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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관광 l 중국 장가계 편②

천혜의 절경 무릉도원‘장가계무릉원’을 가다
산상호수 보봉호와 황룡동굴의 신비를 벗기다.

글·사진 ㅣ 전병열 기자  / 2011-01-05 15:36:37

보봉호수는 장가계 삭계(索溪)욕자연보호구 남쪽에 위치하며 호수를 중심으로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장가계의 혼’으로도 칭송되는 보봉호는 계곡 산 중턱(해발 43m)에 댐을 구축해 만든 산상 인공호수로 우뚝 솟은 기암 절봉들이 기이한 형상들을 연출하며 주위를 감싸고 있어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것 같다.

호수 위에서 보면 마치 산속에 비취가 박혀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원래는 수력발전과 양어장을 목적으로 조성됐으나 말레이시아 거부의 제안으로 관광지를 조성해 지금은 관광상품으로 더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호수의 물은 하늘의 비와 땅의 샘, 뚜거비의 눈물로 채워졌다는 전설을 담고 있다. 절벽을 따라 333개의 계단이 가파르게 설치돼 있으며 900m가 넘는 인공폭포가 힘차게 쏟아 내린다. 보봉호는 수심이 72m 정도이며 폭 최장 150m, 길이 2.5㎞로 유람선 왕복 운항 시간은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보봉호로 향하는 길목은 기암절봉들이 늘어서 있어 심산계곡임을 느끼게 한다. 기둥처럼 우뚝 솟은 기암 꼭대기에는 신기하게도 한 그루의 큰 나무가 자라고 있다. 계곡을 벗어나자 수백m에 달하는 폭포가 장엄하게 쏟아 내리며 장관을 연출한다. 산 중턱에 설치된 인공폭포란 것을 나중에야 가이드를 통해 알게 됐다.

그만큼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뤄 자연스럽게 보였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간에만 가동한다고 한다. 중국은 기이한 자연경관들이 즐비해 인위적일 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지만. 보봉호 선착장을 향하는 길목에는 유료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표범과 말 동상을 세워놓고 10여 세 된 어린 여자아이가 지키고 있었다. 중국 관광지에는 간혹 어린 아이들이 특산물 등을 팔고 있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하나의 상술일 테지만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보봉호수는 맑고 청정함을 간직한 채 잔잔한 물결을 일렁이며 평온을 느끼게 한다. 관광객들의 감탄 속에 유람선이 일으킨 물결이 그 평온을 깨트렸다. 정말 그림 같은 기암절봉들이 보봉호수를 에워싸며 천혜의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수면 위로 그려진 한 폭의 산수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난다. 물살을 헤치면 유유자적하는 유람선 위로 펼쳐지는 자연 경관은 무릉도원의 별천지가 이런 곳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햇볕의 조화 속에 춤추는 은빛 물결은 보석처럼 빛나며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호수가 나룻배에서는 어여쁜 ‘토가족’ 아가씨의 청아한 노래가 유람선 관광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이 노래는 토가족의 전통 풍습으로 처녀가 청혼하기 위해 사랑을 고백하는 의미라고 한다. 이 노래를 듣고 총각이 화답의 노래를 부르면 사랑이 이뤄진다. 맞은편에서는 청년이 관광객들을 향해 노래를 불러 준다.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환영의 의미로 노래를 부르지만 노랫말은 사랑을 주고받는 내용이란다.

유람선에서도 이곳 가이드 아가씨가 관광객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관광객이 이에 화답하는 의미로 노래를 불러 흥겨움을 고조시킨다. 찾아오는 손님을 환대하는 의미로 노래를 불러 주는 아름다운 풍습이다. 토가족 남녀들은 노래를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 미모보다는 노래 잘하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한다고 한다.

보봉호는 다양한 형상의 기암괴석과 산봉우리들로 둘러싸여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거대한 두꺼비를 연상하는 산봉우리는 보름달을 삼키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고 기다리고 있다. 또한 보름달이 뜨면 사랑하는 연인을 만날 수 있고 애타게 기다리던 아기바위가 엄마바위를 만난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선녀가 호수 속에서 머리를 감아올린 바위도 있으며 이를 지켜보는 나무꾼 바위도 있다. 가이드의 스토리텔링은 관광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연속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한다. 중국 가이드의 스토리텔링은 구전되면서 지속적으로 신비감을 자아내 관광객들을 유인한다.

30여 분 동안 보봉호의 절경을 체험한 후 일행은 협곡으로 이어진 계단을 따라 정상을 넘고 아찔하게 설치된 가파른 계단을 조심스레 밟으면서 폭포수 쪽으로 내려왔다. 가까이서 본 폭포는 더욱 장관이다. 폭포 밑 광장에는 공연무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날은 공연이 없는 모양이다. 일행과 사진 몇 컷을 찍고 하산했다. 내려오는 도중에 특산품을 판매하는 노점상들이 즐비해 구경삼아 상품을 둘러봤다.

수공예품 중에서 쇼핑용 가방을 골라 가격을 물어보니 3만원이란다. 이곳에서는 아예 한화로 거래가 되고 있었다. 흥정 결과 5000원을 주고 샀다. 중국 관광지에서는 한국 관광객일 경우 아예 깎을 걸 예상해서 가격을 높여 부른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다. 결국은 누가 이득을 볼까. 싼 맛에 2개를 샀다.

서둘러 호텔(pull man)로 돌아왔다. 국제문화관광제 조직위원회 초대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만찬장에는 우리 한국인의 좌석이 눈에 띄지 않았다. 북한은 행사장 중앙에 자리가 마련돼 있었지만, 결국 맨 뒷자리로 배정돼 식사를 했다. 우리 일행 중 ‘중국청년여행사’ 양서원 대표와 김종원(사진작가) 박사가 북측 자리로 가서 건배 제의를 했다. 그들도 처음엔 당황하는 눈치를 보였지만 흔쾌히 건배 잔을 들었다. 이국땅에서 같은 민족을 만났으니 그들도 반가움을 감추지 않고 호텔 로비에서 기념촬영까지 했다.

야외 산수 음악극 ‘천문호선’ 관람
대형산수실경(大型山水實景) 오페라인 천문호선(天門狐仙)은 천문산 입구 자연경관 그대로를 무대화하고 최첨단 레이저 조명으로 더욱 실재감을 살린 작품이다. 세계 최초로 협곡과 산수를 실제 배경으로 연출한 이 뮤지컬은 무대 길이가 5㎞에 이르며 무대 고도의 차이가 1100m로 상상을 초월한 규모이다.

안개 속에 협곡을 가로질러 60m 공중에 다리를 설치하고, 눈을 흩날리며 커다란 보름달 속에 나타나는 여 주인공의 모습 등 기발한 상상력이 동원된 연출에 감탄할 뿐이다. 은빛 복장을 한 120명의 오페라 가수들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천문산을 울리고 여우로 분장한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화려한 안무가 감동을 자아낸다.

이 오페라는 중국 실경 공연의 창시자인 매수원이 기획 감독한 작품이다. 그는 중국 국가 일급 편집·광서연극가협회 부주석으로 ‘대송동경몽화’, ‘천교칭기즈칸’, ‘중화태산봉선대전’ 등을 감독한 것으로 비치된 팜플릿에 소개돼 있다. 음악 및 예술 감독은 ‘당돈’으로 ‘와호장룡’을 작곡한 인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가 10명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천문 호선의 내용은 이곳 호남성 민간에 전해져 내려오는 ‘유해감초’를 배경으로 한 것이며 ‘신유해감초(新劉海·樵)의 줄거리는 호왕이 왕비를 고르면서 천년 묵은 여우를 뽑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인간인 가난한 나무꾼 ‘유해’를 사랑한다. 그들은 천문산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됐고 호왕은 이들을 갈라놓기 위해 온갖 심술과 압박을 가하면서 큰 산을 갈라 서로 만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여우는 변치 않은 사랑으로 만년을 기다린 끝에 하느님이 감동해 다리를 연결시켜 이들의 사랑을 이어준다는 내용이다.

이 뮤지컬은 한화로 300여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으며, 600여 명의 배우들이 동원된 초대형 공연으로 일반인들의 입장료는 중국 돈으로 2800위안 이라고 한다.

이 공연은 한국인들을 위해 벽면에 한글로 자막을 보내준다. 그만큼 한국 관광객들이 많아 배려를 하고 있지만 자막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비치된 팸플릿도 그 문장이 난해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이왕이면 제대로 된 문장으로 소개를 하면 더욱 감동적인 공연이 될 텐데… 아쉽다. 자연 그대로를 배경으로 웅장하고 화려하게 연출하는 실경 공연은 중국의 대표적인 공연 관광상품이다.

공연이 끝나자 전 출연진들이 나와 관람객들을 환송하며 주인공들은 관람객들을 기념촬영 하기도 한다. 필자는 캠코더로 공연 전부를 녹화했다.
호텔로 돌아와 카메라 정리를 하고 12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7시 모닝콜을 시작으로 천자산과 황룡동굴 답사에 나서야 한다.

황룡동굴의 비경을 밝히다
호텔 뷔페에서 국수와 돼지고기 구이, 삶은 계란, 녹두죽으로 아침을 먹었다. 이젠 제법 중국식 요리가 입맛에 맞는다. 물론 장가계는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아 한국인 입맛에 맞추기 때문이기도 하다.

황룡동굴은 무릉원의 동단 삭계곡의 북단 7㎞ 지점에 위치하며 1984년 10월에 개방된 석회암 용암동굴이다. 현재 개방된 동굴의 길이는 약 12㎞이며 최고 높이는 160m에 이른다. 중국 10대 용암동굴 중 하나인 황룡동은 ‘중화 최대의 아름다운 저택’, 중국의 국실(國室)’, ‘종유동 중의 최고’로도 불리고 있다. 이곳은 4층으로 구성 되어 동굴 속에 동굴이 있으며  호수도 있다. 관광객들은 이 호수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서 다시 도보(3.5㎞)로 관람한다.

1300계단을 올라야 다 관람할 수 있다고 하며 1700여 개의 석순과 종유석이 있으며, 2층까지는 물이 흐르고 3층부터는 물이 없다. 이곳 황룡동굴은 기기묘묘한 석순, 종유석, 석주 등이 수려하게 군집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냇물이 흐르고, 폭포가 떨어지며, 연못과 석화가 어울러져 마치 동화 속의 선경(仙境)을 연상케 한다.

황룡동은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토가족들이 동굴 속에 황룡이 살고 있다고 믿어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고 한다. 가이드 소개에 따르면 ‘모금초’라는 사람이 호남성 황룡동에 명나라 전란 때 숨겨진 보물이 있다는 전설을 믿고 그곳을 찾아 헤매다 보물은 찾지 못했으나 1983년 이 동굴을 발견하고 ‘북경그룹’을 통해 관광지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북경그룹에서 황룡동 총 관리인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북경그룹은 국가 출자 기업으로 우리나라의 공기업과 같다.(중국 관광지에 얽힌 스토리텔링은 역사적으로 고증이 되지 않는 내용일 경우 관광가이드마다 다르다)

동굴로 가는 길목에는 수십 개의 물레방아가 톱니바퀴처럼 물려서 돌아가도록 설치돼 있어 좀 특이했다. 동굴 안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밖에서 볼일을 다 보고 가야한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 속에 석순과 종유석들이 늘어서 있다. 유명 석순과 종유석에는 중국어와 한글이 병기돼 있다. 동굴 내 강가에 보트가 대기 하고 있었다.

이 강은 길이가 2820m이며, 폭 6m, 깊이가 12m에 이르며 건너가는 시간은 8분 정도 걸린다. 강변에는 화려한 불빛과 조화를 이룬 다양한 모양의 석순과 동굴, 석교 등이 환상의 세계를 연출한다. 선착장에 도착하기까지 주변 경관에 관광객들의 탄성이 이어졌다.

동굴을 밝히는 다양한 색상의 불빛 속에 부러질 듯 가늘게 솟은 석순들이 암벽 위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이 정말 기이했다. 정말 신의 걸작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각양각색의 석순과 종유석들이 각기 우람하고 웅장한 형태에서부터 가늘고 세밀한 모습까지 기이한 형상으로 늘어서 있다. 그런가 하면 바닥 암석에는 마치 밭을 일구어 놓은 것 같은 석화 밭이 보였다. 이곳 표지판에는 천구전(千丘田)으로 표기돼 있다. 주변에는 천선수폭포(天仙水瀑布)가 푸른 조명 속에 보석처럼 흘러내린다.

마치 큰 소나무가 누워있는 형상, 부처님상, 스님상, 부부상, 아기상, 불탑모습, 설송(雪松), 다양한 동물 형상뿐만 아니라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기이한 형태들이 즐비하게 군집을 이루고 있으며. 가무청(歌舞廳)이 있는가 하면 미궁, 후궁, 용궁, 용무청, 만석괴동 등도 있다. 용왕옥좌는 석순이 마치 거대한 바위가 솟아 있는 것 같으며 거대한 용의 입으로 불빛이 뿜어 나오는 형상을 연출하고 있다.

용궁에는 정해신침(定海神針)이라는 석순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데 높이가 무려 19.2m나 된다. 이 석순은 유일하게 1998년 중국 평안보험공사에 1억 위안의 보험에 가입했다.
종유석과 석순이 수만 년의 세월을 애타게 기다리며 만나기를 고대하는 형상도 있다. 또한 종유석과 석순이 서로 부둥켜안고 엉켜 석주가 된 형상도 있다.

석회 동굴의 바닥에서 자라나는 석순(石筍)은 지하수에 용융된 석회 성분이 고결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죽순 모양의 암석이 위를 향해 자라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종유석에서 떨어진 지하수가 석순을 형성하므로, 석순의 바로 위에는 종유석이 있다. 충분한 시간이 흘러 종유석과 석순이 서로 만나게 되면 석회 기둥을 형성하는데 이를 석주(石柱)라고 한다. 석순과 종유석이 0.1㎜ 자라는 데는 1년이 걸린다고 한다. 정해신침의 경우 무려 20만년 동안 자란 것이다.

황룡동굴의 신비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그 경이로움과 황홀함에 도취돼 두리번거리다 보니 어느새 출구에 도달했다. 다음 코스는 천자산이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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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가이드 : 김동만 (H.P 139-7444-9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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