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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사찰관광 ③ 남양주 봉선사

부처님의 뜻이 향하는 그곳 ‘봉선사(奉先寺)’
마음의 평온과 사찰의 향기를 찾아주는 연밭의 향연

이승현 기자 ysh@newsone.co.kr  / 2010-07-01 10:15:26

뜨거운 햇볕이 정수리에 내리꽂히는 초 여름날,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를 식히며 찾은 남양주시의 봉선사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었다. 산중 깊은 곳에 있어서 한번 찾기에도 버거운 사찰도 아니며, 도심과 인접해 사찰의 향기마저 잃어버린 곳은 더욱 아닌, 그래서 푸근하고 친숙한 느낌의 봉선사였다.

드넓은 연밭의 향연
멀리서도 웅장한 기운이 돋보이는 일주문을 지나니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왼쪽으로 넓게 펼쳐진 연밭이었다. 6월의 햇살 아래 푸른빛을 뿜어내는 장대한 연밭은 고요했다. 하지만, 놓인 길을 따라 그 위를 걸으면 뭔지 모를 힘에 이끌려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연잎의 정적에 휘감겨 차분히 내려앉기도 했다. 마치 시간의 속도를 조절하는 듯 고요한 연밭은 소리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여름꽃 중 가장 우아하고 화려한 연꽃을 보지 못함은 못내 아쉬움이 남았지만, 푸른 연밭으로도 마음을 달래기 충분했다. 연꽃이 만개하는 7월 무렵, 다시 이곳을 찾아 길을 따라 걸어볼 생각을 하니 벌써 연잎 위로 꽃봉오리가 솟아오르는 듯 보인다.

역사의 아픔 간직한 봉선사
연밭을 지나 도로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오르니 양옆으로 각종 야생화가 손님을 맞이하는 듯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야생화가 즐비한 길을 지나, 가로수가 사방으로 드리운 길을 지나고서야 봉선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짙은 구름이 뜨거운 태양을 가려 봉선사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봉선사는 969년 고려 광종 20년에 법인국사(法印國師)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봉선사의 모습에서는 천 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6·25전쟁을 거치며 모든 전각이 불타 없어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처님 앞에 올리는 등불만은 꺼지지 않아 지속적인 복원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유서 깊은 도량이다. 지금은 조선 왕실에서 주조한 봉선사대종(보물 제 397호)만이 남아 긴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가 있었다. 봉선사대종에 양각으로 새겨진 문장은 당대의 명문가 강희맹(姜希孟)이 짓고 정란종(鄭蘭宗)이 썼다. 현재 사용하는 국내최고의 동종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봉선사에는 조선 영조 11년(1735년)에 이씨 상궁 성애(性愛)가 제작한 괘불(掛佛·경기도유형문화재 165호)이 보관돼 있다. 우리나라 탱화 중 특이한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괘불을 6·25전쟁 직전 야외 법회에 잠시 옮겨놓아 소실을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봉선사는 큰 법당, 관음전, 지장전, 범종각, 운하당, 방적당 등 총 15개의 전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큰 법당 맞은편 마당에는 부처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된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사찰여행, 마음의 흐름을 따라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듯 둘러보기 좋은 사찰 봉선사. 역사의 상처가 역사의 흔적까지 지워버렸지만 지극한 불심(佛心)으로 다시 일어난 사찰의 기운은 곳곳에서 느껴졌다. 크고 웅장한 건물 내면에 감춰진 깊은 뜻을 알 길이 없지만, 불상 앞에서 끝없이 절을 올리고 있는 저 불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봉선사를 거닐며 다듬어진 내 가슴속 흐름만은 그 향방을 알 수 있었다. 여행이 우리에게 던지는 뜻은 제각각 다르지만, 사찰여행이 나에게 남긴 마지막 단어는 ‘평안(平安)’이었다.



Mini Interview 고사찰전통미술가 박정원 불화장
단청(丹靑)이란 목조건물에 여러 가지 색으로 무늬를 그려서 아름답고 장엄하게 장식하는 것을 말한다. 봉선사의 단청을 도맡았던 박정원 불화장을 만났다.

단청의 목적은.
사찰의 전통이기도 하지만 부처님을 모시는 곳인만큼 위엄과 권위를 표시하기 위함이다. 또 단청의 원료는 벌레의 침식을 방지하고 방습효과가 있어 부패 방지의 목적도 있다.

봉선사 단청 중 기억나는 것.
청풍루(설법전) 천장을 감싸고 있는 비천도와 지장전의 목련도, 관음전의 천수경 수인이다. 다른 사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림들이다.

단청 작업을 해오면서.
단청작업은 매우 힘들며 고되고 위험한 직업이다. 신앙심이 없으면 해내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 항상 믿음을 갖고 일에 몰두하면 다른 일들도 잘된다.

단청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항상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실력은 연마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무엇이든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255번지
위치  서울외곽순환도로 퇴계원 IC에서 47번 국도를 타고 남양주시 진접읍을 통과한다. 광릉, 봉선사 방향 383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봉선사가 나온다. 버스는 의정부에서 광릉 내로 가는 21번을 타면 40분가량 소요된다.
인근주요관광지: 광릉, 국립수목원, 광릉분재예술공원, 광릉추모공원, 운악산, 용암산, 죽엽산
축제  ‘2010 봉선사 연꽃축제’
(7/24~25, 봉선사 경내 야외특설무대)
문의  031-527-19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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