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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시민들을 볼모로 잡을 것인가

이정옥 기자(acts29-soul@newsone.co.kr)  / 2009-12-01 16:53:37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한 ‘단체협약’은 지난 20년 넘게 각 노사가 자율적으로 만들어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의 개입 여지가 높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단체협약이 잇따라 해지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올 11월에 들어 한국노동연구원을 비롯해 5개 발전사와 한국가스공사가 각각 노조에 단체협약 해지(이하 단협해지)를 통보했으며, 지난달 25일에는 철도공사에서도 단협해지를 통보해 다음 날 철도노조는 파업에 들어갔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부터 시민들은 불편을 겪기 시작했다. 새마을호나 KTX 운행은 차치하더라도 파업 첫날부터 서울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던 승객들은 대체 투입된 기관사의 운전미숙 등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특히 지난 27일 구로역에서는 선로전환기계 고장으로 열차운행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선로를 건너 다른 열차로 갈아타는 등 대혼란이 벌어졌고 한동안 의정부로 가는 후속 열차들까지 모조리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철도공사 측은 “대체 투입된 기관사의 운전미숙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승객들이 조금만 참고 기다렸으면 상황이 정리돼 열차가 출발 할 수 있었을 텐데 비상문을 열고 철로로 내려섰기 때문에 열차가 지연됐다”고 승객들에게 책임을 떠넘겨 원성을 사기도 했다.
안내방송도 없이 지하철 안에서 30분 가까이 기다리고 있었던 승객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철도공사 측의 어이없는 변명이나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파업에 들어간 노조나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뿐만 아니라 노사 간의 갈등 때마다 시민들을 볼모로 아옹다옹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민들은 봉이 아니다. 조속히 노사 협상이 타결돼 정상화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