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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되는데 금강산은 왜 안되나?

차동영(한국관광공사 금강산지사장)  / 2011-10-04 12:04:37

지난 7월 8일 0시 15분 IOC 위원장 로케가 PYEONGCHANG 이라고 쓴 하얀 종이를 보이는 장면은 대한민국 전체는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드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88서울 하계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로 대한민국을 지구촌 구석구석에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며, 국민소득 3만달러로 진입하는 지구촌 1등 명품국가 코리아로 나가는 새로운 국운 상승의 전기를 맞이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시야를 더 넓혀 평창올림픽을 세계적 스포츠 행사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평화와 통일의 상징으로서 삼도록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금강산-설악산 연계 관광을 주목하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확정 이후 스포츠 외교가 대두되고 있다. 스포츠가 국가간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적으로 교류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스포츠는 국경, 이념, 종교를 초월하는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세계인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1971년 탁구교류를 통해 그동안 적대 관계였던 중국과 미국이 화해무드로 나아갔던 것이 바로 비근한 예이다.

이제는 스포츠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되어 사회를 통합시키고 나아가 세계를 통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간에도 축구대회나 아시안게임 등을 계기로 평화무드를 조성했던 사례 또한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연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남북간 해빙의 기회로 삼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고양시키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편 올림픽 후에도 강원도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여 대형 국제행사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설악산과 금강산을 잇는 광역 관광지대를 조성하여, 생태와 평화를 주제로 설악산과 금강산을 연계하는 관광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개발하는 등 남북관광교류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금강산-설악산 연계관광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과 평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강원도에 위치하고 있어 정치적 부담감이 적다.

둘째, 두 지역 다 훌륭한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이 빼어난 지역이다. 지금은 비록 중단되었지만. 금강산은 남한에서 196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너무나 자연스러운 우리의 산이 되어버렸고, 설악산도 우리 국민에게 가장 많이 각광받는 관광지다. 이들 두 관광지를 연결하여 남북한을 넘나들면 아주 훌륭한 관광 상품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에게 설악산-금강산 연계관광은 우리의 현실을 새로운 시각으로 인식시키게 할 것이다.

셋째,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하여 이 지역이 활성화되면 다른 지역과의 연계가 가능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넷째, 환동해권 각 국가와의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교류협력이 가능한 지역이다.


금강산관광재개,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돌발사고로 인해 금강산관광이 중단됨에 따라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학습효과를 경험하였다. 따라서 설악산-금강산 연계관광권 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필요조건을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다국적 기업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언제 상황이 급변할지 모르는 한반도 정세속에서 이 사업의 지속을 위해서 외국기업이 다수 참가하면 기업적 담보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중국, 러시아, 일본 등과 연계하는 국제관광루트 구축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를 보장할 수 있고, 관련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리스크에 대한 완충제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여행사와의 합작을 통해서 공동 상품개발 및 판매촉진을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합작여행사를 통해 보다 선진 관광마케팅기법을 활용하고 금강산-설악산 관광지구를 천혜의 관광지로서 세계 구석구석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북정상회담, 이산가족상봉, 세계평화전진대회 등 국제적 관심사인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여 세계적인 뉴스거리의 메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평화의 상징구역으로서 세계인에게 지속적으로 각인되어질 것이다.

따라서 평창과 금강산이 함께 하는 2018년 동계올림픽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기반을 구축하는 평화올림픽 이미지의 컨셉으로 개최되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선결되어야 할 것은 현재 대결과 경색으로 꽉 막힌 한반도 정세를 대화와 협상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강산 관광재개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은 비단 남북관계 정상화의 첫 단추일 뿐만 아니라 2018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대축제로서의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는 토대이자 시작이기 때문이다.


차동영(車東榮)지사장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중국학과를 졸업.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하여 대만지사 과장, 홍보실 과장, 북경지사 차장, 본부 홍보팀장을 거쳐 지금은 금강산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가 발표한 논문 '한류가 한국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 - 중국관광객 중심으로'는 국회도서관 이용자대상으로 2004년 11월부터 2005년 6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 'Best 논문 10'에 선정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