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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광지의 숙박시설 료칸(旅館)

일본의 전통예술과 생활양식을 체험하는 공간

편집부  / 2011-02-09 10:42:48

먼 옛날부터 어느 나라든지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었고, 그런 여행자들이 지친 몸을 쉬면서 식사와 잠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시설을 찾아보자면 고을 어귀마다 있었던 ‘주막’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지구촌의 현대화이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런 시설들이 서구식 호텔의 개념으로 바뀌었지만, 아직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는 나라들도 많다. 그중 일본의 특급 호텔에 버금가는 고급 숙박시설로 북해도에도 많이 있는 료칸을 소개한다.

전통을 지켜나가는 곳, ‘료칸’
일본의 숙박시설은 정말로 다양하다. 서구식 서비스와 시설을 자랑하는 호텔, 호화롭지는 않지만 능률적이고 청결하게 꾸며놓고 비즈니스맨을 위한 싱글룸을 제공하는 비즈니스텔, 보통 가정집과 같은 형태의 민슈쿠(민박), 지방자치단체가 리조트나 공원에서 운영하는 국민숙사 외에도, 유스호스텔, 펜션, 성인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의 캡슐호텔, 그리고 전통을 지켜나가는 료칸(旅館)이 있다.

료칸은 우리나라의 여관과 한자표기가 같지만, 실상은 여관과는 다른 곳이다. 일본식의 경건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일본전통호텔’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겨울에 일본여행을 갔다면 한번쯤은 료칸을 경험해보자. 료칸은 온천에서 묵은 때를 벗겨내고 한 해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는 휴식여행을 위해 생겨났다고 한다.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좋은 날을 기념하고, 휴식과 이벤트를 즐길 목적으로 온천관광지에 있는 료칸을 찾는다. 비교적 저렴한 곳도 있지만, 괜찮은 ‘료칸’의 경우 1일 숙박, 2끼 식사에 1인당 1만2000~2만엔 이상이며, 세금과 서비스 요금이 가산되기 때문에 경제력이 좋은 일본인이라도 료칸을 찾기란 쉽지 않다.

료칸에 입실하면, 다다미방의 한 가운데에 키가 낮은 ‘다탁(茶卓)이 놓여 있고, 손님이 갈아입을 수 있는 편의복 ‘유카타’가 준비되어 있다.

료칸의 매력, 온천과 가이세키 요리
료칸에 도착하면, 차를 마시며 저녁식사 시간을 정하고 유카타로 갈아입은 후, 온센(온천)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료칸이 커다란 대욕장과 함께 노천탕을 보유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료칸 여행의 백미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노천탕이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쉼표 같은 여유를 맛볼 수 있다. 일본에는 67개의 활화산이 활동하고 있어 온천이 발달해 있다. 때문에 온천문화도 잘 발달해 있고, 온천여행상품도 많이 나와 있어 ‘일본’ 하면 ‘온천’을 떠올릴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일본의 온천은 대부분 공동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온천에서의 예절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유카타를 벗어 소쿠리에 담아 두고, 타월로 앞을 가리는 것이 예의다.

또한 온천을 이용하기 전에는 앉아서 샤워를 해야 하고, 타월을 탕 속까지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실례이다. 온천은 하루 세 번(저녁 식사 전, 잠자기 전, 아침에 일어 난 후)이 적당하며, 너무 심하게 하면 몸에 필요한 수분이 빠져 나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온천을 즐기고 방으로 돌아오면 저녁식사로 가이세키 요리가 준비되는데, 가이세키 요리는 한 번에 모든 음식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시중을 드는 나카이상이 하나씩 준비해 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의 코스형 정식요리를 뜻하는 가이세키는 먹는 동안 눈ㆍ코ㆍ입 세 번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각각의 요리를 그에 어울리는 그릇에 담아 마치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고 계절별로 다른 재료들은 특유의 신선한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가이세키의 메뉴는 정해져 있지 않고, 대부분 그 지역의 특산물로 차려진다.

여주인 ‘오카미’와 종업원 ‘나카이’
료칸에 가면 ‘오카미’를 먼저 봐야한다는 말이 있다.
‘오카미’는 료칸의 여주인으로 비품 선택에서부터 손님 접대, 직원 교육까지 료칸의 전반적인 모든 문제를 책임지기 때문에 ‘료칸’에서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오카미’는 료칸의 명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대를 이어 어머니가 딸이나 며느리에게 넘겨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료칸에는 ‘오카미’와 함께 ‘나카이’라고 불리우는 여종업원이 있는데, 이들은 손님이 편안하게 묵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시중을 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일본에선 이들 여성들이 료칸을 이끌어나가기 때문에 료칸은 여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거대한 볼거리나 굉장한 서비스는 없더라도, 잘 가꾸어진 분재, 일본의 전통화나 휘호, 손때가 묻어있는 고가구 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것들이 료칸을 이루고 있다.

일본 속의 일본, ‘료칸’
료칸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일본의 전통예술과 생활양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것이 지금까지 료칸을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고, 많은 사람들이 료칸을 이용하는 이유이다. 서구식의 화려한 건물이나 절도 있는 서비스는 없지만,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멋과  정성이 가득한 식사, 그리고 친절과 미소는 ‘료칸’만이 지니고 있는 묘미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Tip
일본국제관광료칸연맹(Japan Ryokan Association)
www.ryokan.or.jp
Japanese Inn Group
www.members.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