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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쇼핑’과 ‘요리의 천국’으로 세계의 여행객 유혹

아시아 최고의 매력적인 야경도시홍콩

이상미 기자 (sangmi@newsone.co.kr)  / 2011-03-03 17:54:55

요즘 동남아 국가의 한류팬들은 한국에 와보지 않았으면서도 영화와 드라마, 가요를 통해 어렴풋이 한국의 풍물을 체험한다. 8·90년대 ‘정무문’ ‘영웅본색’ 같은 홍콩영화가 아시아를 사로잡았을 때 우리 젊은이들은 홍콩에 직접 가보지 않았어도 스크린을 통해 홍콩의 풍경과 체취를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가수 금사향의 히트송 ‘홍콩아가씨’로 우리 귀에 친숙한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서 면적은 서울의 1.8배밖에 되지 않지만, 거대한 건축물, 상반되는 도시 풍경, 자연 그리고 문화 등 보고 느낄 것이 많다. 홍콩영화의 멋진 배경과 특유의 분위기들은 이러한 홍콩의 자원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전에 홍콩영화의 팬들이 홍콩을 많이 찾았다면 지금의 홍콩은 여기에 더해 쇼핑과 야경 그리고 맛난 음식으로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
홍콩은 크게 홍콩섬, 구룡반도, 신계지 그리고 란타우섬 등의 외곽섬으로 나뉜다. 홍콩섬은 면적은 작지만 홍콩의 트레이드마크인 거대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을 대표하는 장소이다. 바로 여기에서, 너무 많이 소개되어 식상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는 홍콩의 명물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진다. 매일 저녁 8시 홍콩섬과 맞은 편 구룡반도 37개 빌딩이 다양한 색의 조명과 레이저 빔, 서치라이트를 쏘아 올리는 이 레이저쇼는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을 절정으로 이끈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구룡반도의 ‘스타의 거리’에 서서 홍콩섬의 빅토리아 항구를 바라볼 수 있고, 홍콩섬 빌딩숲 위쪽에 위치해 홍콩섬 아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피크’에 올라가 조망할 수도 있다. 시간에 맞춰 빅토리아 항구를 가로지르는 ‘하버 크루즈’나 ‘아쿠아 루나’에 탑승하여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란콰이퐁
젊은 관광객들이라면 화려한 야경과 활기로 각종 나이트 라이프가 발달한 홍콩에서 바(Bar)나 클럽은 필수 코스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로맨틱한 밤을 보내려면 센트럴의 ‘소호’, 침사추이의 ‘너츠포트 테라스’의 바나 펍(Pub)이 좋지만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신명나는 밤의 열기를 느끼고 싶다면 센트럴 빌딩숲 한 가운데 자리한 ‘란콰이퐁’에 가야한다.

란콰이퐁은 홍콩에서 가장 트렌디한 바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야말로 홍콩 최고의 멋쟁이들을 볼 수 있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여행자들로 붐비는 바, 록음악이 울려 퍼지는 펍, 라운지에서 거리를 바라보며 술 마시는 사람들, 길 위에서 술잔을 들고 담소하는 사람 등 심야의 란콰이퐁은 그야말로 거대한 파티장이다.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남은 왕가위 감독의 1995년 영화 ‘중경삼림’에서 4명의 주인공이 만나지고 헤어지는 장소로 중요하게 등장했던 거리도 바로 란콰이퐁이다. 실연을 당한 금성무가 금발의 킬러 임청하에게 반하는 장면은 ‘바 캘리포니아(Bar California)’에서 촬영되었다. 1980년대 초 문을 연 란콰이퐁의 터줏대감이었던 이 술집은 지금은 새로 문을 연 다른 바들에 우위를 내줬지만 촬영 당시만 해도 홍콩최고인사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유명했다.

청동좌불상
홍콩에 왔다면 란타우섬의 청동좌불상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 야외 청동좌불상은 무게 250톤, 높이 34미터에 달하는데, 완성까지 무려 1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옹핑고원 위 조용하게 앉아있는 청동좌불상의 거대한 규모가 만들어내는 장엄한 분위기는 아시아 전역 불교신자들뿐만 아니라 전세계 관광객들도 매료시키고 있다.

양조위, 유덕화 주연의 ‘무간도3’에서 삼합회 조직원들과 양조위가 접견하는 장면의 배경도 바로 이 청동좌불상 앞이다. 극이 진행될수록 서로 간 의심만 늘어가는 가운데 그들을 굽어보는 좌불상의 온화한 표정은 고도의 의미심장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옹핑고원 위 조용히 앉아있는 불상에 다가가려면 우선 아시아 최장 케이블카 ‘옹핑360’에 탑승해 섬 꼭대기에 올라 불교테마마을인 ‘옹핑마을’로 가야한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불상에 가까이 다가서려면 불상 앞의 268계단을 올라야 하며 다 오르고 나면, 이곳에서 섬의 대부분이 국립공원인 란타우섬의 멋진 산과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대형 불상 외에도 530미터 높이의 옹핑고원 한 가운데 자리한 포린사원에는 한국불교사원과 달리 외관과 내부가 무척 화려하며 다양한 종류의 신상과 다채로운 불교적 상징물들이 있어 볼거리가 많다.

타이오 마을
란타우섬 옹핑마을에서 버스로 40분 떨어진 곳에 중국식 수상 전통 가옥이 모여 있는 ‘타이오 마을’이 있다. 해안주변으로 형성된 어촌마을로 옛 홍콩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는 이곳은 홍콩의 베니스라고도 불리지만 주민들 대부분은 실제 어업에 종사하며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관광객들만 아니라면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이 고즈넉한 이곳의 볼거리는 역시 수상가옥들로, 가느다란 나무다리 몇 개로 물 위에 서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홍콩영화의 비장미에 어울리는 그런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 홍콩 젊은이들의 ‘출사’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배를 타고 핑크돌고래를 보러 가는 핑크돌고래투어가 있으며 수상가옥들을 제대로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선상투어도 준비돼있다. 마을에 들어서서 보이는 작은 다리를 건너 관광용 선착장에서 HK$10를 내고 해안주변 어촌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간은 20분가량이다.
혹시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는가? 그의 1990년작 ‘도성타왕’에서 주성치는 당구에 천부적 재능이 있는 어촌촌놈으로 나왔었는데, 그 어촌이 바로 타이오마을이다.

드래곤스 백
홍콩하면 빌딩숲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홍콩의 70%는 녹지다. 놀랐는가? 더 놀라운 것은 그 자연이 세계유수의 자연관광명소 못지않을 정도로 아름답다는데 있다. 최근에 홍콩관광청은 홍콩의 자연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란타우섬의 ‘란타우트레일’, 신계지 사이쿵의 ‘샤프픽(Sharp Peak)’ 등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타임지가 아시아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뽑은 홍콩섬 남동부 섹오(石澳)해안의 ‘드래곤스 백’을 소개한다.

섹오로드의 시작점에서 출발해 해발 284m의 섹오 봉우리 주변을 지나는 총 4.5㎞ 길이의 단기코스로, ‘용의 등’이란 이름에 걸맞게 구불거리는 코스를 지나며 능선 아래 푸른 바다, 관목수풀과 초원지대, 섹오빌리지 등 남중국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쇼핑의 천국
쇼퍼홀릭들에게 홍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쇼핑’이다. 요령만 있다면 비행기 값을 건지는 횡재가 가능한 여름과 겨울의 특별세일, 팩토리 아웃렛, 플래그십 스토어, 컬렉트숍 등 거대한 쇼핑공간 안에 세상 모든 브랜드가 총집합해있어 ‘홍콩에 없는 브랜드는 세상에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홍콩에는 수많은 쇼핑몰이 있지만 딱 하나만 추천하라면 역시 침사추이의 ‘하버시티’다. 홍콩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쇼핑몰 안에는 각종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레스토랑, 극장까지 총 700여개가 넘는 매장이 입점해 있다. 길을 잃지 않고 합리적인 쇼핑을 하기 위해선 안내데스크에서 나눠주는 지도를 꼭 챙겨야 한다. 한국어 지도도 마련돼 있다.

또 하버시티에 갔다면 하버시티를 접하고 있는 거리인 ‘캔톤 로드’도 둘러보자. 영화 ‘첨밀밀’에서 대륙촌놈 여명과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저축녀 장만옥이 다정하게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바로 그 거리다. 가난한 주인공들과 대비를 이루는 동시에 그들의 욕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 명품거리로 홍콩 로컬 브랜드, 국제적인 디자이너 브랜드숍들이 늘어서있다.

또 다른 추천쇼핑몰로는 역시 침사추이에 있는 ‘엘리멘츠’로, 여기도 지도는 필수다. 중국 풍수사상을 접목시킨 흥미로운 인테리어의 4층 건물에 브랜드 숍, 레스토랑, 극장이 갖춰져 있다. 엘리멘츠는 홍콩지하철MTR이 운영하기 때문에 구룡역과 도심공항터미널과 바로 연결돼있어 여행 마지막 날 ‘얼리 체크 인(Early Check-in)’ 후에 여유로운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200여개의 매장이 입점해있고 역시 얼리 체크 인이 가능한 ‘IFC몰’, 오리엔탈호텔과 연결돼 있는 ‘랜드마크’, 패서너블한 중저가 브랜드숍이 대거 입점해 있는 ‘타임스스퀘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홍콩은 명실상부 쇼핑의 천국이지만, 쇼핑 스타일도 홍콩의 여느 풍경처럼 두 가지로 나뉜다. 앞서 소개한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이 그 하나라면 다른 하나는 홍콩영화 뒷골목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던 템플스트리트, 레이디스 마켓 둥 서민들의 재래시장이다.
어둠과 아름다운 네온의 조화가 인상적인 홍콩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홍콩의 진짜매력을 느낄 수 있다.

구룡반도 몽콕역 중심으로 특히 시장이 많은데,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금붕어 시장, 레이디스 마켓, 새시장, 스포츠 마켓 등이 있다.
몽콩역에 위치한 레이디스 마켓은 저렴한 의류, 액세서리와 가정용품을 사고자 하는 쇼핑객들에게 하루 일정으로 인기가 좋다. 야우마테이역 근처의 제이드마켓은 홍콩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여성 장신구 등 희귀한 옥공예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은 주성치의 ‘식신’, 유덕화의 ‘묘가십이소’, ‘열혈남아’에 등장했던 홍콩영화의 단골배경으로, 낮 시간에는 한산하지만 어두워지면 가게들이 문을 열고 중앙에는 노점들이 가득 찬다. 의류, 시계, CD, 전자제품, 여행가방 등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천막 등으로 점집을 연 점쟁이와 노점 포장마차 등이 많아 이국적이면서도 활기차다. 꼭 물건을 사지 않아도 그 특유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홍콩의 음식
홍콩에는 공식적으로 허가된 식당의 수가 1만5천개에 이른다고 한다. 작은 면적으로 볼 때 정말 놀라운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국제도시로서 동서양의 문화가 혼합돼있는 점이 홍콩을 세계적인 식도락천국으로 만들었다. 광둥요리, 쓰촨요리, 베이징요리, 상하이요리 등 중국전통 음식부터 영국, 베트남, 태국, 인도 등 세상 모든 곳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홍콩에서 꼭 먹어봐야할 음식을 고르라면 중국전통 차와 함께 먹는 ‘딤섬’이다. 용어도 그렇고 왠지 특별할 것 같지만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간식용 전통중국식 만두다. 하지만 한국의 만두와는 달리 딤섬은 전통 딤섬부터 식당별 창조적 딤섬까지 그 종류가 무궁무진해서 미리 종류를 알아둔 다음 먹어보고 싶은 것을 정하는 것이 좋다.

두툼한 피에 바비큐 돼지고기를 넣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한국의 호빵 같이 생긴 ‘챠슈바우’, 얇고 쫀득한 찹쌀 피에 작은 새우가 통째로 들어있는 ‘하 가우’, 새우와 돼지고기를 넣어 찐 ‘슈 마이’, 해산물, 닭고기 등을 찹쌀밥 안에 넣고 연잎으로 싼 ‘호 입 판’, 계란노른자를 두툼한 빵 속에 넣은 ‘나이웡 바우’ 등이 반드시 맛봐야할 인기 딤섬이다.

딤섬 외에도 홍콩 현지인들이 아침으로 즐겨먹는 ‘죽’과 ‘완탕면’도 먹어봐야할 음식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콘지(Congee) 혹은 죽(粥), 누들(Noodle) 혹은 면(麵)이라 간판을 내건 곳을 찾아가면 된다. 일반적으로 두 메뉴를 겸하는 곳이 많다.
광동식 죽은 우리나라 죽과 달라서 멥쌀과 은행을 함께 조리해 걸쭉하고 고소하며 죽에 들어가는 재료는 돼지고기, 닭고기 등 고기종류를 비롯해 해산물뿐 아니라 내장, 삭힌 오리알 등 다양하다.

새우살과 돼지고기를 얇은 피로 싸서 만든 만두 비슷한 완탕이 네다섯 개 올라간 완탕면은 국물이 시원하고 짜지 않아 한국사람 입맛에도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