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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관광 | 서울생태문화길 우수코스 30선

도심 속 자연으로 떠나는 걷기여행의 묘미
전문가가 뽑은 ‘서울생태문화길 우수코스 30선’

이상미 기자(sangmi@newsone.co.kr)  / 2011-01-04 17:04:28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은 거대한 고층빌딩과 넓은 아스팔트로 이뤄져 화려하되 삭막한 곳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서울은 북한산을 비롯한 외사산들이 도시외곽을 따라 아름답게 이어지고 남산, 인왕산 등의 내사산이 도심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어 자연이 도시와 함께 잘 어우러져 있다. 또 도심 한가운데로 한강이 흐르고 청계천, 중량천, 안양천 등이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어 생태와 관련된 볼거리도 풍부하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8일, 걷기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서울생태환경을 알리고자 지난해 9월부터 소개하기 시작한 서울시내 110개 생태문화길 중에서 도보여행 인터넷 전문 카페 운영자와 도보여행서적 저자 등 전문가 8인의 추천을 받아 ‘서울생태문화길 우수코스30선’을 선정·발표했다. 전문가 2인 이상의 중복추천을 받은 코스 중 자연풍광이 뛰어나고 역사·문화적 향기를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곳들이 선별됐다.

공원길 7곳, 숲길 13곳, 역사문화길 5곳, 하천길 5곳으로 특정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조정했고 거리나 난이도 등 걷는 수준별로도 나눠 제시했다. 초급수준은 8군데로 거리는 2.5∼8.2km로 짧고 길이 평이해 걷기 편한 노선이다. 시간상으론 1시간∼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중급수준은 5.9∼12.4km거리에 약 2시간∼3시간 30분이 걸리는 코스로 16개 노선이 있다. 고급수준은 생태문화길 중 9.3∼15.6km의 긴 거리로 산과 하천 등 길의 높낮이가 다소 있는 6개 노선이다.

도시와 자연의 조화 ‘공원길’
도심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원길로 ‘강서 생태길, 월드컵공원 순환길, 남산 순환 산책길, 몽촌토성 역사길, 여의도 순환길, 서울숲길, 우장산 숲길’ 7곳이 제시됐다.

이중에서 ‘강서 생태길’은 강서구의 대표적인 산인 개화산과 한강구간의 강서습지생태공원을 거치는 코스로 갈림길이 잦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풍성하여 인기가 좋다. 8.5㎞의 중급수준으로 개화산역∼개화산∼방화근린공원∼강서습지생태공원∼방화역에 걸쳐있다. 강서 습지생태공원에서는 철새 조망대에 몸을 숨기면 한강을 찾아 자유롭게 활동하는 새들의 무리를 관찰할 수 있다.

‘남산 순환 산책길’은 서울역∼북측순환산책로∼남측순환산책로∼N서울타워∼남산도서관∼서울역으로 돌아오는 9.8㎞의 우리나라 걷기 좋은 길을 상징하는 코스로, 아름다운 숲길이 형성돼 있는데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서울의 전체 시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특히 봄철 벚꽃, 가을철 단풍, 야간조명과 N서울타워에서의 전망 등으로 행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도심에서 느끼는 자연 ‘숲길’
도심에 심어진 나무가 아닌 그대로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숲길’을 찾아가자. ‘우이령길, 우면산 숲길, 강동그린웨이, 아차산·용마산 숲길, 서리골·서리풀 공원길, 북악스카이웨이, 봉산 숲길, 강남 천산길, 삼성산 숲길, 불암산 둘레길, 백련산·안산 숲길, 구로 지양산 숲길, 인왕산·부암동길’ 13곳이 선정됐다.

특히 ‘인왕산·부암동길’은 역사와 자연이 복합돼 있는 독특한 곳으로 볼거리가 많다. 경복궁역∼사직공원∼단군성전∼인왕스카이웨이∼창의문∼백사실 계곡∼경복궁역으로 돌아오는 9.3㎞의 코스로, 조선왕조의 상징인 사직단과 고종황제가 활시위를 당기며 울분을 삼켰다는 황학정을 거쳐 인왕스카이웨이와 백사 이항복의 별장터였다는 백사실계곡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을 걸으며 조선왕조의 자취와 생태를 함께 접할 수 있다.

‘우이령길’도 가볼만 하다. 우이탐방지원센터(강북)∼우이령길 정상∼정상쉼터∼오봉전망대∼석굴암∼교현탐방지원센터(경기도 양주)까지의 8.2㎞ 구간으로 북한산 둘레길의 마지막 코스이자 김신조 루트로도 유명하다. 오랫동안 출입이 금지되어 주변 생태보전이 잘 되어 있는 노선이다. 사전 예약이 필요하나 고개답지 않은 평탄한 길로 가족과 함께 걷기에 그만인 곳이며,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정비되어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강동그린웨이’는 고급수준의 12.7㎞ 거리로 명일역∼고덕산∼방죽공원∼명일공원∼일자산공원∼감이천∼올림픽공원역에 이른다. 강동지역을 대표하는 오솔길로 일자동산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자연 황토 길과 해발 100m 미만의 낮고 순탄한 숲길이 이어져 걷기코스로 으뜸이며, 자치구 차원의 대표적인 그린웨이로 조성된 전형적인 숲길이므로 자연을 감상하며 도심 속 일상의 고단함을 벗어버리기 그만이다.

역사와 문화를 생각하는 ‘역사문화길'
도시에는 새로 지어진 고층빌딩만 가득한 것이 아니다. ‘북한산 순례길, 도심 고궁길, 도심 삼청동 문화길, 홍릉수목원 길, 성북동 고택·북촌 문화길’ 5곳에서는 옛 조선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성북동 고택·북촌 문화길’은 골목 한 모퉁이를 돌 때마다 나그네들의 체취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서울의 어떤 곳보다도 사람과 문화의 향기가 그윽한 곳이다. 한성대입구역∼최순우옛집∼길상사∼수현산방∼심우장∼숙정문∼북촌한옥마을∼안국역에 이르는 8.7㎞의 노선으로 법정스님의 길상사,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 시민기금으로 매입하여 보존하고 있는 최순우 옛집 등이 있다.

‘도심 삼청동 문화길’은 초급수준으로 5.1㎞ 거리이며 경복궁역∼청와대 앞길∼삼청동 카페길∼삼청공원∼안국역에 이른다. 옛 서울의 풍취가 물씬 풍기는 도심 속의 문화길로 경복궁을 돌아 삼청동의 화랑과 공방을 거쳐 삼청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로서, 청와대 앞길에서는 고목이 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들의 웅장함을 만끽할 수 있다. 최근 화려한 빌딩보다는 따스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의 골목과 건물이 인기를 얻음에 따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곳이다.

도심 속 생태관찰 ‘하천길’
수중생물은 물론 하천 주변으로 풀과 곤충을 관찰할 수 있는 하천길은 탄천·양재천길, 강동 한강수변길, 성내천길, 반포 한강수변길, 청계천길 5곳이 선정됐다.

중급인 ‘성내천길’은 8.4㎞ 거리로 성내천을 따라 가면서 주변의 올림픽공원과 성내천하류 및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을 둘러보는 코스로 굴곡이 없어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잠실나루역∼성내천하류∼올림픽공원∼감이천∼방이동습지∼성내천하류∼오금공원∼오금역으로 이어지는데, 특히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으로 도심 속에서 잘 보전된 호수를 만나보게 된다.

‘탄천·양재천길’은 장치천, 탄천, 양재천 등 강남의 대표 물줄기를 따라 걷는 평탄한 산책로로 깔끔하게 정비된 서울의 하천을 즐길 수 있다. 10㎞ 거리로 중급이며 코스는 장지역∼장지천∼탄천∼양재천∼매봉역으로, 자연형으로 복원된 하천과 탄천 생태경관보전지역을 감상할 수 있다.

자연을 찾아 멀리 갈 시간이 없는 도시민이라면 이외에도 취향과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서울시 생태정보 시스템 홈페이지(ecoinfo.seoul.go.kr)를 통해 알아보고 주말에 잠깐 시간을 내어 도심 속 생태경관을 찾아 걷기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