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left
search

 

 

ȭ
ȭ

원시생태 간직한 자연박물관 창녕

온천도시 창녕, 생태관광 명소로 도약

박동진·서석진 기자  / 2011-03-03 16:21:12

유난히도 기승을 떨치던 매섭던 추위도 봄의 기운 앞에 자리를 내준 듯하다. 올 것 같지 않던 봄은 어느덧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
봄은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온몸을 감쌀 때 봄볕을 기운 삼아 들판에서는 이름 모를 들풀이 차가운 땅을 뚫고 파릇파릇한 잎사귀를 내놓는다.

봄과 마찬가지로 늪도 생명의 시작을 알린다. 생명의 탄생은 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봄과 늪’, 게다가 1억4000만 년 전 원시의 늪 그대로를 보존하는 곳이 있다면? 봄 햇살 가득 안고 경남 창녕, 원시 생태의 현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우포늪’의 봄기운을 느껴보자.

우포의 봄, 힘찬 생명의 움틈
우포늪은 크게 4개의 늪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소벌(우포늪), 예전부터 소나무가 많아 이름 붙여진 나무벌(목포늪), 모래가 많은 모래벌(사지포늪), 가장 크기가 작은 쪽지벌로 이뤄져 있다.

우포는 1억40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태곳적 신비와 오랜 세월 역사의 향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을 것이다.

우포는 계절별로 새 옷을 갈아입는다. 마름, 자라풀, 생이가래와 개구리밥, 가시연 군락으로 늪 전체가 녹색의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은 여름, 갈대와 물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는 가을, 철새의 계절 겨울 우포도 나름의 매력을 뽐낸다.

특히, 생명이 움트는 3~4월 봄의 우포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 초록의 물결이 퍼져 나가고, 새들이 재잘대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자주색의 자운영이 군락을 이루며 호수를 물들이고, 연화초, 홍화재, 쇄이체 등의 야생화가 제각기 개성을 드러내며 사람들에게 손짓한다. 물닭과 쇠물닭 등의 철새들은 분주하게 늪을 돌아다니며 먹이활동을 하고, 늪 속에서도 개구리나 각종 어류가 봄기운을 받으며 힘찬 생명을 움 틔운다. 연둣빛 생명이 움트는 식물을 관찰하기에는 사지포제방, 목포 입구, 우포와 쪽지벌의 중간지점이 좋고, 조류 관찰에는 대대제방이나 전망대 목포제방 등이 포인트다.

우포의 매력을 좀 더 알기 위해서는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우포늪 안내소에 상주하고 있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현재 6명만 활동하고 있어 일정 규모 이상일 때 해설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게 어렵다면 입구의 생태관에 들어 영상이나 활자로 된 자료를 본 후 늪을 둘러본다면 우포늪의 가치를 더욱 몸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탐방코스는 생태관 - 전망대 - 숲길탐방로 1길 - 생태관으로 이어지는 30분의 도보 코스를 비롯해 생태관부터 대대제방, 사지포제방, 소목마을, 목포제방, 사초군락, 전망대로 이어지는 3시간 코스의 우포늪둘레길 등 다양한 코스가 있다. 또한, 입구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둘러볼 수도 있다.

‘생명길’에서 우포 만끽
제주에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이 있다면 창녕에는 우포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생명길’이 있다.
1억4000만 년의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여 150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인 우포늪에는 8.4km의 생태탐방로가 있다. 우포늪에 수많은 생명이 자라고 있고, 인간 또한 우포늪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름 붙은 이름이 바로 ‘우포늪 생명길’.

우포늪 등 4곳의 늪 전체의 길이가 20km 정도인데 생명길은 8.4km로 소벌(우포)을 중심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코스다. 숲과 늪으로 이루어진 이 길을 한 바퀴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정도, 자전거로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우포늪에 들어서면 봄의 기운을 받아 파릇파릇 움트는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대대제방을 따라 올라가면 다양한 새들이 먹이를 먹고 있는 우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지포로 가는 토평천 잠수교 아래엔 말즘, 나사말 등 침수식물이 흐르는 늪의 물결에 맞춰 이리저리 몸을 흔들고 있다. 이어 길을 걷다 사지포 제방의 민둥산 자락에는 소원을 한 가지 들어준다는 팽나무인 ‘사랑나무’를 만날 수 있다. 우항산을 가로지를 때는 소나무 숲길을 만날 수 있다. 모두 우리나라 재래식 소나무로 늪과는 또 다른 청아함을 안긴다. 목포제방을 지나 징검다리를 건널 때는 사초군락 사이를 지나게 되는데 원시림을 지나는 착각까지 불러일으키게 된다.

낙동강 따라 ‘개비리길’
창녕군에는 ‘개비리길’도 있다. 개비리는 강가에 있는 벼랑이라는 뜻으로 개비리길은 벼랑 위의 좁은 길을 의미한다. 낙동강을 따라 쭉 이어진 좁은 길로 예전에는 이 길을 통해 남지장터에 장 보러 다니던 통로였다.

개비리길이 우리나라에 몇 곳이 있으나 남지에 있는 길이 가장 절경으로 꼽힌다. 우선 봄이 되면 남지에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데 남지의 기암절벽과 노란 유채꽃밭을 지나면 창아지에서 용산에 이르는 개비리길을 만날 수 있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도 어려울 정도의 오솔길이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데 자생마삭 등 야생초들이 천지에 자리 잡고 있다. 어쩌면 너무 작은 길이기 때문에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옛길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느릿느릿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낙동강의 경관을 볼 수 있고, 대밭과 옛 정취가 묻어나는 나루터도 만날 수 있다.
개비리길 근처는 임란 때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이 육지 첫 승기를 거둔 기음강전투의 현장이며, 6·25 때 낙동강 최후 방어선이자 인민군이 최초로 낙동강 전선을 뚫은 뼈아픈 현장이기도 하다.

또한, 대봉늪, 대곡늪, 팔락늪, 사말포 등 습지도 있어 탐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한편, 낙동강의 끼고 그 절경을 감상하는 즐거움과 함께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의 절경이 사라져 가는 아쉬움도 느껴지는 길이다. 또 주차한 차를 타기 위해서는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 와야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같은 경치를 두 번 감상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화왕산,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
창녕군 창녕읍과 고암면에 있는 해발 757m의 화왕산은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이 절경을 이루는 창녕의 진산이다. 이 산은 화산활동이 활발하여 불을 뿜어내는 화산이라는 뜻으로 불뫼·큰불뫼로 불리기도 했다.

봄 화왕산에 진달래가 만발하고, 가을에는 융단을 깔아놓은 듯 은빛 물결의 억새평원이 장관을 연출한다. 그래서 왕초나 허준, 대장금 등의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 화왕산이다.

한편, 창녕의 생태관광을 둘러보기 위한 코스로는 1박2일 기준으로 우포늪 탐방-부곡온천(1박)-화왕산과 관룡사 코스나 반대방향으로 둘러보면 창녕의 자연을 볼 수 있고, 지친 몸을 온천수에서 풀 수도 있어 금상첨화일 것이다.

우포늪 한국 관광 ‘으뜸 명소’로 선정
우포늪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한국 관광의 ‘으뜸 명소’로 선정되어 국내 관광의 핵심거점으로 육성된다.

문화부는 지난 2월 국내외 관광객들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의 으뜸 명소 8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8곳은 역사·문화형 관광지 안동 하회마을, 수원 화성, 경주 남산·월성 유적지, 자연생태형 관광지 순천만-여수엑스포, 성산 일출봉, 창녕 우포늪, 문화콘텐츠형 관광지 북촌·삼청동·인사동 전통문화거리, 전주 한옥마을 등이다.

문화부는 이번에 선정된 으뜸 명소에 자연생태와 역사문화를 최대한 보존하는 범위에서 편의시설 등의 관광 인프라와 안내·해설자료, 홍보 등을 맞춤 패키지 형식으로 지원하며, 특히 국내외 홍보마케팅에 초점을 두고 지원한다.

한편, 창녕군은 우포늪 보전 및 복원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그전에 1997년 우포 일대 8.54km²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1998년 국제 람사르협약 등록, 이듬해 습지보호지역지정, 2011년 국가 천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이곳은 멸종위기 동식물과 천연기념물 등 15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군은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 1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재한 상태다. 잠정목록은 향후 충분한 연구와 자료 축적을 통해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예비목록으로 최소한 1년 이상 잠정목록에 등재된 유산만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할 수 있다.

늘어나는 생태관광 수요에 부응
창녕군은 나날이 늘어가는 생태관광에 대한 관광객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2013년까지 3년 동안 낙동강의 생태관광 수요 증가에 따른 콘텐츠 확보와 수상여가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낙동강 생태습지관광 체험루트’를 조성한다. 창녕군 남지읍 일대에 1단계로 계류장 및 선착장, 강수욕장, 강수테라피장을 만들고, 2단계로 습지체험을 위해 습지정보관, 수생식물정원, 환경놀이터, 야외학습장 등을 만들게 된다.

창녕군 이방면 안리 일원에는 2012년까지 ‘산토끼 공원’이 조성된다. 모두 11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테마광장(분수, 피크닉장), 야외공연장, 동화마을, 어린이놀이터, 사계절 썰매장 등이 조성된다. 가족형 생태체험 관광지를 조성해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하는 것이다.

올해까지 국가습지센터가 건립되고, 우포늪의 상류인 대합면 주매리 일대에는 ‘우포늪 수생식물단지’를 조성한다. 2012년까지 조성되는 수생식물단지는 자생식물의 보전과 산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우포늪 생태공원과 연계된 관광자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대지면 석리 일대에 개장한 ‘창녕우포승마장’은 녹색체험 관광과 생활승마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 온천대축제 부곡서 열려
창녕은 자연환경과 온천, 문화가 함께하는 생태관광의 천국으로 꼽힌다. 지자체의 관광을 총괄하는 조직이 보통 문화관광과나 관광진흥과인데 반해 창녕군은 ‘생태관광과’인 것만 보아도 생태관광이 창녕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창녕 생태관광은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생태관광의 보고인 우포늪, 찬란했던 비사벌 문화를 간직한 문화재, 전국 최고의 수온과 수질의 부곡온천, 100대 명산의 하나로 사계절 아름다운 화왕산 등을 꼽을 수 있다.

창녕 부곡은 최고의 수질, 풍부한 수량, 뛰어난 약리효과를 자랑하며 온천의 대명사로 꼽힌다. 전국 최고 수온인 78℃의 온천수가 하루 6000톤가량 용출된다. 부곡온천 일대는 78℃의 높은 수온을 이용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온천수로 난방하는 곳이다.

부곡의 온천수는 20여 종의 무기질을 포함하고 있어 당뇨병, 피부질환,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국여지승람이나 동국통감 등의 문헌에도 수질의 효과에 대한 기록이 전하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유명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매년 10월에 일주일 동안 펼쳐지는 부곡온천대축제에는 온천수 체험 참여행사, 워터스크린쇼, 온천가요제, 온정제, 온천발전 심포지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특히 올해는 창녕 부곡온천이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2011년 대한민국 온천대축제’의 개최지로 선정되어 전국 최고의 수온을 자랑하는 부곡온천에 대한 이미지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녕군은 한국의 으뜸명소로 선정된 우포늪과 억새로 유명한 100대 명산인 화왕산 등 주변관광지와 연계한 테마형 축제로 기획하여 온천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축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온천대축제가 개최됨에 따라 군은 국내외 관광객의 만남과 소통의 장소이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부곡온천 만남의 광장’을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