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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진요 | 고려청자의 비색을 재현한 거장에게 배운 ‘장인정신’

강진청자의 우수성을 알리려 생활자기에 접목

서석진 기자  / 2010-02-02 15:56:13

‘청자골 강진’은 고려시대 500년 동안 찬란한 청자문화를 꽃피운 곳이다. 고려청자의 빛깔은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적 찬사를 받고 있는 우리 문화의 자랑이다. 중국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도경>에 ‘청자의 색은 청색으로, 고려인들은 비색(翡色)이라 부른다’라는 역사적 기록이 청자의 우수성을 대변하고 있다. 아직도 이 곳 강진에서 그 명맥이 이어져 청자를 굽던 가마터에는 옛 도공의 혼이 불타고 있다.

젊은 시절, 청자에 인생을 걸기로 다짐을 했었다는 ‘탐진요’의 김경진 대표는 지역문화에 대해 공부를 하다 강진에서 청자파편이 대거 발굴이 되면서 청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27년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그 때 발굴되었던 하찮은 파편들이 지금의 황금 파편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라며 그 파편들을 통해 청자의 각 시대별 모습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려청자의 비색을 90%까지 재현시켜 옛 도공의 장인정신을 이어받은, 고현 조기정 선생에게 가름침을 받았던 김 대표는 “선생님께서 8~9세기 초기청자, 12세기 전성기 청자에 대해 가마터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며 “이런 가르침들이 21세기와 함께 나아가는 청자를 만들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됐다”라며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조기정 선생에게 재료를 만드는 방법에서부터 제작과정까지 상세히 배웠다. 조기정 선생은 청자를 만들기 위한 재료인 코발트, 철을 비롯해 재를 사용해 유약을 만드는 방법 하나하나 성심껏 제자에게 가르쳐 주었다.

지금은 재료가 판매되므로 편하게 제작하지만, 김 대표는 재료를 만드는 화학적인 기법을 바탕으로 도자기를 빚기 때문에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장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는 조기정 선생이 광주전남공예조합 이사장으로 있었을 때 인연을 맺었다. 그 후 스승의 뒤를 이어 이사장직을 맡았는데, 이때 제자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27년 동안 청자를 빚으면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생계를 위해 시집을 보냈다”는 우스갯소리로 응수했다. 이어 “청자는 고려시대에는 실생활에 쓰이던 도자기였다”며 “청자를 생활자기로 만들어 일반인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탐진요’의 청자는 LA, 라스베가스로 수출되어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군의 지원으로 현지에 전시회를 열었을 때 그 곳에 거주하는 재미동포와 외국인들이 작품을 보고 갔는데 홍보가 잘 된 것 같다”며 “더 좋은 청자를 만들어 남도답사 1번지 강진을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말로 강진군에 대한 고마움과 포부를 동시에 밝혔다.

강진청자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작품을 만들어 강진청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것이 임기 내 목표”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청자전시회 개최, 수출활성화, 청자 대여서비스 등 다양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그의 야무진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주소  전남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323-16
위치  고려청자도요지 내
문의  061-432-7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