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left
search

 

 

ȭ
ȭ

민속주 안동소주 | 우리의 ‘얼’과 ‘맛’에 취하다

한 잔 기울이면, 은은한 향과 감칠맛 가득

조성인·이휘아 기자  / 2009-09-03 16:36:44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우아하고 멋스러운 정취인 ‘풍류(風流)’를 즐겼다. 이러한 풍류에는 글과 음악, 그리고 ‘술’이 빠지지 않았다. 글을 짓고, 노래하고, 그리고 여기에 더해진 은은한 향취의 술은 유유자적한 삶을 완성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제대로 된 풍류를 맛보고 싶다면 우리 전통문화 정신이 생생한 안동으로 떠나 보자. 그곳에서 맑고 깨끗한 물과 옥토에서 수확된 양질의 쌀로 정성들여 만든 ‘민속주 안동소주’를 만날 수 있다.
경북 무형문화재 제12호와 전통식품명인 제20호로 지정될 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우뚝 솟은 민속주 안동소주는 현재 민속주 안동소주 기능보유자인 조옥화 여사와 그의 며느리 배경화 씨를 통해 그 맛이 생생히 재현되고 있다. 조 여사는 신라시대 이후 안동지방 명가에 전수돼 오던 가양주인 민속주 안동소주 양조 비법을 전통 그대로 계승하며 민속주 보존에 힘쓰고 있다.

민속주 안동소주는 고두밥과 누룩, 물을 3:1:2의 비율로 섞은 뒤 15일 정도 자연 숙성 시키고 이를 증류해 만들어낸 전통 비법의 증류식 소주로, 요즘 나오는 희석식 소주와는 맛과 깊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45도라는 높은 도수에 지레 겁먹어 맛보기도 전에 홧홧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막상 한 잔 비우고 나면 은은한 향취와 혀끝을 당기는 개운한 맛에 마음을 빼앗겨 버리게 된다.
또한 민속주 안동소주는 증류식 소주의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이에 오래 지날수록 풍미가 더욱 좋아져 그 맛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 여기에 오랜 정성이 들어간 덕분인지 옛 문헌을 살펴보면, 독벌레에 물렸을 때나 배앓이, 식욕증진, 소화불량에도 안동소주가 애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민속주 안동소주는 이제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지난 2000년, 민속주 안동소주의 역사성과 문화성 홍보는 물론 후대에 전수하기 위해 설립된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관장 김연박)은 ‘학습의 장’으로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박물관에는 민속주 안동소주의 유래와 제조과정, 한국의 민속주 종류, 술의 계보, 시대별 주병, 주배 등이 중점적으로 전시돼 있으며, 민속주 안동소주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체험장과 시음장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함께 위치한 전통음식박물관에서는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과 안동의 향토음식, 통과의례 모형을 전시하고 있으며,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안동방문 때 차렸던 여왕생일상 등 총 660점의 소품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우리 전통의 ‘얼’과 ‘맛’이 배어 있는 안동소주. 지키고 전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맛과 향의 깊이는 더욱 진해진다. 코끝을 툭 치고, 혀끝을 아릿하게 하는 독특함 속에 숨어있는 순수하고 깨끗한 그 맛, 오늘 한 잔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홈페이지  www.andongsoju.com
              www.andongsoju.net (사이버박물관)
주소  경북 안동시 수상동 280
문의  054-858-4541