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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발전의 계기가 될 ‘문화축전’개막

12월 말까지 삼국유사 골든벨·문화의 밤 등 개최

조성인·권보연 기자  / 2009-09-03 17:41:07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에는 유서깊은 사찰 인각사(주지 도권)가 자리해 있다. 이곳에서 고려시대 승려이자 학자인 일연(一然·1206~1289) 스님이 국보 제306호로 지정된 삼국유사를 집필해 오늘날 군위가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일연스님은 고려 희종 2년(1206년)에 태어나 민족적 수난의 시대에 활동한 선사이다. 충렬왕 9년(1283년), 일연 스님이 일흔여덟 되던 해 스님의 덕이 알려져 국사로 책봉됐으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인각사에 적을 두게 됐다. 인각사는 신라 선덕여왕 11년(642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당시 ‘구산문도회’를 두 번이나 연 전국 불교의 본산이다. 고려 충렬왕 10년(1284년)에 일연 스님이 중창했고 조선 숙종 25년 당시 의흥현감 박성한이 중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곳에서도 일연스님은 수행과 교화를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일연스님은 선사였음에도 100여 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길 정도로 교학에도 힘썼고, 백가에 두루 통했을 정도로 학문의 폭이 넓었다.

13세기는 고난과 어둠의 시기였다. 무신정권의 소용돌이와 30년간 이어진 몽골의 침입 및 지배로 얼룩졌다. 백성의 삶은 처참하고 피폐했다. 물리적인 힘의 대결이 어려운 상태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려인들이 택한 방법은 민족의 자주정신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일연스님은 충렬왕 15년(1289) 7월 8일(음력) 84세를 일기로 입적할 때까지 인각사에 머물면서 필생의 작업인 삼국유사를 편찬했다.
일연스님이 완성한 삼국유사 안에는 다양한 문학장르가 담겨있다. 불교적 깨달음을 담은 시가 있는가 하면, 우리 소설의 흐름을 가늠해 보는 설화와 고대의 시가인 향가, 그리고 고대의 민중들이 불렀던 민요가 실려 있다. 일연스님은 또 우리 민족의 뿌리인 단군신화를 실음으로써 민족자주의식을 깨우치고 후대에 민족혼을 심어주고자 했다.
인각사는 이러한 일연스님의 훌륭한 사상을 기리기 위한 ‘문화축전’을 열고 있다. 인각사 문화축전은 일연스님 입적 720주기 추모 다례제를 시작으로 삼국유사 골든벨, 삼국유사 전국마라톤대회, 문화의 밤, 학술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12월 18일까지 펼쳐질 예정이다.

삼국유사 골든벨은 청소년들에게 일연스님과 삼국유사를 알리기 위해 준비됐다. 인각사와 군위군, 군위교육청이 함께 주최해 9월 19일 군위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삼국유사 내용에 관한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하며 대구·경북권 고등학생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삼국유사의 문화·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10월 17일에는 전국 동호인 3,000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제4회 삼국유사전국마라톤대회가 개최된다. 삼국유사전국마라톤대회는 전국마라톤협회가 뽑은 3년 연속 최우수 마라톤 대회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도권 스님은 “역사가이자 문학가였으며 팔만대장경 제작에 중심이 됐던 일연 스님의 생애를 재조명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군위 삼국유사 문화축전은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