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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관광 중단 그 출구는 없는가

글 | 전병열 본지 편집인  / 2010-08-03 15:14:15

남북 교류협력과 평화의 상징이던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만 2년이 경과됐지만 재개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중단된 후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사건’이 터지면서 금강산관광까지 침몰시켰기 때문이다.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기대를 안고 1998년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2008년 7월 11일 우리 관광객이 북한군 초병의 총격에 의해 사망하면서 우리 정부는 그 다음날 금강산관광을 전면 중단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 조건으로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보장 등 3대 선결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관광객들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남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광객들의 신변안전과 재발방지에 대해서도 “이미 최고의 수준(김정일 국방위원장)에서 담보해줬다”고 고수해 지난 2월 8일 열린 관광재개를 위한 남북당국자 회담이 결렬됐었다. 이에 북측은 “장기간 관광 중단으로 입은 피해의 보상”이라며 금강산관광지구 내 우리 정부시설을 몰수하고 모든 민간 부동산을 동결했다. 심지어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숙박관광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관광 전문 업체인 고려그룹이 지난 6월부터 평양, 원산, 금강산 등을 둘러보는 여름휴가 상품을 판매해 왔으며, 8월 7일부터 17일까지 10박 11일간 진행되는 상품에는 현대아산이 개발한 외금강 지역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현대아산 측은 ‘북한도 금강산관광의 공동사업자인 만큼 자체 여행객 모집을 계약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북측의 금강산관광 개방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이 몰수한 남측의 금강산 자산을 다른 나라의 관광객이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남북이 각기 제 갈 길로 가겠다는 주장을 고수하는 한 금강산관광 재개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로 인해 남북 모두가 경제적·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감당해야 하며 이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그간 3024억 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었으며, 1084명이었던 직원은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328명으로 줄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관광 시설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1조 3400억 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현대아산 협력업체들로 이뤄진 금강산관광지구 기업협의회는 2년 동안 770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강원도 고성군이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건의하면서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그간 159개 음식점이 휴·폐업을 했으며, 450여 명의 실직자가 발생하고 매월 29여억 원의 피해가 발생해 모두 585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도 900여억 원을 투자해 모두 손실을 볼 처지에 놓였으며 그로 인해 연 60여억 원의 손실이 지속될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속히 금강산관광이 재개돼야 한다. 천안함 사태로 인해 더욱 요원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북 대화의 돌파구로서도 금강산관광 재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남북 냉전기 시대에 금강산관광은 소통의 장으로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까지 성사시켜 한반도 평화의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냈으며 남북경제협력의 계기도 만들어 냈다. 급기야 분단의 장벽인 철책선을 넘어 육로관광이 가능토록 했으며,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우여곡절 속에 수차례 아슬아슬한 위기를 맞으면서 일궈낸 금강산관광을 이대로 멈추게 해서는 안 된다. 북측은 남측의 관광객 피격사건의 3대 선결조건이나 천안함 사태의 책임을 ‘이미 해결됐다’거나 ‘날조설’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사실들을 제시해 우리 정부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금강산관광 중단을 대북압박수단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북측의 주장을 부정할 수 있는 논리적인 설득이 필요하다. ‘감정적 기싸움’이라는 일각의 지적처럼 소극적인 대화로 일관한다면 금강산관광은 재개될 수 없다. 북한이 이번 장맛비로 불어난 임진각댐 방류를 우리 측에 사전 통보해왔다지 않는가. 이를 계기로 남북 소통의 물꼬가 트여 금강산관광 재개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