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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관광 l 칭기즈칸의 얼이 살아 숨쉬는 內蒙古의 속살을 보다

나다무축제, 칭기즈칸능관광단지, 샹사완사막 등 유목문화 체험기

글·사진 ㅣ 전병열 기자  / 2010-09-06 09:07:50

칭기즈칸(成吉思汗)의 얼이 살아 숨쉬고 있는 내몽고자치구(內蒙古自治區·네이멍구)는 중국 북쪽에 위치하며 몽골(蒙古)과 러시아 국경을 인접하고 있다. 그중 몽골과의 접경선이 3192㎞이며 러시아와는 약 1000㎞를 접하고 있다.

해발 1000m의 광활한 고원지대로 약110만㎢의 면적에 2450여만 명(2006년 기준)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한족이 80%이고 49개 소수민족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몽골족은 400만 명 정도 추산되고 있으며 1947년에 중국 최초의 성(省)급 민족자치구로 성립됐다. 후허하오터(呼和浩特)가 성도(省都)인 내몽고자치구에는 12개의 시·맹(盟)급 도시가 있으며 온대계절풍 기후로 강우량이 적고 더위와 추위의 온도차가 심한 것이 특징이며 일교차가 10~16℃나 된다.

몽골은 내몽고와 외몽고로 분리돼 외몽고는 1921년 몽골인민공화국으로 독립하고 내몽고는 중국의 민족자치구로 흡수됐다. 기마민족인 몽골족은 전통적으로 게르(몽골파오)에서 살며 유목생활을 해왔으나 근대에 와서 농·목·임업을 위주로 정착생활을 하고 있다.

<문화관광저널>은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지국장 양치앙) 초청으로 지난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몽고족의 최대 민속놀이인 나다무(那達慕)축제를 비롯해 내몽고의 관광자원을 체험하고 이를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내몽고를 관광하기 위해서는 북경을 거쳐 내몽고자치구의 후허하오터(呼和浩特) 공항으로 가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1시 5분에 출발하는 베이징행 중국항공 CA124편을 타기 위해서는 11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여유롭다. 부산을 떨며 출국수속을 마쳤지만 CA124편이 결항되고 항조우(杭州)로 경유해야 된다는 메시지가 왔다. 베이징으로 가는 직선 코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항조우를 둘러서 가는 코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일정에 차질을 빚고 항조우 쑤산 국제공항에서 5시간을 넘게 기다렸다가 후허하오터행 중국동방항공 MU5647편을 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륙 허가가 지연돼 오후 7시 40분경에 출발, 밤 11시가 다 돼서야 바이타(白塔) 공항에 도착했다. 후허하호터에서 유명하다는 진강호텔(錦江酒店)에서 여장을 풀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객실은 더블침대가 놓인 아늑한 침실과 샤워장이 설치돼 있었다. 5성급 호텔로서는 소박한 객실이지만 새벽부터 설쳐 쌓인 여독을 달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거건타라(格根塔拉) 초원을 달리다
새벽부터 서둘러 오전 7시에 대초원 거건타라로 향했다. 몽골민족의 최대 민속놀이인 나다무축제를 참관하기 위해서다. 나다무축제는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행사로 몽골족의 최대 민속축제로 계승·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매년 7~8월에 자치구 각 지역에서 개최되며 20여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리기도 한다. 말타기와 활쏘기, 전통씨름을 비롯해 다양한 민속 공연이 펼쳐지며 올해 거건타라 나다무 축제는 7월 25일부터 7월 31일까지 7일간 열렸다.

몽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가이드(김동환·조선족 3세)의 설명이 이어지면서 일행이 탄 봉고차(내몽고자치구 여유국 제공)는 인산(陰山)산맥을 넘고 있었다. 온통 민둥산만 펼쳐지고 간간히 보이는 풀밭은 뙤약볕에 타들어가고 있다. 강우량이 부족해 지금은 나무가 없지만 원래는 대청산으로 불릴 정도로 숲이 울창했다고 한다. 후허하오터는 몽골어로 ‘청색의 도시’를 의미한다는데 교외로 펼쳐지는 푸른 초원을 상징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내몽고에는 시라무런(希拉穆仁), 후이텅시러(輝騰錫勒), 거건타라(格根塔拉) 등 3개의 대초원이 있다. 거건타라 초원은 후허하호터에서 138㎞, 차량으로 2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가 AAAA급 관광지다. 창밖에 다가오는 거간타라는 체감 온도 40℃가 넘을 듯한 폭염 속에 초원도 견디기가 어려워 푸석푸석 말라가고 있으며 간혹 보이는 잡목들도 목마름에 생기를 잃어가고 있어 초원의 사막화가 심각해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나다무축제가 개최되는 곳에서도 희뿌연 모래 먼지가 날리고 있어 여기도 황사의 발원지 중 한 곳임을 실감케 했다. 그 옛날 따칭산(大靑山) 북쪽자락에 위치해 광활한 초지를 자랑하며 몽골족의 삶의 터전이었던 거간타라 대초원이 지금은 삭막한 분지로 메말라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다. 부족한 강우량과 무분별한 목축업, 폭염을 토해내는 태양, 지구 온난화 현상 등이 대초원을 황폐화 시키는 주범일 것이다.

몽골의 최대 민속 축제 ‘나다무’
작열하는 태양이 초원의 모든 생명을 태워버릴 것 같은 무더위 속에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 나다무축제 개막식을 관람하며 환호하고 있었다. 각 지역에서 참가한 주민들은 깃발을 앞세우고 땡볕에 도열해 있으며 그나마 여인들은 양산을 쓰고 있었다.

천막을 씌워 태양을 가린 단상에는 내외 귀빈들이 자리하고 일반 관람객들은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 된 채 무대 주변에 늘어섰다. 다행히 필자는 단상에 빈자리가 있어 앉을 수 있었으나 일행들은 보도용 사진촬영 마저도 통제를 받아야 했다. 필자가 앉은 귀빈석에는 양산과 물병이 비치돼 있었다.

개막식은 몽골족의 전통 승마 기예부터 시작됐다. 몽골족이 특기로 자랑하는 말타기 곡예는 마상에서 다양한 기예를 펼쳐 보이는 것이다. 달리는 말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기도 하고 세필의 말위에서 6명의 기수들이 피라미드를 만들기도 한다. 칭기즈칸의 후예답게 초원의 기수들은 말등에서 태어나고 말등에서 자란다고 할 정도다. 4~6세부터 말타기를 배운다고 한다. 몽골족의 성웅 칭기즈칸이 그랬단다.

말타기 시범에 이어 아리따운 몽골 아가씨들의 전통 춤과 몽골 사나이들의 전통 민속 공연이 펼쳐졌다. 몽골족 출신의 남녀 대표 가수들의 전통 가요와 전통 악기 연주도 선보였으며, 전통 복장으로 펼쳐지는 무희들의 화려하고 우아한 공연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압도해 불볕의 무더위조차 식혀버렸다.

몽골 전통 씨름과 경마
점심은 나다무축제 주최측(四子王旗)의 초청만찬으로 이어졌다. 몽골의 만찬에는 양고기 요리가 대표 음식이다. 몽골족들은 귀한 만찬에서 양고기를 먹을 때 엄숙한 의식을 치른다. 양을 통째로 삶아 입에 풀잎을 물려 단상에 올려놓고 손님들 앞에서 주인이 먼저 십자로 자르고 파란천(하다)을 손님에게 선사(존경의 의미)하면서 술잔을 따른다.

술잔을 받은 손님은 약지로 술을 찍어 하늘과 땅에 감사드리고 자신의 이마에 댄 후 술을 ‘완샷’으로 마신다. 손님이 술을 마시는 동안 노래를 불러준다. 몽골족들은 손님을 좋아하고 최고로 환대한다는 의미로 이런 의식이 전통문화로 계승되고 있다. 몽골파오촌에 위치한 만찬장은 3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나다무축제에 초청된 내외빈들로 만찬장은 대만원이었다.

몽골의 전통씨름은 승자가 계속 도전을 받아 이겨야 한다. 그만큼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초원의 유목민족으로서는 당연히 약육강식으로 자연의 섭리를 따랐을 것이다.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연의 법칙이 존재하는 곳이 초원이다. 가죽띠를 구리빛 몸에 두르고 몽골 전통 씨름 복장을 한 몽골의 전사들은 더위를 잊은 채 시합에 열중했다. 특별히 마련된 경기장이 아니라 그냥 들판에서 관객들이 빙 둘러 서 만들어진 초원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경기다. 야성적인 매력에 빠진 관객들은 승자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경마장 역시 특별히 마련돼 있지 않았다. 들판 군데군데 깃발을 꽂아 경주로를 만든다. 관객들은 그 주위를 빙 둘러 선다.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차량으로 일정 위치까지 관객들을 밀어낼 뿐이다. 경마기수들은 어린 소년에서부터 다양한 연령층이었다. 경마장으로 지정된 들판은 정말 뜨거웠다. 예전엔 광활한 초원이었을 테지만 풀잎은 태양에 말라 타들어가고 있었으며 관광객들은 연신 미지근한 물이지만 입에 물고 있었다. 기수들은 말들에게도 물을 먹이며 열기를 식혔고 필자도 견디다 못해 제법 시원하다는 물을 한 병(2위안) 샀지만 뜨뜻미지근해 겨우 갈증만 해소시켰다.

그래도 사진 한 컷은 담아야겠다는 욕심에 뙤약볕을 견뎌야 했다. 메마른 대지는 작열하는 태양에 견디다 못해 황사를 일으키고 몽골 메뚜기는 윙윙 그리며 머리 위로 어지럽게 날아다닌다. 몽골족들도 그 옛날의 초원이 한없이 그리울 것이다. 황사를 일으키며 경주마들이 질주한다. 기수와 한 몸이 되어 그 옛날 칭기즈칸이 달리듯 채찍을 휘두르며 힘껏 내달린다. 승자가 되기 위해.

아오바오 참배와 몽골 전통 유목 체험
초원 구릉 위에 우뚝 솟은 돌탑이 있다. 돌을 쌓아 만든 제단으로 몽골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곳인 아오바오(敖包)다. 우리나라의 성황당과 같은 곳으로 몽골족은 아오바오를 참배하고 제사를 모시며 소원을 빈다. 아오바오를 왼쪽으로 세 바퀴 돌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믿는다.

몽골인들은 소원을 빌면서 하다(천)를 걸어둔다. 12간지의 동물들을 조각한 12기둥이 아오바오를 둘러싸고 있다. 아오바오는 자연을 숭배하고 샤머니즘을 믿는 몽골족의 전통 제단이다. 관광객들과 몽골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란다. 이곳에서 내몽고자치구 요문군(姚文軍) 여유국부처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아오바오를 참배한 후 전통 유목민 체험을 했다. 유목민의 집으로 가는 초원 길목에는 말과 양떼들이 노니는 모습이 보였다. 유목민의 전통 파오는 내부가 생각보다는 시원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탁자가 중앙 침상에 놓여 관광객들이 전통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양젖으로 만든 차는 막걸리처럼 텁텁하게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슝늉 맛과 유사하게 구수했다.

볶은 쌀과 설탕을 곁들여 먹으면 맛이 좋다. 몽골인들은 소금을 넣는다고 한다. 유목민 체험에 나선 서양 관광객들을 만났다. 그들은 신기한 듯 파오안에서 차를 음미했다. 전통복장으로 관광객을 맞이하는 안내원이 배치돼 있었다. 삼지창을 세워 놓은 제단과 우물이 있다. 이곳의 지하수는 시원했지만 약간 짠맛이다.

저녁에는 내몽고자치구여유국장의 초청 만찬이 있었다. 우리 일행만을 위한 만찬이었지만 최고의 융슝한 만찬으로 기록될 정도였다. 양고기 의식과 함께 음주가무가 이어지고 마치 우리의 권주가처럼 술잔을 돌리면서 환대하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손님을 환대하는 몽골인들의 전통 풍습에 고개가 숙여질 정도였다. 몽골지역 전통 빠이주(白酒)와 맥주가 곁들여져 취기가 돌았다.

야간에는 캠프파이어가 있었지만 관광객들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어 숙소로 그냥 돌아왔다. 초원의 별빛이 아름답다고 했지만 제대로 보이질 않았다. 칭기즈칸의 얼이 살아 숨쉬는 대초원의 전통 파오(게르)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곳은 관광객들을 위해 1인용 침대 2개와 간단한 샤워장, 화장실 등이 현대식으로 구비돼 있었다. 2인용으로 구비된 것인데 우리는 1인 1실로 배정됐다. 낯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 초원의 밤은 시원하고 쾌적했다. 비로소 대초원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대초원 광야에서 들려오는 캠프파이어의 노래 소리를 자장가로 잠을 청했다. 내일 새벽에는 대초원의 일출 장관을 보기로 했기에.
<10월호에 계속됩니다>


관광문의
■ 네이멍구자치구여유국  0471-694-5215
  요문군(姚文軍) 부처장 : 13848157236
■ 현지 가이드 (김동환) : 15147198048
■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 02-773-0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