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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관광객 천만 명 시대, 그 수용태세는.

전병열 본지 편집인  / 2011-10-04 11:37:33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오면서 관련업계는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중국인 관광객 188만 명이 한국을 찾아 전년도 134만 명과 비교하면 무려 40%나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116만 명이 방문해 전년 동기에 비해 14%나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관광객을 맞이할 수용태세는 증가하는 만큼 그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숙박시설에서부터 쇼핑관광, 관광가이드, 환대서비스, 먹거리 등등 관광객들이 만족할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 서울에 2만2000실, 인천?경기에 1만4000실 등 모두 3만6000실을 확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그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19일 ‘외래관광객 1000만 명 유치 원년의 해’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실제 외래 관광객 증가율은 전년대비 5월 10.8%에서 6월 16.8%로 크게 증가했으며, 8월에는 약 17%가 늘어나 사상 최초로 월 9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관광공사는 1000만 명 유치 목표를 달성 시키겠다며 4분기에 특별예산 3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마케팅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중국 단체 관광객 1만1200여 명이 한국에 온다. 중국 건강용품 회사인 바오젠일용품유한공사(寶健日用品有限公社)에서 우수 실적을 올린 사원을 뽑아 해외관광을 시켜주는 ‘인센티브관광단’이 제주를 관광하고 서울에도 들린다. 단체 관광객으로서는 한국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특수에 잔뜩 부풀어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경비만 401억 원으로 제주도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914억 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타고 오는 비행기 62대를 비롯해 제주시 9개. 서귀포시 7개 호텔의 1만4천300실을 사용하게 되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만찬행사 비용만 1인당 60달러로 총 67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이 회사의 리다오(李道) 총재는 지난달 15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제주도를 관광지로 결정한 이유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우리 관광단을 유치하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관광공사가 적극적으로 요청해와 한국을 가기로 했다”며 “애초 제주도에 올 계획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우근민 제주지사가 직접 회사를 찾아와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보인 데 감동해 제주도를 방문지로 결정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국관광공사와 제주도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가 쾌거를 올린 것이다.

하지만 목표달성을 위해 일시적인 왜래관광객 유치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 지속가능한 관광지로서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되도록 해야 한다. 리 총재는 “제주는 오면 가고 싶지 않고, 머물면 소유하고 싶은 곳”이라면서도 중국과 제주를 잇는 직항로와 관광객들이 카지노나 쇼핑, 골프 등에 돈을 쓰고 싶지만 현금 보유한도액이 제한돼 있는 것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는 또 쇼핑 상품도 중국과 유사하다며 한국 특색을 살린 상품을 개발하면 중국인 관광객을 유인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먹거리에 대해서도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국 음식을 먹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 오히려 현지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제주의 향토 음식인 고사리해장국과 몸국, 흑돼지 등이 인기다. 중국인 입맛에 맞는 한식메뉴를 개발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한다”고 했다.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단은 오전에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 관광을 마치고 오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쇼핑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들은 우선 한국산 화장품을 찾고 대부분 국산브랜드를 잘 알고 점원에게 주문했으며, 또 인삼제품과 전통차, 기념품 등을 많이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고른 제주 돌하르방이 생산지가 ‘메이드 인 차이나’로 확인되자 실망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어찌 중국관광객에게 중국산을 기념품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인가. 더군다나 관광가이드들이 안내한 쇼핑장에는 그들이 만족할 만한 물품들이 없어 “살 게 별로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 그렸다고 한다. 혹시라도 팩키지 관광객들에게 쇼핑을 안내하면서 수수료를 받아 챙기려는 폐단은 없어야 하며, 주민의 진정어린 환대가 훌륭한 관광자원임을 인식해야 ‘다시 오고 싶은 한국’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