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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 해양 관광도시 샤먼과 무이산의 비경을 담고 대홍포 차로 심신을 북돋우다 (3)

고량서 일광암·숙장화원·환도로 등 답사

글·사진 l 전병열 기자  / 2010-04-05 09:46:32

오늘은 답사 마지막으로 파도가 바위를 쳐서 북소리가 난다는 ‘해상 화원’ 고랑서(鼓浪嶼)를 둘러보고 귀국한다. 하문승선장에서 페리로 1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 면적 1.77㎢ 의 아름다운 작은 섬 고랑서는 ‘만국건축박물관’으로도 불린다.

아편전쟁 시기에 건립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4개국의 영사관과 지방 토호들의 별장인 팔괴루, 금과루, 황영원당, 해천당 등 300여 개의 고건물이 잘 보존돼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 고랑서에는 자동차나 전동카가 없어 도보로 다녀야 한다. 그로 인해 청정 환경이 보존되고 있다.

수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용수(榕樹)나무가 수십 갈래의 뿌리를 내리며 우리를 맞이한다. 산부인과 의사(馬約翰) 출신이 만든 중국 최초의 축구장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일광암 가는 길목에 일광암사(日光岩寺)가 자리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정성공기념관 입구 커다란 암벽에는 이곳의 역사가 주홍글씨로 선명하게 새겨있다.

특히 정성공이 군사들의 사기 앙양을 위해 개발한 박경놀이 조각상이 건립돼 있어 이색적이다. 정성공은 명나라 말기 네덜란드를 물리치고 대만을 수복해 중국의 민족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일광암 정상까지는 제법 가파른 절벽이다. 일광암은 해발 94m에 위치한 고랑서의 정상이며 직경 40m의 거석이다. 정성공이 이곳의 경치가 일본의 일광산(日光山) 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晃(밝을황)자를 나눠 일광암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온단다. 꼬리를 잇는 관광객들 틈으로 정상에 오르니 고랑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고대 건축물과 현대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푸른 숲과 해변의 아름다움이 더해 절경을 펼치고 있다. 대만령의 섬들도 보인다. 정말 일광암 정상에 오르지 않고는 하문관광을 했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일광암에서 고량서의 전경을 구석구석 카메라에 담고 백조원으로 향했다.

일광암과 백조원
백조원(百鳥園)은 일광암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들어갔다. 2명씩 탈 수 있는 케이블카에서 고랑서를 조망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건설보위특구(建設保衛特區)라고 쓴 커다란 간판이 지상에 세워져 있다. 1991년에 세운 강택민 주석의 친필이란다. 백조원에는 공작, 학, 앵무새, 홍학, 백조, 원앙 등 270여 종의 새들을 서식·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보는 희귀종 새들이 많았다. 한가로이 노니는 새들이 있는가 하면 쇠사슬에 묶여 있는 새들도 있다. 자유로이 날고 싶을 텐데….

숙장화원으로 내려왔다. 가는 길목에는 철매(철쭉)와 야자수, 용수나무들이 늘어서 정취를 더했다. 철매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리고 반기는 이곳은 초여름 날씨다. 겨울에도 한낮의 기온이 20℃까지 오른다고 한다. 고랑서에는 유독 철매가 많다.

1913년에 건립된 숙장화원은 일광암을 배경으로 고랑서 남쪽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 천혜의 절경이 더욱 돋보인다. 인위적인 건축물과 자연의 조화가 어우러져 선경(仙境)을 연출하고 있는 이곳은 본래 개인별장이라고 한다. 대만 출신 사업가인 임이가(林爾嘉)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세운 이 별장은 자신의 호를 따서 숙장화원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일본 패망 후 임이가는 대만으로 돌아가면서 이 화원을 국가에 헌납해 현재의 공원이 된 것이란다. 숙장화원은 장해원(藏海園)과 보산원(補山園)으로 나눠 장해원 오경(五景)으로는 미수당, 임추각, 진솔정, 사십사교가 있으며, 보산원 오경에는 완석산방, 십이동천, 역애오하, 청조루, 소란정 등이 있다. 이 곳은 산을 빌려 바다를 감추는 등 특이한 건축방식으로 산과 바다, 정자, 석교 등이 조화를 이뤄 해상화원을 만들고 있다. 마치 화원이 바다를 품고 있는 것처럼 착각이 일 정도로 또 하나의 중국원림건축의 진수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숙장화원과 호리산포대
숙장화원 안에 있는 중국 유일의 피아노박물관에 들렀다. 이곳은 오스트레일라 출신 이주민이 자신이 소장한 30여 대의 진귀한 피아노를 전시해 만든 박물관으로 세계 피아노 발전사를 살펴볼 수 있다. 고랑서는 예로부터 음악가, 특히 피아노 연주가를 많이 배출해 ‘음악가의 요람’, ‘피아노 섬’, ‘음악의 섬’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고랑서 답사를 마치고 선착장으로 오는 길가에는 각종 관광상품 판매상점들이 즐비했으며 특히 활어와 건어물 등 해산물을 판매하는 곳도 많이 보였다.

고랑서에서 고속요트를 타고 나와 호리산포대로 이동했다. 호리산포대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1894년에 구축됐으며 현재 지휘본부와 병사 숙소, 진지 등이 보존돼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보관이 잘된 큰 화포가 있다. 길이 13m, 무게 50톤, 사격거리 16000m로 알려져 있는 이 대포는 독일제로 23명이 있어야 발사할 수 있으며 예열 시간이 45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중국 국가보호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호리산포대에서 하문공항까지 26㎞로 1987년 개통한 넓은 환도로(環島路)를 달렸다. 하문을 둘러싸고 있는 이 도로는 총 31㎞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라톤 코스를 자랑하는 곳이란다. ‘황금해안선’으로도 불리는 이 도로는 야자수 나무들 사이로 쪽빛 하늘과 청정 바다를 마주하며 일주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가로수로 심은 야자수 나무들이 울창한 가운데 관광객들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공항으로 가는 환도로변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대중식당인 이곳에서 지역산 ‘빠이주’를 곁들여 일행들과 친목을 나누며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복건성 여유국 담당자와 관광가이드의 노고에 감사하면서 기약 없는 약속을 거듭하고 그들의 친절한 미소를 뒤로 한 채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관광문의
■ 하문시여유국  www.xmtravel.com.cn
■ 현지 가이드 : 韓 哲·하문국제여행사 한국부
  전화 : T. 86-592-3989210, M. 13599526403
■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 02-773-0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