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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언제까지 갈등할 것인가

글 | 전병열 본지 편집인  / 2010-06-30 10:43:16

“국가 존재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치산치수다. 물과 땅을 다스려서 재해를 추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4대강사업은 치산치수를 위한 사업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수질문제는 방법상의 문제로써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4대강사업을 무작정 못하게 하는 것은 실로 어리석은 일이다.” 태화강의 생태 환경을 복원해 4대강사업의 선도모델로 만든 박맹우 울산광역시장이 필자에게 전한 말이다.

민주당 소속 박준영 전남지사는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퇴적물이 쌓이고 폐수가 흘러 죽음의 강이 된 영산강을 살리고 연례행사로 치르고 있는 홍수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4대강은 정치투쟁이고 영산강은 지역현안 사업인데 영산강을 정치논리에 따라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반면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경남, 충청, 광주, 대전 광역단체장들은 연대해서 4대강사업 저지 투쟁을 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정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을 야권 당선자 취임 전에 처리하겠다며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띤 6.2 지방선거는 예상을 뒤엎고 집권당의 패배와 야당의 승리로 결말이 나면서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됐던 4대강사업과 세종시 문제가 난항을 겪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는 국회로 넘겼지만 4대강사업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써 정치권이 분열과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4대강사업은 생명과 물, 환경을 살리는 사업”이라며 “대한민국 발전의 견인차”가 될 국책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의 소통과 설득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환경을 위해 유익한 의견은 언제든지 반영하겠으며, 4대강 수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의견도 다시 한 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4대강사업 중단이 국민적 요구라며 강력히 저지할 것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단체장과 의회를 사실상 장악했으며,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에서도 단체장과 의회를 모두 지배하게 됐다. 경남·강원에서도 단체장은 물론 의회의 지배력을 키웠다. 이로써 중앙정부는 여권이, 지방정부는 야권이 지배하는 한국 초유의 이중 권력 분포를 만들어냈다.

지방 권력으로 중앙권력을 견제하고 실정을 바로 잡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겠지만 세종시 문제나 4대강사업 등 국정 현안에 대해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임으로써 그 폐단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상호 보완적이고 협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면 가장 이상적인 지방자치 구조가 되겠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의 정치성향이 뿌리내리고 있는 한 갈등과 분열은 극에 달할 것이며 그 폐해는 오롯이 우리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수조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4대강사업은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가의 근간이 될 것이란 기대 속에 착공했지만 야권에서는 지방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앞세워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들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기대와 달리 4대강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여야 지자체까지 찬반 투쟁에 총동원될 것이다.

반대 하는 측이나 지지 하는 측 모두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어느 쪽이 진실인지 국민들은 답답하다 못해 울화가 치민다. 이미 착공했으니까 지지하는 국민들이 늘어야 하는데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결과는 오히려 반대 측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통령이 소통과 설득,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적극적이지 않다. 이럴 때 일수록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정치인과 관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민과 소통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럴 능력과 자신이 없으면 반대 측의 주장대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 당리당략적인 반대나 오만과 독선은 국가 백년대계를 망치게 할 뿐이다.

우선 태화강의 기적을 영산강에 도입시켜 선도적 모델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소모적인 논쟁에 국력을 낭비해서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