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left
search

 

 

ȭ
ȭ

[특별기고] 의료관광,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키우기 위한 노력 필요

의료관광사업 중복요소를 제거해 정책사업의 비효율성 없애야

김부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2010-01-04 15:13:36

세계적인 의료기술, 깨끗하고 우수한 의료시설, 그럼에도 구미 각국에 비해 유리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의료관광이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부흥을 가져다 줄 ‘황금 알’, 즉 명실상부한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에서도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수의 외국인이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고 있다.

하지만 선진 의료기술과 우수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의료관광은 홍보 및 인식 부족, 여러 가지 제도적 문제점, 그리고 의료관광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야 할 정부기관의 추진체계 이원화 등으로 상품 개발과 투자유치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추진체계 단일화해야
현재 보건복지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가 의료관광의 주무부처로서 의료관광의 활성화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책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추진 체계의 일원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각 부처가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유사한 업무가 중복되고, 영역 분쟁으로 인한 사업의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2009년 9월 부처 간 실무협의를 거쳐 유사·중복 업무를 조정했지만, 막상 협의결과를 살펴보면 중증 의료 환자를 유치하는 일과 병원 및 보험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보건복지가족부가 담당하고, 경증 의료 환자와 보양관광 및 여행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담당하기로 나눠져 업무영역과 예산이 중복될 소지를 남겨뒀다.

즉 똑같은 홍보예산이라도 중증환자를 위한 홍보와 경증환자를 위한 홍보를 두 기관에서 나눠 진행하다보니 예산의 불필요한 중복을 가져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도 예산을 보면, 각 부처에 의료관광 홍보비가 30억 원 이상 각각 책정되어 있어 예산의 낭비와 사업의 비효율성이 우려된다.

이런 결과의 원인은 의료관광사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양 부처간의 알력싸움에 있다. 향후 그 어떤 사업보다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 의료관광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욕심이 비효율적인 사업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효율적인 사업수행을 위해서는 경증환자, 중증환자 같은 애매한 업무분장이 아닌 관광 상품과 의료상품을 결합하여 창조적인 상품을 개발·홍보하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의료분쟁에 대한 대책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같은 의료상품의 콘텐츠문제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전담하면 된다. 그 외에 의료관광 전략을 개발하고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서 양 부처가 협력할 수 있는 ‘의료관광 추진단(가칭)’같은 실무기구를 두어 추진체계를 단일화할 필요성이 있다.

의료관광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소 제거해야
한국관광공사의 ‘의료관광 상품 개발현황’을 살펴보면 공사가 개발한 32개의 상품 중 절반 정도는 2박 3일 정도의 건강검진 상품이고, 나머지 절반은 피부마사지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료서비스와 관광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결합시킨 상품은 거의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본격적인 의료행위와 결합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데 장애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의료사고에 대한 위험성이다. 현재로서는 관광 상품과 결합된 의료상품 판매 시 의료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여기에 대한 대책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가 책임질 수도 없고, 현행법상 국내의료기관과의 분쟁이 있게 되면 외국인도 민사소송을 청구해야 하는데, 이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에이전시들은 본격적인 의료관광상품을 개발하기도 어렵고, 개발해도 판매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의료사고에 대한 대비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전문적인 의료관광으로의 발전이 어려울 수밖에 없으며, 의료관광이 건강검진관광, 피부마사지 관광에 국한될 우려가 있다.
또한 사후관리를 대부분 사설업체가 담당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환자들이 겪는 불편함을 체계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에서 이를 전담하는 기구를 만들어 사후관리에 역점을 두고, 의료분쟁 발생 시 체계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 의료관광 허브로의 도약
우리나라는 의료관광이라는 고부가가치산업에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다. 이미 우리는 세계적인 기술과 최첨단의 의료기기, 높은 가격경쟁력 등 의료관광에 유리한 많은 조건들을 갖고 있다.

여기에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정책과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의 구축, 그리고 정부·지방자치단체·민간 사이에 명확한 역할정의와 협조가 이뤄질 때 비로소 아시아 의료관광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김부겸(민주당) 국회의원은
?경복고·서울대 졸업
?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
?민주당 부대변인, 민주당 4대 선거대책위 기획실장, 국민통합추진위원회 조직위 부위원장, 한나라당 군포시 지구당 위원장, 국회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역임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現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