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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관광 l 천혜의 절경 무릉도원의 ‘장가계무릉원’을 가다

장가계에 장씨 마을이 없다(?)

글·사진 ㅣ 전병열 기자  / 2010-12-03 13:09:21

장가계(張家)를 가보지 않고서는 중국관광을 했다고 자랑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한국인의 중국 관광 최고 명승지가 장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고사에도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를 가보지 않았다면 백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그 절경을 칭송하고 있다.
장가계시는 중국 장강 중유남부에 위치한 호남(湖南)성 서북부에 있다. 호남성의 성도인 장사시에서 400㎞ 정도 떨어져 있는 장가계 무릉원(武陵源)은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으로 삭계욕자연보호구와 천자산자연보호구로 구성돼 있다. 또한 장가계는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자연유산으로 도연명의 ‘무릉도원’ 중 무릉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곳이며 도원은 상덕(常德)시에 있다고 한다.
<문화관광저널>은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지국장 양치앙) 초청으로 중국 국가여유국·문화부·후난성인민정부에서 주관한 ‘제1회 중국국가문화관광제’에 참관했다. 이 축제는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장가계에서 개최됐으며, 본지는 이를 계기로 장가계의 관광자원을 답사하고 송년호 ‘해외관광편’에 이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번 팸투어 일정을 보면 인천공항에서 21일 밤 8시 40분에 출발해 25일 중국 장사(長沙)공항에서 밤 11시 50분에 귀국한다. 비행 일정이 그렇게밖에 안 되는가 보다. 장사공항에 도착해 시내 화야국제호텔(5성급)에 여장을 풀고 나니 자정(한국보다 1시간 늦다)을 넘었다. 내일 6시 30분에 모닝콜을 하겠다는 가이드의 통지는 이번 여정이 빡빡한 일정임을 예고했다.
호텔 뷔페에서 녹두죽과 삽겹살 구이, 계란, 과일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호텔 정원을 산책했다. 정자와 연못, 숲, 바위 등으로 조성된 정원은 하나의 작은 공원을 방불케 했다. 8시 15분경 호남성에서 제공한 관광전용버스(25인승)를 이용해 장가계로 향하면서 가이드(김동만·조선족 3세)의 호남성 자랑이 이어졌다. 모택동 고향이기도 한 호남성은 여름이 길고 벼농사는 주로 2모작이며 도자기와 자수가 유명하다고 한다. 연변에는 우리의 농촌 모습과 같이 채소밭, 목화밭이 있고 들판에는 추수를 하는 농부들이 보였다. 다만 기계농이 아닌 수작업으로 하는 곳이 많았다. 야산에는 밀감이 노랗게 익어가고 하얀 꽃들이 만발한 나무들이 이어졌다. 열매로 식용기름을 짜는 차나무 일종이란다.
차창에 펼쳐진 농촌  풍경을 감상하며 4시간 정도 달려 장가계에 도착했다. 중식은 이곳 토가원 앞에 위치한 ‘고려한국요리’ 식당에 한국식 ‘삽겹살구이’가 준비돼 있었다. 이곳 장가계는 외국 관광객 중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 한식 요리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 중국인들은 생식을 싫어해 처음엔 삽겹살을 쌈에 싸먹는 모습이 이상했다지만 지금은 아예 한국인을 위해서 배추나 상추, 마늘, 고추 등을 준비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고 있으며, 중국인들도 즐겨 먹고 있다.

토가풍정원에서 전통문화 체험
식사 후 토가족의 전통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토가풍정원’을 관람했다. 장가계 원주민들은 토가족이 대부분이다. 토가족은 호남과 호북지역에 주로 거주하고 있으며 총 600만 명 정도로 이곳 무릉원에는 100여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풍정원은 1997년 복원해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다.
입구부터 내방객을 환영하는 트럼펫이 울려 퍼지고 정문에서는 원주민 복장을 한 토가족 아가씨들이 관광객을 환영하는 노래를 부르며 술을 따라 권했다. 토가족 민속주인데 순한 느낌이 우리의 청주와 비슷한 맛을 냈다. 중국은 술을 권하면 ‘원샷’하는 게 예의라고 알고 있기에 홀짝마시고 감사의 미소를 보냈다.
정문에 들어서자 국태민안(國泰民安)이라고 조각된 패방이 위치하고 그 앞 광장에 토가족을 상징하는 거대한 돌기둥을 역사들이 받치고 있는 모습으로 조각돼 자리하고 있다. 큰 당산나무에는 소원을 비는 붉은 천들이 수없이 걸려있어 토가족 역시 샤머니즘을 숭배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곳에는 토가족의 역사와 풍습을 알 수 있도록 당시의 농기구와 의복, 장신구, 신발, 생활용품 등이 전시 돼있다. 또한 토가족 시조와 선조들의 모습을 청동상으로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토가족 아가씨들의 풍습을 재현하고 있는데 이곳 아가씨들은 시집가기 전에 슬피 우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특히 침대 시트를 적실 정도로 눈물을 흘리는데 눈물이 많을수록 잘산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란다. 소가 방아를 돌리는 풍습을 원주민 할아버지가 재현하면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함께 찍도록 연출하기도 하고 토가족 여자들이 전통수예를 하고 토가족들의 전통 장기(칼돌리기)도 관광객을 위해 공연하고 있었다.
풍정원을 구성하고 있는 건축물들은 중국 고대 건축양식과 비슷했으며 정자와 인공 연못을 만들어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곳곳에 사당이 조성돼 있으며 입구 대사당에는 신들이 시립한 가운데 토가족 시조 장군상을 모시고 참배를 하고 있다. 광장에서는 토가족 남자들이 내방객을 위해 전통 춤을 펼치며 관광객을 환영한다.

토가족 전통 민속공연 ‘매력상서’
토가족 전통문화를 둘러 본 후 오후 3시경 중국국가문화관광제 환영연에 참석하기 위해 장가계 ‘풀만(pullman)호텔’로 출발했다. 호텔로 향하는 버스는 깊은 계곡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골짜기로 가는 길목에는 기암절벽과 우뚝 솟은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깊은 산 중에 호텔이 웅장하게 위치하고 있었다. 가이드는 이 호텔이 장가계에서는 최고급호텔로 5성급이라고 자랑한다. 호텔 로비입구에는 호텔직원들이 일렬로 도열해 참석자들을 환영했다. 우리 일행은 일단 숙소를 배정 받아 여장을 풀고 만찬에 참석하도록 통보를 받았다.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인 숙소에는 여느 5성급 호텔과 같은 분위기로 과일 바구니와 객실 담당의 환영메시지가 놓여있다. 이곳에서 3일 동안 숙박한다. 중국 호텔에서는 보통 객실 ‘팁’으로 하루에 한화 2000원(10위안) 정도를 준다. 그래서 중국 관광 갈 때는 1000원 짜리를 준비해 간다. 특히 장가계는 한화가 잘 통용되는 곳이다.
환영 만찬장에는 초청된 국내외 주요 인사가 중앙 원탁에 자리하고 우리 일행은 구석진 곳에 배정돼 있었다. 우리 일행 중 중국청년여행사 양서원 대표가 북한의 조동걸(趙東杰) 명승지지도국 부총국장이 자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초청을 받아 15명이 참석했으나 우리 정부는 공식적인 초청이 없어 참석을 안했다고 한다. 조 국장은 중국 측 주요 인사뿐만 아니라 각 테이블을 돌면서 건배를 하는 등 북한 관광홍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일행 중에서도 양 대표와 김종원(전 교수) 박사가 건배를 제의하고 인사를 나눴다. 중국은 역시 한국보다는 북측이 더 가깝다는 느낌이 유달리 크게 와 닿았다.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해외 관광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만찬 후 호텔로비에서 북측 한 인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 그들은 ‘김일성뺏지’를 달고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의외로 그는 친절하게 대화에 응했다. 평양에서 북경을 경유해 이곳으로 오는데 1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만찬 후 우리는 토가족 민속공연장에서 매력상서(魅力湘西)를 관람했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토가족의 전통 무용, 기예 등을 공연하고 있지만 내용을 잘 몰라 그냥 웅장하고 신비한 분위기에 매료돼 공연이 끝날 때까지 무대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이왕이면 한국어로 소개한 안내물이라도 있었으면 감동이 더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공연장을 나서자 광장에서는 귀곡신공(鬼谷神功)을 펼치고 있었다. 일종의 차력 기공으로 관람객들을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다. 긴 칼을 목구멍으로 깊이 넣기도 하고 엄청난 무게의 바위를 배위에 올려놓고 큰 망치로 내려치는가 하면 칼 같이 날카로운 다리를 맨발로 걸어 건너기도 한다.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기예를 연출했다. 중국은 인종이 많으니까 기인들도 많은가 보다.
분주한 일정으로 피로가 밀려왔다. 내일은 중국국가문화관광제 개막식에 참석해야 한다.

중국국가문화관광제의 화려한 개막식
호텔에서 9시에 개막식장으로 출발했다. 식장 입구에서는 군인들이 초대장이 있는 귀빈들만 입장시키고 있었다. 그렇잖으면 인산인해를 이룰지도 모른다. 입구에서부터 토가족의 ‘난타공연’으로 귀빈들을 환영하고 행사장 야외에서는 음악회를 비롯해 토가족 아가씨들이 전통 노래와 악기를 연주했다. 어여쁜 토가족 아가씨들의 사진 포즈는 화사한데 경직된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는 인민군 경비병의 모습이 아이러니다. 한 곳에서는 우리나라의 민속촌처럼 토가족의 전통 농촌생활을 재현한 농가와 2모작 벼가 자라는 논, 옥수수 ·고추를 말리는 풍경, 농기구 창고, 닭과 오리 등이 노니는 모습 등을 보여주고 있다.

행사장 원숭이상 한글 표기 엉망
행사장 지붕은 녹색 잔디로 장식돼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보호를 표현하고 있으며 행사장 입구 광장에는 2008년 ‘지구의 날’에 세운 원숭이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지구 환경을 보호하자는 의미로 원숭이가 책 위에 앉아 인간의 해골을 보고 고민하는 모습 나타내고 있다. 하단부에는 중국어와 일어, 영어, 한글 설명문이 적혀있는데 한글은 잘못된 문장이 그대로 조각돼 있다(위 사진참조). 누군가 번역하면서 한글 문장을 제대로 몰라 한문을 직역해서 그대로 표기한 것이다. 한국 관광객을 위한 배려인 것 같은데 좀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가이드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해 줬지만 글쎄(?)다. 한·중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10시에 시작된 개막식에는 중국 정부에서 문화부 부부장(歐陽堅)과 국가여유국 부국장(杜一力)이 참석해 꽤 큰 규모의 행사임을 짐작케 했다. 식후 행사로 다양한 장르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은 3D영상과 레이저조명, 화려한 무대장치로 실제감을 극대화한 기발한 아이디어의 걸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나비가 살아 실내를 날아다니고 배우들이 하늘을 날며 하늘에서부터 꽃길이 열리는 등 아름다운 천상 세계를 연출한다. 감히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발상이다. 영상과 라이브 연출이 만들어내는 작품으로 한편의 환타지 3D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역시 아쉬운 점은 한국어로 통역이 안 돼 제대로 의미를 모르고 무대에 매혹됐다는 것이다. 중국어 기본은 좀 알아야 하는데......
호텔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13:30분경에 호남성 관광상품 투자 설명회에 참석했다. 국가여유국 부국장의 설명에 이어 호남성 각 시의 관광상품들이 영상으로 담겨 소개되고 투자 협약서도 체결한다.
투자설명회에 이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장가계 관광이 시작된다. 우리는 먼저 이곳으로부터 10분 거리에 위치한 천문산 보봉호수로 향했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