

봄에는 얼러리꽃, 여름에는 동자꽃, 노루오줌, 물봉선, 가을에는 쑥부랑이, 용암,투구, 단풍 등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곰배령은 경사가 완만하여 할머니들도 콩 자루를 이고 장보러 넘어 다니던 길이다. 가족단위의 탐방코스로 훌륭할뿐 아니라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산으로 소개되고 있다. 연중 약 7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산림유전자원 보존지역이므로 산불강조기간에는 입산허가를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빼어난 절경 '설악산'
한반도의 중추인 태백산맥 중 가장 높은 대청봉(1708m)을 정점으로 펼쳐진 설악산은 남한테서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봄의 철쭉 등 온갖 꽃과, 여름의 맑고 깨끗한 계곡물, 설악 가을 단풍, 눈 덮인 설경 등 사시사철 어느 때나 찾는 사람들의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선으로 동해쪽은 외설악, 서쪽(인제군)은 내설악, 양양군의 오색일대를 남설악이라 부르는데, 외설악은 천불동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귀면암, 비룡폭포, 오련폭포, 토왕성폭포 등 기암절벽과 큰 폭포들이 있으며, 인제군의 내설악은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구곡담계곡, 가야동 계곡, 십이선녀탕계곡, 용아장성, 귀때기 골 그리고 장수대 지역의 대승폭포, 옥녀탕 등 산세가 뛰어난 절경이 많다.

설악의 백미 '용아장성'
용(龍)의 이빨(牙)을 보았는가? 설악산의 용아장성(龍牙長城)을 일컫는 말이다. 용아장성의 험하고 날카로운 산세는 숙련된 클라이머들만이 만끽할 수 있는 곳이었다. 지난 1971년에 전문 산악회 회원들이 무려 일주일에 걸쳐 개척등반을 한 이후 용아능의 위용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시원한 물줄기 '대승폭포'
장수대 주차장에서 대승령쪽으로 0.9km 오르면 대승폭포가 나온다. 높이 88m나 되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수십 개의 물기둥을 이룬다. 특히 아침 햇살에 반사되어 생긴 다섯 색깔의 무지개와 물보라는 장관이다. 이곳은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927~935)의 피서지로 전해온다.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로 꼽히는데, 대승폭포가 두 폭포보다 거의 갑절이나 더 크고 아름답다고 한다.

폭포 위에 오르면 남쪽으로 삼형제봉, 주걱봉, 가리봉이 버티고 있는 모습이 폭포소리와 함께 멋을 더하며, 폭포 아래로는 사중폭포가 있고 장수대 주위로는 하나의 커다란 암벽이 깎아지른 듯이 하늘을 향해 서 있는 하늘벽, 월궁선녀가 하강하여 목욕을 했다는 옥녀탕 등이 있다.

옛날 부모를 일찍 여윈 대승이라는 총각이 이 고장에 살았는데, 집안이 가난한 대승은 버섯을 따서 팔아 연명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폭포 돌기둥에 동아줄을 매고 버섯을 따고 있었는데,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절벽 위에서 다급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나서 정신없이 올라가보니 어머니는 간데없고 동아줄에는 커다란 지네가 달라붙어 동아줄을 썰고 있었다. 덕분에 대승은 목숨을 건졌는데 죽어서도 아들의 생명을 구해준 어머니의 외침이 들리는 듯 하다해서 대승폭포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유하고 장쾌한 '백담계곡'
인제군 북면에 소재하는 백담계곡은 백담사에서 용대리에 이르는 구간을 말한다. 8km 구간에 차도가 있으나 일반차량의 통행은 금지되고 있다. 설악 동쪽보다 조용하고 계곡의 아름다움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이 계곡은 설악의 계곡을 거의 모두 합치는 어머니 격으로, 백담이라는 이름 그대로 넓고 깊은 소가 많다.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과 마등령을 잇는 능선을 중심으로, 서부 지역을 흔히 내설악이라 한다. 내설악은 12 선녀탕, 백담, 수렴동, 가야동, 백운동 등의 계곡을 거느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 백담계곡은 시냇물처럼 폭이 넓고 길이도 길다.

깨끗한 암반과 조약돌, 맑은 물, 주위의 울창한 숲과 부드러운 산세가 어우러져 시원스러운 백담계곡은 100개의 담(물이 고인 깊은 곳)이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백담 계곡 중심부에 자리한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의 자취가 어려 있는 고찰로서, 87년의 정치적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백담계곡 상류로 이어지는 수렴동 계곡도 내설악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골짜기다. 크고 작은 폭포와 소(沼)가 기암괴석과 하모니를 이루면 절경을 노래한다. 백담계곡 - 수 렴동 - 마등령을 넘어 외설악으로 이어지는 등산도 권할 만하다. 새벽에 출발하면 저녁에 설악동에 도착하는데 특히 마등령에서의 칼날 같은 공룡능선 조망이 압권이다.

인제의 명산 '방태산'
방태산은 인제군과 홍천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북쪽으로 설악산, 점봉산, 남쪽으로 개인산과 접하고 있다. 사방이 긴 능선과 깊은 골짜기를 뻗고 있는 풍광이 뛰어나ꡐ정감록ꡑ이라는 책에서도 이산의 오묘한 산세에 대해 여러 번 언급되어 있다. 교통이 불편한 관계로 아직도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계곡을 간직하고 있으며, 아침가리골의 짙푸른 물은 암반 위를 구슬처럼 굴러 떨어지고, 적가리골은 펼쳐진 부채 같은 독특한 모양을 지니고 있다. 멀리서 보기에 주걱처럼 생겼다고 해 이름 붙여진 주걱봉(1443m)과 구룡덕봉(1338m)을 근원지로 하고 있고 방태산자연휴양림이 조성되었는데 수량이 풍부하며 특히 마당바위와 2단 폭포는 절경이다.

피나무, 박달, 소나무, 참나무류 등 수종이 다양하여 계절에 따른 자연경관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열목어, 메기 등의 물고기와 멧돼지, 토끼, 꿩, 노루, 다람쥐, 등 많은 야생동물들도 서식하고 있다. 정상인 주걱봉 서남쪽 아래엔, 청정한 자연림 사이로 개인약수가 자리 잡고 있다.

톡 쏘는 물맛으로 유명한 개인약수는 1891년 지덕삼(함북인)이 수도생활을 하던 중 발견하였다고 전해진다. 방태산은 여름철에는 하늘이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수림과 차가운 계곡물 때문에 계곡 피서지로 적격이고 가을이면 방태산의 비경인 적가리골과 골안골, 용늪골, 개인동계곡은 단풍이 만발한다.

자연휴양림 '방태산계곡'
대형 암반과 폭포(이폭포와 저폭포), 그리고 소 등은 설악산 가야동계곡과 견줄 만한 뛰어난 풍광을 지녔다. 맑디맑은 내린천이 동남녘의 산자락을 씻어 내리는 3둔4가리(살둔 월둔 달둔 연가리 아침가리 결가리 적가리)가 소재한 비경의 심산인 방태산은 오랜 세월 세상에 그 모습을 숨겨왔으나 근래에 진정 산을 사랑하는 산 꾼들이 드문드문 찾고 있다. 해발 1천4백 고지에는 눈을 의심케 하는 눈부신 대초원이 전개된다. 지당골을 거쳐 적가리골을 내리면 방태산 제일의 계곡풍경을 만나게 된다. 아침가리는 한국의 트레커(trekker)들에게 최고의 백패킹(back-packing)코스로 손꼽힌다. 아침가리는 정감록에 삼재가 들지 않는 십승지의 하나로 소개된 오지 중의 오지로서 일제 때 평안도사람들이 난리를 피해 이주해 살기 시작했다. 지금도 비포장도로인 아침가리에는 거의 차가 다니지 않는다.

원시림을 간직한 '진동계곡'
진동계곡은 기린면 현리 면소재지에서 4km정도 지나면 진동 1리 추대에서 설피 밭에 이르는 장장 20km의 발달한 계곡으로서 영봉이 천차만상의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원시림의 희귀 동¶U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자연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봄철이 되면 진달래, 봄 철쭉이 온산을 덮어서 천자만홍의 경색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있으며, 여름철에는 수많은 진한 향기의 탐스러운 꽃들이 자생하고 있어 아름다운 극치는 더할 것이 없다. 또한 가을철이면 단풍이 온산을 금수로 장식하고 있어 오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도 하며 피서지로 적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