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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 지역 관광체험상품 기획의 요소

| 글·이태희 경희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 2011-03-03 16:31:05

우리나라 지자체의 관광체험 기획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바로 ‘차별화’이다. 차별화는 관광 상품에 ‘독특함’을 부여할 수 있으며,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고, 수요 발생 시기를 다변화시킬 수 있으며, 신규 시장에 침투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모시킬 수 있다. 관광 상품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3E의 고려가 무엇보다도 필요한데, 3E는 교육적 해설(Education), 다양한 흥미 제공을 통한즐거움(Entertainment),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는 데서 오는 흥분(Excitement)을 의미한다.

관광체험상품을 기획하는 데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관광객들에게 지역 및 장소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이다. 교육적 효과는 일반적으로 ‘해설기능’을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그 지역 및 장소의 특성 및 역사, 전해져오는 이야기, 풍물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하여 재미있고 유익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해설기능은 유홍준의 ‘문화유산 답사기’처럼 문자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는 일도 있지만, 대체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만약 해설이 약하다면, 감동의 전달이 약해질 수 있으며, 이러한 관광 상품은 관광객의 기억에 오래 남지 못할 수도 있다. 해외사례에서 살펴보면 오스트리아 주민해설원 제도가 있는데 사실적이고 순수한 해설의 전달을 통해 많은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전달하고 또한 지역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관광 상품은 체험재이자 경험재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관광 상품은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구성요소가 바로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요소이다. 재미있고 즐거워야 하는 기본에 충실한 관광을 의미한다. 이는 관광객이 만져보고, 맛보고, 느끼고, 감동을 하게 흥미와 재미를 제공하는 것으로, 관광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재미와 즐거움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산업적 요소를 이용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의 스타와의 만남을 목적으로 귀국하는 동남아 및 중국, 일본의 단체 관광객들의 사례가 그것이다. 이들은 드라마, 영화와 같은 영상매체를 통하여 알게 된 국내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는 특별한 경험 및 체험을 구매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이 구매하는 관광 상품은 지역적, 국가적인 차이에 대하여 나타나는 상대적 차이를 경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관광객들은 방문하고자 하는 목적지가 자신들이 생활하는 공간과 별 차이가 없다면 그 지역이나 국가를 찾는데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즉, 상대적인 차이에 대한 경험을 통하여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안동에 있는 지례예술촌의 경우 외국인에게 있어 한국의 전통적인 가옥을 체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가 될 수 있으며, 동대문의 야간 쇼핑 문화는 번화함과 다양한 볼거리(공연), 먹을거리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이라 볼 수 있다.

체험상품개발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체험상품개발의 소재를 고유문화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 상품을 개발한다기보다는 기획한다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상품의 존재 숫자를 늘리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 상품이 어느 정도의 유인력을 갖출 것인가, 그 상품으로 인해 찾아올 방문객들은 어떤 사람들인가를 파악하여 서비스내용이나 홍보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관광체험상품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방문객 수가 유지되어야 한다. 가령 월별로 일정 수 이상의 관광객이 그 상품을 찾아야 한다는 기준이 나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상품은 곤란하다. 오감을 통한 경험의 폭을 넓히고 상품경험을 입체화시켜야 한다. 관광상품의 생명은 개발로만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상품이냐 하는 그 상품의 내용에 의해 좌우된다.

한국 고유의 관광상품이란 개념도 수정되어야 한다. 우리 고유의 것은 당연히 상품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것이라고 할 때 우리는 우리의 전통문화나 역사, 생활방식에만 의존한다. 이 사고의 틀을 깨야 한다. 우리 고유의 상품은 우리의 전통문화와 관계없이 아이디어에 의해서도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

관광체험 상품은 그 기획력이 관건이다. 특히 축제와 같은 시간적 한정성을 갖는 경우에는 더욱더 그러하다. 점적인 상품이나 자원을 선으로 코스화 하는 경우에는 그 상품을 경험하는 사이의 시간과 공간에서 활기와 해설을 경험해야 한다. 관광지다운 분위기 연출이 필요한 것이다. 듣는 관광으로서의 교육적인 효과도 높아야 한다. 죽어 있는 분위기의 관광상품의 생명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유인력은 자원 자체가 갖는 특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포장하고 연출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관광상품 개발까지 중앙정부에서 기획하고 지원을 하는 것은 후진국적인 형태의 관광정책 집행이다. 관광상품의 개발은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 관광체험상품의 생명이 기획에 달린 것도 민간부문이 상품개발에 앞장서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전체를 혹은 하나의 권역을 놓고 볼 때 관광체험상품이 해당 지역의 관광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핵심 관광상품과 보조적 관광상품이 구분된 채 개발되어야 한다. 백화점식으로 상품의 품종만을 늘리는 작업은 한국의 관광유인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핵심유인력을 갖춘 상품과 보조적인 관광상품이 조화를 이루어야 관광지의 유인력은 높아진다.

정부나 민간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연계시키고 종합할 때 핵심과 보조의 역할 구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런 측면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고 실행에 옮겨질 때 한국 관광선진화의 기치를 실현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관광체험상품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태희 교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부, 대학원(석사)을 마치고 미국 Texas A&M에서 관광개발학 박사(Ph.D.)를 취득했다. 교통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과 명지대 교통관광대학원 교수를 거쳐 2000년부터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의 관광학과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관광브랜드 기획론 외 다수의 저서와 연구논문을 발표했으며 현재 한국관광학회의 정책포럼위원장(부회장)을 맡아 관광관련제도의 개선에 필요한 전문적 여론 형성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