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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역사가 숨쉬는 ‘벼의 고을’ 김제

국내 유일의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이갑용 기자  / 2010-09-03 13:34:33

넓은 황금들녘과 푸른 하늘이 반겨주는 곳, 손끝에 스치는 바람마저도 풍요롭고 깨끗함이 느껴지는 곳 전라북도 김제, 이곳은 풍요로움과 한국의 정서가 잘 깃들어 있는 곳이다.

끝없이 펼쳐진 논길 너머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이곳의 가을은 너른 평야의 황금빛 물결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의 인사로 시작된다. 장장 100km에 달하는 코스모스 길은 김제평야를 더욱 서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곳으로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이야기가 깃든 고장
삼한시대부터 농경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김제는 수려한 산하뿐만 아니라 풍부한 문화유산이 보존되어 있다.

특히 오천 년 농경사의 측면에서 특별한 위상을 갖는 벽골제단지와 김제를 주무대로 일제치하에 겪었던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대하소설 ‘아리랑’과 조정래 선생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는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금산사의 템플스테이와 학성강당의 학당스테이가 대표적 관광명소이다.

바람이 부는 길을 따라 울려 퍼지는 은은한 풍경소리가 인상적인 금산사는 가을이면 산사 일대가 단풍과 은행으로 물들어 고즈넉함이 더 깊어지는 곳이다. 동양최대의 실내 입불을 모신 곳으로 국보 제62호로 유명한 미륵전 외에도 보물 10점이 금산사 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거대사찰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태조왕건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기 위한 내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산사템플스테이 못지 않게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전통서당의 모습을 한 학성강당이다. 이곳은 한자교육과 바른자세체험에 참여하고자 하는 아이들과 우리의 전통 문화를 경험해 보기 위해 찾아오는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학성강당을 나와 29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벽골제 단지를 만날 수 있다. 동양 최고이자 최대의 저수지이며 우리 조상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수리시설인 벽골제에는 수문체험장과 벽천미술관, 단야루와 단야각이 자리 잡고 있으며 조정래 아리랑문학관 창작스튜디오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김제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이다.

단야각과 단야루에는 슬픈 설화가 있다. 신라 제38대 원성 왕 때 김제 태수가 원덕랑과 자신의 딸인 단야를 맺어주기 위해 원덕랑의 약혼녀를 용의 제물로 바치려 했지만 이 사실을 먼저 안 단야가 아버지의 살인을 막고 원덕랑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이 용의 제물이 되었다고 한다. 이에 단야의 효심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단야각과 단야루를 세운 것이라고 하니 아이들과 함께 설화의 장소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자연이 주는 선물 ‘코스모스 꽃 길'
김제시내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에는 ‘코스모스 꽃 길 4백리’가 조성되어 있다. 청명한 가을하늘과 드넓은 황금들녘,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를 연출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만든다. 길 곳곳에서 차를 세우고 사진 촬영을 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선조 22년에 진묵대사가 처음 지은 망해사는 서해바다 옆 만경강 하류 진봉산 기슭에 자리한 바다를 낀 몇 개 안되는 절이다. 이곳에서 보는 서해 낙조는 아름답고 수려한 경관을 연출해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기도 하다.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스스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착각 속에 빠지게 된다.

한편, 여행길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먹거리이다. 김제 여행길에서 맛볼 수 있는 먹거리는 총체보리를 먹고 자란 한우와 심포항 부근의 개운한 꼬막칼국수와 밥도둑이라 불리는 게장정식과 전라도 특유의 맛깔 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산채비빔밥과 비싼 한정식 집에 와 있는 듯 풍성한 상차림으로 전라도의 인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