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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돌 맞은 포항시, 관광자치구로 거듭난다

공업·산업도시에서 해양문화관광 중심지로 발돋움

김진성 기자(weekendk@newsone.co.kr)  / 2009-10-05 18:50:50

'포항’이라고 얘기하는 순간 많은 이들이 포스코로 이름이 바뀐 ‘포항제철’을 떠올릴 것이다. ‘포항’과 ‘제철’이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포항시가 가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매력들이 포항제철의 그늘에 묻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포항만큼 다양한 관광자원을 가진 지역도 드물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호미곶을 비롯, 수많은 해수욕장과 동해에서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까지... 포항은 우리나라 관광 1번지로 우뚝 솟을 잠재력을 충분히 가진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시 승격 60주년을 맞이한 포항의 숨겨진 매력들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일출 1번지, 호미곶
매일 뜨는 해 뭐 다를 것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동해안에서 보는 일출의 느낌은 남다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면 그 감회는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포항의 ‘호미곶’은 바로 그런 감동을 관광객들에게 전달해주는 곳이다.

한반도의 형상을 대륙을 향해 달려드는 호랑이로 볼 때,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라 호미곶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곳은 고산 김정호 선생이 한반도 최동단을 확인하기 위해 일곱 번이나 방문한 곳이다.

매년 1월 1일이면 새해 첫 일출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 이들로 만원을 이루는 이 곳에는 해맞이 광장이 조성돼 상생의 손, 성화대, 불씨함, 연오랑 세오녀상 등이 설치돼 있다.   또한 광장 진입로 입구에는 매해 4~5월경 유채꽃이 만발해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양관광의 중심지, 명사십리 해수욕장
‘동해’하면 누구나 넘실대는 파도와 하늘빛을 담아 푸른 바다를 떠올린다. 동해의 끝자락에 자리한 포항시 관내에는 사람들의 이런 기대를 100%만족시켜주는 해수욕장이 무려 일곱 곳이나 있어 우리나라의 해양관광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고 있다. 160㎞에 달하는 해안선에 산재한 7개 해수욕장은 규모에 따라 만 명에서 최대 10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레포츠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 단순한 해수욕장의 기능을 넘어서 바다낚시나 패러글라이딩 같은 스포츠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해,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십이폭포를 품은 내연산, 여름이 아름다운 하옥계곡
포항이 동해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바다만 볼 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포항시민들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도 일부러 발걸음을 하는 ‘내연산’이 바위와 계곡에서 호연지기를 느끼려는 산행객들을 한결같이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발 930m인 내연산은 태백준령에 속한 명산으로, 골이 깊고 물이 맑은 것으로 등산객들 사이에 평판이 자자하다. 특히 이십리가 넘는 계곡 곳곳에 있는 십이폭포는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은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로 꼽힌다.

하옥계곡도 포항시가 자랑하는 자연경관을 가진 곳이다. 동사동 계곡에서 새태양지까지 12㎞구간에 펼쳐진 이곳은 태백산맥의 지맥인 동대산과 향로봉 계곡이 합쳐진 영덕 오십천의 발원지로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면서 풍광 또한 수려해 피서철에 이 곳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중앙상가 실개천
어릴 적 동네에 하나씩 있던 실개천을 기억하는가? 여름철이면 마을 아이들이 멱을 감으면서 더위를 식혔던 바로 그 실개천을 포항시 도심에서 만날 수 있다.

포항역에서 육거리 사이에 조성된 보행자 중심의 거리에 가면 포항시가 조성한 실개천이 유유히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천 주변에는 개천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족탕과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설치돼 있어 오며가며 발을 담그고 다리쉼을 할 수 있다.

포항시는 실개천 주변의 중앙상가 거리를 각종 문화행사나 공연을 할 수 있는 이벤트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다양한 행사들이 끊이지 않고 열린다.

최첨단 산업의 일번지, 포항의 명맥을 잇는다
전 세계적인 생산량을 자랑하는 ‘포스코’와 우리나라 공학도들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포항공대’, 그리고 로봇기술의 발달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로보라이프 뮤지엄’ 등 포항시는 산업관광의 요람으로 최적의 요건을 갖춘 곳이다.

한때 포항시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포스코는 1968년 건립된 이래, 2800만톤 규모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포스코의 이러한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가 힘든데 포스코 역사관을 방문하면 포스코의 설립동기와 과정, 앞으로의 비전 등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로보라이프 뮤지엄’은 대구·경북·울산의 첨단 R&D시설 및 우수 인적 인프라가 집약된 포항지능로봇연구소(PIRO) 1층에 위치한 로봇체험 전시관이다. ‘지능로봇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꾸며진 이 전시관은 편리한 주거생활과 미래의 로봇환경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며, 로봇의 기능 설명뿐만 아니라 방문자가 직접 체험까지 할 수 있도록 꾸며져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학습공간으로 활용도가 높은 곳이다.

포항까지 왔으면 이건 꼭 잡숴보세요. 과매기와 물회
꾸덕꾸덕하게 말린 과매기를 초장에 찍은 뒤 미역에 싸서 한입에 몰아넣는다. 처음에는 약간 비린 맛이 나지만 이상하게 매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 비린 맛이 그리워지니 신기할 노릇이다.

미식가들이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인 과매기의 본고장은 포항 구룡포다. 청어나 꽁치의 눈을 꿰서 말렸다고 해 ‘관목어(灌目魚)’라고 불리던 것이 ‘과매기’로 이름이 고정됐다.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가 풍부한 과매기는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데 포항시는 구룡포를 ‘과매기 특구’로 지정, 적극적인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회’도 포항이 자랑하는 전통 먹거리다. 옛 어부들이 회에 찬물을 붓고 양념을 해서 한 사발씩 마시며 해장을 하던 것이 오늘날 물회의 원조이다. 포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명박 대통령도 즐겨 찾는 물회는 전국 어디서나 즐길 수 있지만 그래도 물회의 본고장까지 왔는데 한 사발 시원하게 들이키지 않으면 섭섭한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