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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한류의 새 주역, 의료관광

한류의 새 주역, 의료관광

  / 2009-10-05 17:54:51

인간은 누구나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생로병사의 과정을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누리고자 하는 ‘의술’은 인류의 발전과 그 걸음을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 의술의 혜택을 받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의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초창기에는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의 유명 연예인처럼 성형수술을 하기 위해 오는 정도로 시작됐던 ‘의료관광’이 이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특히 보건복지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등 유관기관들이 잇달아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의료관광의 성장은 더욱 급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구식(한나라당, 경남 진주 갑)의원을 통해 의료관광의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 편집자 주

한국이 가진 의료관광 강점 살리기
‘한류’의 불꽃이 ‘의료관광’분야에서 다시 일고 있다. 드라마한류가 한창일 때, 한류는 한 때의 바람이라며 한국을 폄하하고, 한류가 가라앉아 주기를 바라는 주변국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한류의 물꼬를 트면서 영화, 가요, 한식 등 한국의 모든 것이 한류 바람을 불어내고 있다.

이제는 의료관광이다. 의료관광이란 의료 서비스와 휴양, 레저, 문화활동 등 관광 활동이 결합된 새로운 관광형태이다. 우리가 의료관광국가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강점은 국내 0.1%의 우수한 인력으로 이루어진 수준 높은 의료진과 전문분야별 다양한 의료기관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의료서비스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수가, 그리고 극동 러시아 등 의료후진국에서 2-3시간 내에 방문할 수 있다는 것도 우리나라만의 강점이다. 게다가 세계 인구의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의료관광 수요증가가 향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의료관광이 더욱 활발해질 것을 예측 가능하게 한다.

법 개정 등으로 의료관광 활성화
병원이용이 주목적인 관광객에게는  높은 관광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관광객에 비해 체류기간이 길어 숙박시설 이용 기간이 늘어나게 되며, 지출비용도 높을 수밖에 없다. 최근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환자 유치를 허용한 의료법 개정 이후 의료관광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나 늘었다. 이들이 쓰는 평균 진료비만 1,180만 원에 이른다. 담관암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은 스페인 출신의 60대 남성환자는 무려 5억 4000만 원을 지출했고, 미국에서 뇌종양 치료차 한국에 온 50대 남성도 4억 2000만 원을 소비했다.

이러한 의료관광이 활성화된다면 우리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클 것이다. 현재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등은 의료관광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적극 육성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의료관광의 신흥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범정부차원의 노력도 우리는 이미 진행 중에 있다.

2008년 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689만 명이었다. 관광수지는 2007년도 36억 불 적자에 이어 108억 불의 적자를 기록했다. 의료서비스분야에서도 2007년 71억 불 적자에 이어 60억 불의 적자가 발생해 관광과 의료분야 서비스산업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2009년 이후부터 의료와 관광분야의 적자규모가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2009년 5월 1일 의료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의료관광을 추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진흥법을 개정했다. 의료관광 유치 및 지원기관에 대한 관광진흥개발기금 지원과 우수 전문교육기관 및 교육과정 선정·지원, 유치 안내센터 설치와 운영 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의료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조성했다.

또 법무부는 의료관광 비자제도(C-3-M, G-1-M)를 도입했다. 비자발급 문제를 개선해 해외 의료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차후 보험상품 개발과 분쟁조정절차 마련 등 의료사고와 의료분쟁에 대한 제도적 대비책도 연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의료법 개정 후 의료기관은 의료기관대로 여행사 등 에이전시는 유치업체대로 국내외에서 홍보 마케팅과 수용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의료관광전문 에이전시인 닥스투어가 극동 러시아 환자를 유치한 사례이다. 유치가 성공적이긴 했지만 우리의 높은 의료기술에 비해 인지도와 이미지가 낮았다고 한다. 한국의료 브랜드 확립 또한 더 이상 미룰 문제가 아닌 듯 하다.

홍보, 타문화 이해 등 선결과제 많아
정부는 오는 2012년 의료관광객 14만 명, 관광수입 6천9백억 원, 2013년 의료관광객 20만 명, 관광수입 1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국무총리실내 의료관광 TF팀을 이미 구성해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정부는 제도적인 문제를 정비했고 앞으로도 더 개선될 것이라 믿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안정적인 제도와 훌륭한 의료기술을 어떻게 홍보하느냐가 주요한 과제인 듯하다. 태국과 싱가포르가 의료관광 목적지로 각광받는 주요인으로 CNN이나 타임지 등 글로벌 매스미디어를 대상으로 홍보마케팅을 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해외 홍보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중동 등 거점국가를 중심으로 의료와 관광의 연계상품을 개발, 판촉활동 및 해외홍보설명회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도만 정비해서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의료계의 자발적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는 의료관광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병원 중 영어 외에 러시아어 등 제2외국어가 가능한 스텝을 확보한 병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다인종·다문화에 대한 이해도 아직 부족하다.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언어소통이 된다하더라도 오해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 환자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이제 의료분야까지 한류의 판이 더욱 다양해졌다. 의료산업의 선진화, 한국관광의 선진화를 이끄는 한국의료관광이 한류를 업고 이제 세계를 향해 나가고 있다. 한류는 갈수록 업그레이드 되고 있고 또 다른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모든 것을 해외에 팔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한류의 최고봉은 대한민국이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는 1947년 그 비참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의 미래를 낙관하면서 비전을 ‘문화로 세계를 이끄는 나라’로 세운 바 있다. 참으로 위대한 선각자이다. 오늘날 한류를 알게 되면 얼마나 기뻐할 것인가. 백범선생과 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식민지 국민’으로 멸시받던 나라를 이처럼 위대하게 만들어 물려주신 것처럼 우리도 후손들에게 멋진 나라를 물려줘야 할 것이다.

최구식(한나라당) 국회의원은  
- 진주고·서울대학교 졸업
- 1985~2002년까지 조선일보 사회부 문화부, 정치부 기자
- 2004. 4 17대 국회의원
- 2008. 5~ 18대 국회의원
- 국회한류연구회 대표위원 역임
- 現 국회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