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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관광산업, 잘 하는 것에 보다 집중해야

  / 2010-03-04 14:08:35

지난해 우리나라 관광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78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4%나 증가했고, 관광수지도 5천5백만 불 흑자를 기록했다. 세계 관광시장 규모가 6%나 줄어들고 다른 국가들의 입국자 수가 4% 줄어든 것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성적이다.

그러나 성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관광산업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자부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늘었지만 관광수입은 오히려 줄었고, 관광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출국인구의 감소에 따른 반사효과 덕분이었다. 양적성장은 달성했지만 질적성장은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관광산업의 경쟁력이 한 단계 더 높아지기 위해서는 무엇에 주력해야 할 것인가?

차별화 전략상품 ‘IT자원’
경영전략에서 기업이 경쟁우위를 갖기 위해서는 남과 다른 상품 혹은 남보다 싼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즉 차별화전략이나 원가우위 전략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물가 수준을 가진 우리나라는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른 나라가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관광 상품을 마련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필자는 우리나라가 차별화할 전략 관광 상품으로 문화와 IT를 제안하고 싶다. 문화와 IT분야는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나라의 최강점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관광자원으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우리나라의 문화자원 인프라의 경쟁력이 세계 13위라고 밝혔고, IT경쟁력은 세계 8위라고 공인한 바 있다. 반면 문화와 IT 자원은 여전히 관광 상품과는 제대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

먼저 문화자원의 상품화에 대해 살펴보자. 2009년 기준으로 외국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문화상품에 소비하는 금액은 4달러에 불과하다. 체류 기간 동안 소비금액 총액 1,139달러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결국 외국관광객들은 단돈 1만 원도 우리나라 문화상품에는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우리 문화자원의 경쟁력은 세계 13위 수준인데, 문화상품에는 단돈 1만 원도 지불하지 않는다니 왜일까? 우수한 문화자원이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화자원을 활용한 해외사례
다른 국가의 경우는 어떤가? 영국을 찾아가는 대다수의 관광객들은 레미제바블 같은 뮤지컬을 보면서 100달러를 거뜬히 지출한다. 영국만이 아니다. 뉴욕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이나 일본의 가부키 등 주요 국가와 도시마다 저마다의 특색 있고 전통 있는 문화 심볼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표적 문화상품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난타’ 같은 공연이 간신히 체면을 살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생각이 든다.

역사유적지 역시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손색없는 찬란한 유산이 많다. 도시 전체가 유적인 경주를 비롯하여 부여와 전주, 안동 등 명품 유적지가 즐비하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라. 우리나라의 대표적 역사문화 유적지로 연상되는 장소가 있는가? 불국사나 석굴암 정도일까?

우리 문화유적이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그리스의 아테네 신전에 비해 초라해서가 아니다. 우리 문화유적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집트를 생각하면 수많은 노예를 부려 피라미드를 건축한 파라오가 생각나고, 중국 서안의 진시황병마용을 생각하면 진시황의 불로초가 연상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역사문화 유적들은 이야기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모두가 수천 년의 웃음과 눈물을 담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관건은 역시 생생한 이야기이다. 진부한 지적이지만 여전히 유념해야 할 원칙인 것이다.

IT관광 상품 개발 필요해
두 번째로 IT자원을 관광과 연계하는 방안을 생각해보자. IT분야를 관광 진흥에 활용하는 것은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IT 관광 상품이다. 시티 투어 버스를 IT 체험 버스로 개조하여 외국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시속 60Km로 이동 중에도 와이브로로 초고속인터넷에 접속하고 지상파DMB 방송을 볼 수 있다면 IT 코리아를 직접 체험하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폭발적 반응이 일고 있는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을 활용하여 관광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1%에도 못 미치지만 세계시장 기준으로 보면 올해 스마트폰이 휴대폰 생산의 20%달하고, 2013년에는 40%를 점유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결국 머지않아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외국관광객 중 절반은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광정보 제공의 탁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은 낯선 한국에 온 외국관광객에게 나침반이 될 수도 있고, 관광가이드가 될 수도 있다. 더 이상 낯선 땅에서 길을 잃을 염려도 바가지요금으로 골탕 먹을 일도 없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관광의 재미를 배가 시켜줄 것이다. 오죽헌을 둘러보면서 스마트폰이 들려주는 율곡 이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신사임당의 서화를 감상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만의 문화관광 상품 개발 필요
향후 관광공사 등이 나서서 우리나라 관광 상품을 홍보하고 안내하는 대표적 애플리케이션을 하루속히 개발해야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현지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정보를 자신의 휴대폰에 담아서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외국의 주요 언론매체에 우리나라 관광상품을 홍보하는데 쓰는 돈의 100분의 1, 1000분의 1만 써도 훌륭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물론 홍보 효과나 유용성은 해외 언론매체 홍보와 비할 바 없을 것이다.

올해는 여러 가지로 여건이 좋다. 정부는 이미 2010년에서 2012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한국 방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인 F-1 코리아 그랑프리와 G20 회의 역시 우리나라 관광 상품의 가치를 발산시킬 수 있는 호기이다. 우리나라만의 빛깔을 살린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IT를 활용한 멋진 관광체험을 제공하여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세계적 관광대국으로 입지를 굳히기를 희망해 본다.


이용경(창조한국당) 국회의원은  
·경기고, 서울대 졸업
·KTF 대표이사, KT 대표이사,
Kellogg 경영대학원 초빙교수,
창조한국당 공동대표,
창조한국당 정책위 의장,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역임
·(현)미래 과학기술 방송통신포럼 공동대표
·(현)창조한국당 원내대표
·(현)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현)한중친선협회 지도위원
·(현)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