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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대담 l 송효분 편집위원이 만난 사람④

“적극적 보전으로 생태관광 기반 구축”
“인식의 변화가 곧 생태관광의 대중화”

사진·정리 / 이승현 기자 (ysh@newsone.co.kr)  / 2011-01-04 15:15:59

60·70년대 격변기를 지나 경제가 안정된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민의 삶도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잘못된 형태로 자리 잡은 관광만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 관광은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 업무에 지친 몸과 마음을 마음껏 푸는 돌파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육, 문화, 체험, 휴식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는 관광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환경부의 ‘생태관광’이 새로운 관광 흐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환경과 생태를 보전하고, 관광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는 일거양득의 관광으로 생태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개발’과 ‘보전’을 두고 벌이는 저울질은 아직도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환경·자연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 중요하지만 어려움에 빠진 지역경제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생태관광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 생태관광의 선두에 서서 등불을 밝히고 있는 환경부의 정연만 자연보전국장(법학 박사)을 만나 생태관광에 대한 그의 생각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대담은 <문화관광저널>의 편집위원인 송효분 서울레저문화연구원장(관광학 박사)이 맡았다.
-편집자 주-

송효분 원장(이하 송 원장)  우리나라에서 관광이라 하면 흥미와 소비 위주의 관광이 주를 이뤘는데 시대와 환경이 달라지면서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생태관광, 자연관광이 바람직한 관광이라 볼 수 있어요. 그에 따른 관광 패턴도 동시에 바뀌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환경부에서 실제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생태관광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정연만 자연보전국장(이하 정 국장)  생태관광은 우수생태자원을 보전하면서도 지역경제 발전을 원하는 지역주민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일종의 대안관광입니다. 특히 자연보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녹색성장과 신성장 전략에 가장 적합한 관광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생태관광은 생태관광지가 있기 때문에 찾는 것인데 생태관광지가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본질에서 벗어나게 되면 오히려 관광객이 찾지 않게 됩니다.

송 원장  우선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가치관과 관광에 대한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생태관광도 올바른 의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생태관광이 대중화되더라도 생태자연이 온전히 보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 국장  그래서 관광객과 관광지 모두 바뀌어야 합니다. 소비 위주의 관광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보니 생태적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관광을 가더라도 그 지역의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고 느끼는 관광이 아직 많이 부족해요. 자연의 생태적 가치, 그곳에서 자생하는 동식물들 등 생태관광이 지니고 있는 많은 것을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자리 잡아야 합니다.

송 원장  아주 좋은 말씀입니다. 그동안 관광·환경 분야에서는 많은 문제점이 제기돼 왔습니다. 그래서 관광에도 새로운 패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생태관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는 생태관광의 중요성을 재인식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관심이 집중되길 바랍니다.

정 국장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제적 가치가 따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할지라도 성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단순히 생태적 가치가 높으므로 무조건 보전하라고 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아요. 그래서 이러한 생태관광이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생태관광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순수한 자연입니다. 자연이 없으면 생태관광 자체가 성립되지 않거든요.

송 원장  사실 과거에는 관광개발이 생태 본연의 모습을 훼손하는 공사가 참으로 많았어요. 이제는 생태자연을 중요시하는 관광, 즉 현대인의 정신적 건강과 마음을 휴양할 수 있는 자연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 훼손 정도가 지나치다 보니 생태를 중요시하는 관광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입니다.

정 국장  정신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렵듯이 자연적 가치도 경제적 가치와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가치는 매우 큽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위안을 찾고 휴식을 취하면서 다시 일상생활 속으로 돌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러한 것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이 사회에 엄청난 이바지를 하고 있어요.

송 원장  자유롭게 여행을 하며 생각하고 느껴보는 그런 여행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체험관광도 자연 그대로를 느끼고 보전하고 가꾸고 같이 호흡하는 관광으로 나아가야 해요.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지만 좀 더 자연에 다가갈 수 있는 관광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부의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한다고 생각하나요?

정 국장  갑작스런 변화는 아직 이르니 현재의 체험관광에서 점차 수정·보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단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체험관광이 형성돼야 합니다. 국립공원도 마찬가집니다. 국립공원 저마다의 상징성을 지니고 그것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봐요. 스토리텔링도 중요합니다.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질 때 머리에 깊게 남게 됩니다. 생태관광해설사를 법적으로 제도화하고 일정한 교육을 거쳐 배출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송 원장  그렇습니다. 해설사에 대한 교육, 인증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 해설사의 양성과 보급, 활성화는 인근 관광지로 연계될 수 있는 파급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생태관광지를 보전하는 노력도 중요할 텐데요.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 국장  그동안 습지보전지역 등을 지정하면서 법적으로만 명기해놓고 실질적인 지원이나 시설이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지정 받은 해당 지역엔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관광객이 더욱 늘어나게 되고 또 그에 따른 훼손도 뒤따르기 마련이죠.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입니다. 앞으로는 보전지역을 설정하면서 확실한 보전을 전제해서 최소한의 지원과 시설이 이루어진 후에 진행돼야 합니다.

송 원장  사실 환경보전과 관광이라는 두 가지를 연결했을 때는 보전이냐, 개발이냐를 두고 이해관계가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서 많은 갈등을 빚으리라 예상됩니다. 앞으로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야 할 우선적 과제와 지향점을 어떻게 설정하고 계신지요?

정 국장  환경부는 앞으로 좀 더 적극적인 보전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확실히 보전해야 할 지역은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사람들이 이용 가능한 지역은 제도와 시설을 만들어 최대한 환경에 영향을 덜 주면서 생태관광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해요. 그리고 보전된 지역에 접근했을 때 생태를 훼손시키지 않는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도 관건입니다.

또 현장에 왔을 때 관광객들이 느끼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합니다. 특히 이 같은 요소들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한 법, 정책, 예산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도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