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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에 다가섰다”

세계인 1억 이상 찬성투표 받아야 선정

이상미 기자(sangmi@newsone.co.kr)  / 2011-02-07 10:50:44

지난달 13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제주를 세계7대 자연경관에 올리기 위한 ‘범국민추진선포식’이 전 국무총리 정운찬 위원장, 우근민 제주지사 등 주요 인사와 내외신 기자 등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세계7대 자연경관’은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전 세계인의 투표로 자연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7곳을 선정하는 프로젝트로,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선정한 스위스 비영리재단 ‘뉴세븐원더스(The New 7 Wonders)’가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452곳이 참여한 예선에서 2007∼2008년 1차 투표, 2009년 2차 투표와 3차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28개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동북아에서는 유일 후보지이며 일본의 후지산과 중국의 장가계는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탈락했다. 현재 전화 및 인터넷으로 결선 투표가 진행 중에 있고, 최종결과는 올해 11월 10일에 발표하게 된다.

제주도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면 일회성에 그치는 스포츠 경기 유치 등과 달리 영구히 가치와 효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제주도와 범국민추친위원회는 지난달 초부터 국내 주요 기관, 언론사 등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주한 중국, 일본, 러시아대사관에 제주도가 세계7대 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는 등 경관 선정을 위한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달 14일, 이명박 대통령도 제주도에 투표했다. 이 대통령이 인터넷으로 제주도에 투표하는 사진은 뉴세븐원더스 홈페이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문명과 자연공존’이 최대 강점
이번 세계7대 경관투표는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중 1억 명 이상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어야 세계적 자연경관으로 뽑힐 수 있다.

제주와 경쟁하는 세계 자연경관 후보지는 브라질의 아마존,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몰디브의 몰디브섬,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등으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명소들이다. 제주도가 이런 쟁쟁한 후보지와 겨루어 어떻게 7대 경관에 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나 이번 세계 7대 경관 선발에서 중요시 되는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문명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점에서 제주도는 강점을 갖고 있다.
뉴세븐원더스 재단은 자연에 인간이 얼마나 접근 가능한가를 보고 있는데 즉, 남극이나 북극처럼 일반인의 접근이나 생존이 어려운 지역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28개 후보지 가운데는 인간의 활동이 금지된 섬인 아랍에미리트의 부티나군도, 대만의 해발 3952m 산인 위산 산 등이 포함돼 있는 것을 볼 때, 제주도의 선정 가능성은 더 커진다.

제주도는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삶의 터전이었음에도 200만 년 전 형성된 자연경관이 훼손 없이 지켜진 유일한 후보지 손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제주를 방문한 장폴 드 라퓌엔트 재단이사는 “27개 후보지는 문명과 자연으로 명확히 구분되지만 제주도는 삶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경관이 무척 인상적”이라 평한 바 있다.

한국의 세계자연유산 제주도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도는 한라산을 비롯, 크고 작은 오름과 분화구, 폭포, 동굴, 독특한 해안 풍경 등 섬 전체가 온통 볼거리다. 특히 제주도에는 아열대에서 아한대까지 식물군이 한곳에 분포돼 있는 독특한 식생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유수의 자연명소를 보고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마 제주도가 이러한 환경을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제주도의 유네스코 타이틀은 2002년부터다. 유네스코가 전문가 심사 및 의장단 회의 등을 거쳐 제주도의 총면적 8만3094㏊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생물권보전지역이란 전세계적으로 보전 가치가 있고, 지속가능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과학적 지식, 기술, 그리고 인간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생태계 지역을 뜻한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무분별한 개발이 억제되는 동시에 유네스코가 지원하는 생태관광, 생태변화모니터, 환경보전과 병행한 개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정된 제주 지역은 한라산국립공원 및 천연보호구역인 영천, 효돈천 등 2개 하천과 문섬, 범섬, 섶섬 3개의 섬의 핵심지역, 국유림지대와 3개 섬 인근 해역인 완충지역 등이다.
2007년에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때까지 한국은 세계문화유산 7건을 갖고 있었지만 자연유산은 한 곳도 없었다.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한국 자연이 지닌 심미적·지질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받은 곳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다.
한라산은 종(種)의 다양성을 갖추고 있으며 폭포와 기암절벽, 백록담이 어우러져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수중 화산 폭발로 바다 위로 솟아오른 성산 일출봉은 요새와 같은 모양으로 극적인 장관을 연출하며, 수중 분출 화산의 이해를 돕는 특별한 구조와 퇴적 특성을 갖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가 각별히 주목한 곳은 용암동굴이다. 특히 세계에서 단 하나 뿐인 용암동굴이자 석회동굴인 ‘용천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독특하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용암동굴로서의 특징뿐 아니라 석회암 동굴의 특성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용암의 검은색과 석회질 성분의 흰색이 환상적 지하 세계의 절경을 만들어 내는 용천동굴은 그 지질학·고고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해외 네티즌 투표가 가장 큰 관건
작년 10월에는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에서 후원하는 국제적인 자연과학분야 활동으로 지구과학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지역을 보호하면서 교육 및 관광 대상으로 활용하는 국제제도다. 세계지질공원의 인증기준은 크게 지질·경관이 35%이며 교육, 지질관광, 관리구조, 접근성이 65%를 차지하고 있다.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을 갖은 희귀 자연인 동시에 사람과 평화로이 공존한 보기드믄 지역 제주도. 여기에 섬, 화산, 해변경관, 동굴, 폭포, 숲 등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테마까지 모두 갖췄으니 세계 7대 경관에 들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주도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가장 큰 과제는 경쟁지역에 비해 낮은 인지도다. 인터넷과 전화 투표로 이뤄지는 최종 투표결과가 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자국민 득표는 10%만 반영하고 나머지 90%는 해외득표로 집계되기 때문에 해외 네티즌의 지지가 관건이다.

이에 범국민추진위는 정부와 글로벌 기업 등과 협조해 체계적인 해외홍보를 추진 중으로 해외 교민이나 외국인들의 표를 많이 확보할 계획이다. 또 이번 후보에 포함되지 않은 중국과 일본에 추진위원회를 설립해 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차적으론 국민들의 성원이 중요하다. 전화 및 인터넷으로 투표가 가능하지만 여러 번 참여가 가능하고 절차가 단순한 전화투표를 권한다.

전화투표는 ‘001-1588-7715’로 전화(요금 144원)를 건 후 ‘삑’하는 소리가 들리면 제주도 선정코드인 ‘7715’를 입력하면 된다. 인터넷 투표는 홈페이지(n7w.com) 접속 후 회원가입을 한 뒤 제주도를 포함한 7곳에 투표한 다음 가입 시 작성한 메일로 발송된 투표 확인 메일을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